이른 아침 명상을 합니다.
가볍게 몸을 풀고 자리에 앉아 내 숨이 들고 나는 것을 느끼며 지금, 여기를 속삭여 봅니다.
십여분 쯤 있다가 조용히 자리를 정리하고 공양간으로 향합니다.
매주 물날 천지인 아침 밥모심 준비를 거들기 위해서입니다.
먼저 나온 하진이와 인사를 하며 뒤따라 들어온 경원이와 누룽지를 준비합니다.
얼굴이 싱글벙글 웃으며 아침 밥모심을 준비하는 모습에 절로 저도 밝아집니다.
그래, 오늘은 이들처럼 나도 웃으며 하루를 보냈으면 합니다.
걷기명상을 합니다.
천지인과 마을인생동무들이 살짝 늦은 관계로 1.2.3.동무들이 천지인 전용 자리를 꿰차고 앉아 와온바다를 보고 있습니다.
어른동무들이 모이고 천지인과 마을인생동무들이 모이고....
바다를 보면서 나를 봅니다.
그렇게 마을을 걸어 학교로 들어옵니다.
오늘은 하진이가 기분이 가라앉은 준이와 함께 걸어갑니다.
적절하게, 제때에 맞게 어린동무들의 천사들이 나타납니다.
고맙습니다.
민들레가족은 아침열기가 끝나자마자 푸른솔과 와온공원으로 나갑니다. 각자가 뜨개질을 챙기고 그림 그릴 것들을 챙깁니다.
천지인은 조미나선생님과 함께 인문학수업입니다. 몸앓이를 하는 동무들이 있어 모두가 함께 수업을 합니다. 이래서 좋고 저래서 좋고.
후마는 홀로 작은집에 널어놓은 나락을 거두어 푸대에 담습니다. 비님 오신다고 하니 미리 정리하여 금요일쯤 도정하고 그것을 새식구모심에 오신 분들의 선물로 나누어질 예정입니다. 이어서 점심 시간에 푸른솔, 태율이, 거북이, 후마가 나락 푸대를 옮기는 작업까지 마칩니다.
공양간에서는 해리와 장로님이 점심 밥모심을 준비합니다. 갓 담은 고구마줄기 김치, 달콤한 닭강정이 밥상에 오릅니다.
밥모심후에 마을인생동무들이 순례에 오르니 승희언니도 남현언니도 보이네요.
잘 다녀오세요.
또 고흥에서는 신난다가족이 순례를, 낙안에서는 부산 참빛하고 형들이 농사순례를 하고 있습니다.
저마다 그렇게 자신의 성숙을 위해서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네요.
오후에는 연극선생님이 오시고
동생들은 빛칠하기를 하고
일꾼들은 여기저기서 해야 할 일을 묵묵히 하고 있습니다.
내가 어떤 일을 하는지 보다는 그 일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일하러 지구별에 온 것이 아니라 일을 통해 내가 성숙하고 깊어지고 있는지,
잘 알아차리며 살아지고 싶네요.
참 좋은 날입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는 사랑어린연금술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