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kbs1tv의 김재원 이금희 아나운서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아침마당 프로를 진지하게 보고 있는데 방화동 안사돈께서 전화를 주셨다.
오스트리아 삼성주재원으로 가서 근무하고있는 딸(안애경), 사위(조주현), 손주(영후, 영헌)들 집에 한달전 가셨다가 어제 오셔서 전화를 주신것이다.
"아이구 오셨어요,고생많이 하셨지요?" 라는 나의 위로 말씀에
안사돈은 "아니요 그곳은 지금 영상의 날씨에 별로 춥지도 않고 잘있다가 왔어요, 이곳에 오니 많이 춥네요,장안동은 단독이라 많이 춥지요? "라고 말씀 하신다,
나는 다시 전에 미국 갔다 올적마다 겪었던 어려움이 본능적으로 떠올라 안사돈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리고 말았다,"한동안 고생 하시겠네요, 애들 보고 싶어서요, 어떻게 떨어뜨리고 오셨어요" 라고 말씀 드렸다.
순간 사돈의 음성이 착 가라 앉으시면서 " 말도 마세요 여기와서 전화를 하였더니 영헌이가 마구 우네요, 영후는 제법 커서 괜찮은데 영헌이 고것이 ...."라며 말씀을 잊지 못하신다.
나도 더이상 말을 할 수 없어서 집사람에게 수화기를 넘기었는데 눈시울이 시큰해진다. 마음이 짠해진다.
2004년 이후 미국 고운네집에 매년 갔다 올적마다 겪었던 애들과의 죽음보다 더한 "떼어놓고 옴의 슬픔"이 생각나 울컥해진다.
그래서 매년 또가고 또가고... 와서도 한동안 애들 모습이 떠올라 마음 고생을 많이 하였는데, 사돈들도 그럴것이라 생각하니 마음이 아파온다.
유진네가 교하에 살때 어린 첫손녀 유진이가 보고 싶어 갔다가 보았던 "유치원에 안가려는 4살 유진이 모습"이 떠올라 눈시울이 뜨거워젔다. 또 아침먹고 중현이 출근차에 타고 충북학사에 출근하고서는 유진이 얼굴이 하루종일 눈에 아른거리던 추억이 떠올라지며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유진네가 휘경여고 앞 현대아파트 17동으로 이사 와서도 유진이와 영찬이가 보고싶어 갔다가 할아버지 가지말라는 두녀녀석을 뿌리치고 올때마다 웬지 마음 한구석이 텅비는것 같아 몇번이고 뒤돌아 보았던 장면들도 떠오라 또 눈시울이 붉어진다.
이렇한 내 추억을 생각하니 두분 사돈들은 상당기간 마음 고생을 많이 하실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사람은 이세상에 태어 난 날로부터 아들 딸과 손주들과는 혈육의 인연을, 이웃 친구 직장동료 들과는 우정의 인연을 맺어가며 만나는 기쁨과 헤어짐의 아픔을 수없이 겪으면서 살아가는게 인생사가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그중에서도 무어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내가 가진것 모두를 몽땅 주어도 아깝지 않은 손주들과의 만남과 헤어짐의 아시움과 섭섭한 마음은 그누구도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어보지 않고서는 못 느낄 것이다.
모처럼 멀리 유럽에 사는 딸 사위 손주들을 만나고 돌아오신 방화동 두사돈 내외분께 위로의 말씀을 드리면서 애잔한 마음을 하루빨리 슬기롭게 추스리시고 이 추운 겨울을 건강하게 잘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2011년 1월 13일 아침9시 40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