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아버지께서 얼마전에 나에게 빛바랜 대봉투를 주셨다.
그 안엔 나의 초등학교와 중학교 생활통지표, 임명장과 상장들이 들어있었다.
부모님의 사랑과 어린시절 추억이 담긴 소중한 선물이었다. 감사합니다.
법성포초등학교 1학년 3반 86번 도대체 한반에 몇명이었는지 모르겠다,
체육과 반공도덕성적만 우이고 나머지는 모두 수였다.
말은 없으면서도 모든 일을 스스로 해결하며 책임감이 강하다고
쓰여있었다. 글쎄, 내생각엔 말이 없었다는 건만 맞는 것같다.
초딩 2학년 72번, 난 부반장이 되었다. 같은 학교 선생님이셨던 아버지후광덕분이었겠지요.
담임선생님께선 지금도 친정부모님과와 부부모임을 하고 계시는데 건강이 안 좋으시다.
나의 건강상태난에는 신체가 허약하나 결석은 하지않았다고 쓰여있었고
성적은 공평하게 수와 우가 절반씩이었다.
초딩 3학년 77번,.역시 부반장이되었고, 건강상태난엔 얼굴창백, 활동상황난엔 적극적인 활동이
아쉽고, 통솔력은 부족하나 자기 할 일은 하고 있다고 쓰여있고,
1학기엔 명랑한 성격이 아쉽다고, 2학기엔 부지런하고
명랑하도록 힘써 주십시오라고 쓰여있다. 성적은 수가 더 많아졌는데
발표력 신장이 요망된다고 하셨던 담임선생님께서도 부부모임으로
부모님과 정기적으로 만나고 계신다.
초딩 4학년, 일반지능감사 결과 145 믿기지 않는 숫자이다. 문예부활동을
했고. 건강상태난엔 보약을 많이 먹어야겠다고, 성적은 역시 우수수수,
초딩시절 언제였던가 아버지께서 합창부지도를 하셨을 때
나도 오디션에 갔었는데 불합격 되었다. 같은 실력이면 다른 애들을
뽑아야 된다고 하셨었다. 동창생들 중엔 아버지제자들이
많은데 자기를 특별히 예뻐해주셨다고 생각하는 친구들이 많고 제일
기억에남는 선생님이시다고 말하는 친구들이 많다
초딩 5학년1학기엔 내성적, 2학기엔 고집이 있다고, 아! 그 때 주인집언니와 싸웠었나싶다.
초딩 6학년 건강상태난에 건강상태 양호한 편이었고 문예부활동했고
담임선생님께선 아버지께서 총각시절 가르키셨던 제자이셨다.
큰딸 결혼식에 와 주셨는데 자주 찾아뵙지 못해 죄송스럽다.
초딩시절엔 상장이 많았다. 방학숙제, 교내일제학력평가, 교내 글짓기대회등
영광홍농중학교 첫시험때 평균 98점으로 전교1등하고, 중간고사엔 89점으로
전교2등했으나 그 후 90,92,93점으로 다시 1등을 하였다. 올 수이었다.
반장을 했었는데 소대장이라 불리었었다.가히 나의 전성시대였다.
건강한 생활하도록 요망한다고 하셨던 담임선생님은 내가 교사생활을 마지막으로 했던
영광여고에서 동료교사로서 다시 만났었다. 중딩 2학년 광주로 전학을 와서 받은
통지표엔 내이름이 신정화로 되어있고 수가 3, 우가 2, 미는 7개,미술은 양, 문예활동했고
삼남교육신보사주최 제11회 전국 초,중,고등학교 백일장에 입선했던 상장이 있다.
포도송이라는 제목의 시를 지었던 기억이 난다. 중딩 3학년 열심히 공부한 결과 학력장 은장을 받은
상장이 마지막으로 봉투에 들어있었다. 생활통지표는 없지만 담임선생님께서
내가 사교적이라고 쓰셔서 너무 의아해했던 기억이 난다.
사교적이 되라고 하신 말씀으로 들렸다. 그 후의 생활통지표는 나의 기억한 켠에
뽀얀 먼지 둘러쓰고 자리하고 있고 몇장의 상장과 장학증서만 엘범속에
꽂혀있다. 초등학교 생활통지표에 여실히 드러나는 나의 허약한 신체에도 불구하고
나이 오십이 훨씬 넘어까지 잘 살고있는 건 부모님의 사랑덕분임을 깨달았다.
첫댓글 통지표.옛 기억들이 빛바랜 사진첩 같이 아련하다하죠..루시아님 글 읽으며 빙그레 웃음이나요.
우리 막내가 '정하씨'라고 부르는 정하이모.정말 화려한 학창시절 이었네요.전직 영어교사로
선생님들을 만나는 추억까지.그렇지요,부모님 사랑으로 우리는 잘 지내고 있겠죠.난 서울 '경동
초등학교' 졸업을 했고,일제시대 지어져 옆에 소학교도 있던 좀 무서운 학교였죠.그 때도 학생이 많아
2부 수업으로 복도에서 기다리고..왜 그 노래 생각이 나는지..교실서 아이들이 부르던 '이 몸이 새라면'..
'이 몸이 새라면 이몸이 새라면 날아가리 저 건너 보이는 저 건너 보이는 작은 섬까지.'동요를 들으며
알 수 없는 슬픔을 느끼던..
나도 학창시절 몸이 약했어요.그 회색빛 우울함이 오히려 굉장한 감성으로 다가왔고 나를 채워줬어요.
어릴적부터 글소질을 보인 정하님,그래서 하하가 인연이 돼 우리는 다 만난 거겠죠.피천득'인연'처럼.
피아노를 치거나 악기 연주는 못했어도 음악을 많이 좋아했고 .체육은 물론 못했는데 중학교의 궁도는 유명.
중학교 때 검사한 지능은 그냥 세상 사는데 지장 없을, 조금 괜찮은 수준에, 그저 언어능력이 돋보인다는
그래프가 끝까지 치솟아 있는 건 보았죠.통지표,성적표에 말 없는 아이라 써있던 기억은 나고 ..옛날 이야기하다 도끼자루 썩겠네.바쁜 시간 도래..내 유년시절은 다음에..옛날이야기는 좋아하는 나의 단골 소재..
우와~지능검사,145라니?그쯤되면 천재! 중1때한 내 지능은 123이었는데.우리아이들은 그 시기에 그정도 아이큐면 굉장히 높으거라고 통신표보며 치켜세워줬는데.한번도 1등은 해본적없고 그저 사생대회 상장만.아주 가끔 백일장 입상 정도?여고 동창 말에의하면 성적은 중 상이었다고해요.그림말고 공부해도됐을거란 정도?난 그런 기억도 없어요.허약함에도 지금껏 잘 살게해주신 부모님......그렇죠.사람노릇하며 살게해주신 부모님 감사하지요.감사한 마음으로 오늘도 씩씩하게 잘 살고있습니다.그나저나 공부 잘하신 루시아님이었군요.
어느 날 문득 그리움처럼
봄날의 향기 파고드네
어둠에 묻힌 내 마음의 풍금
잠에서 깨어 울려오네..
영화 '내 마음의 풍금'이 생각납니다.
동생 업고 학교 다니던 홍연,시골 초등학교의
풍경들.첫사랑 총각선생님.그 추억과도 같은
이야기들.난 초등학교를 올케와 같이 다녔는데
까마득히 모르고 지내다 오빠가 결혼하는 바람에
올케를 만났습니다.생년월일도 같고.정말 인연이란게..
초등학교 얘기 나누면 추억이 좀 동일하죠."어! 그 애 알아요,"
추억을 되살려주어 고맙습니다.이 영화가 하근찬 원작'여제자'
라는데..혹시 하하씨네 영화로?무척 재미있어요.소박한
시골풍경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