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젊음이여 어디로 가는가>의 개장신판
- 석학 이어령의 시적 사유가 빚어낸 파스텔 빛 화음이 연주하는 영혼의 개안(開眼)!
삶에 대한 예술가적 구도(求道)의 자세가 묻어나는 이 책에 대해, 이어령은 왜 사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보다 소중한 것은 질문 그 자체이므로 시도 아니고 산문도 아닌 이상한 형태의 글로 씌어졌다고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그러나 학술적, 예술적으로도 출중한 그의 자유로운 감수성의 지적 유희가 파도치는 이 글들은 메마른 삶을 비추는 등대를 품고자 하는 외로운 섬인 우리들의 머리와 가슴에서 너무나도 잘 읽힌다.
이탈리아에는 타란텔라 춤이라는 것이 있다. 경쾌한 춤이다. 그러나 이 춤이 생겨난 것은 '타란 추러' 라는 독충에게 물린 사람이 고통을 참지 못하고 껑충껑충 뛴 데서 비롯된 것이라 전한다. 그 아픔이 도리어 유쾌한 춤으로 발전된 것 바로 그 타란텔라 춤 같은 것이 시와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이다.
〈시 그리고 삶에의 출항〉중에서
또한 이어령은 과거의 모든 삶을 기억이라는 묘지에 묻는 장례식, 그 느릿느릿한 행렬이 바로 우리들의 시간이며, 새가 날개를 파닥일 때 앞으로 비상하는 것처럼 인생의 의미도 결국 과거와 현존의 뒤바뀜, 그 반복 속에서 삶은 전진하고 인생은 비약한다고 서술하고 있다.따라서 우리들은 이 책을 읽음과 동시에 위와 같은 이어령의 삶에 대한 진지한 통찰과 그에 뒤따르는 아름다운 문장들로 인해 그의 시적 사유가 빚어낸 파스텔 빛 화음이 연주하는 영혼의 개안이 던지는 반란으로 전율하게 될 것이다.
- 시와 동거한 풍요로운 감수성의 대향연이 펼쳐지는<시와 함께 살다>
이 책은 이 글의 저작 동기가 씌어진 서문 〈왜 사느냐고 묻거든〉에 이어서 제1장 〈우수의 사냥꾼〉, 제2장 〈녹색 우화집〉, 제3장 〈시와 더불어 인생을 가다〉, 제4장 〈왜 사느냐고 묻거든〉의 네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우수의 사냥꾼〉에서는 감기를 앓는 육체에 뒤따르는 감수성을 예찬하면서 감기환자의 입장에서 이마를 짚어주는 손을 그리워하는 〈이마를 짚는 손〉, 그리고 날아간 연을 그리워하는 소년의 이야기 〈겨울에 잃어버린 것들 1〉과 세속적인 부귀와 권력을 상징하는 '털모자'를 보잘것없는 시인의 삶에 비유한 '팽이'와 교환한 남자의 삶을 그린 〈겨울에 잃어버린 것들 2〉, 한 알의 진주 속에는 병과 그리고 생명의 투쟁, 그 아픔의 결정이 숨어 있다고 말하는 〈진주의 변주곡〉, 우리의 삶은 하나의 출생일만을 가지고 있지 않고 무수히 탄생하고 있다고 보는 〈길고 긴 탄생〉, 노아의 방주에 대한 문명학적 단상을 엮어낸 〈누군가 빗속에서 울고 있다〉, 나이 때마다 겪는 우수에 대해 쓴 〈우수의 이력서〉, 우리가 하나의 빛이 되기 위해서는 불꽃 속에서 타오르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는 〈빛의 무덤에 세우는 묘지명〉이 실려 있다.
2장 〈녹색 우화집〉에서는 메멘토 모리를 말하는 〈수인의 영가〉, 계절이 돌아오지 않는 도시에서 달을 보고 눈물을 말리는 소년의 이야기 〈소년과 계절〉, '루비앙카 수인의 기도'를 비롯한 여러 짧은 녹색의 글들을 엮은 〈녹색 우화집〉, 이 시대에 있어서 삶의 강은 어떤 빛깔로 어떤 음조로 흐르고 있는가를 말하는 〈삶을 위한 다섯 개의 소나타〉의 글들이 독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3장 〈시와 더불어 인생을 가다〉에서는 〈시 그리고 삶에의 출항〉, 달이 삶을 잠재우는 것이고, 그 잠 속에서 생사를 동시에 소유할 수 있는 투명한 영상을 던져주는 것이라고 보는 〈또 다시 달의 발견을〉 외에 〈낙엽을 밟으며〉, 〈겨울과 눈에 대한 사색〉의 글들이 있다.
4장 〈왜 사느냐고 묻거든〉에서는 계절마다 그려진 인생의 의미를 말한 〈계절마다 찾는 생의 의미〉, 3·1운동과 6·25 등등과 같은 기념일에 관한 코멘트가 실린 〈시간에 세우는 기념비〉 외에 〈우리가 잃어버린 자연〉, 〈옛날엔 이랬는데……〉가 묶여져 있다. 이 글들에서 삶에 대한 물음을 풀어놓은 이어령의 감성 어린 문장에 다가갈 수 있다.
우리는 이와 같은 명문장의 글들이 묶여진 《시와 함께 살다》에서 진정성을 추구하는 삶에 대한 시적 사색으로 시와 함께 살아가는 이어령의 여정을 뒤따르는 맛깔스런 여행의 묘미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