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좋은날.
지난 밤에 약간 비님이 오시고 오전에는 구름이 오시고 지금은 청명합니다. 가을이 깊어갑니다.
배움터 텃밭에서 거둔 들깨를 그저께 방앗간에 맡겼습니다. 어제는 찾아갈 틈이 나지 않아서 아침 일찍
배움터 가는 길에 들러서 찾았습니다. 2되는 거피한 가루로, 2되는 기름 세 병으로 받았습니다.
아침열기에 일꾼들과 더불어 관옥선생님이 함께 자리하셨습니다.
소은이 어제 교실에서 벌어진 실랑이에 대해 선생님께 여쭈었어요. 선생님이 말씀하셨어요.
" '오른 뺨을 맞거든 다른 뺨도 내주어라.' 예수님은 말씀하셨다. 예수님은 때린 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맞은 자에게 말씀하셨다. 갈등 상황을 풀어갈 열쇠가 때린 자에게 있지 않고 맞은 자에게 있기 때문이다. 때린 자는 어떤 이유에서든 정신적으로 약하고 아픈 사람이다. 그러므로 그는 풀 수 있는 능력이 없다. 이 배움터에서 하려는 것이 정의 구현이 아니다. 정의 구현하자고 한 것이 그렇게 될 수 없다는 것을 지난 역사가 보여주었다. 사랑으로 보듬고 져주는 것이 이 배움터에서 배울 것이다."
선생님이 효선과 함께 이 곳을 떠나시면서 저를 보며 말씀하셨습니다.
"다 잘되고 있다. 작게 보면 실수이고 잘 안되는 것 같아 보여도 큰 눈으로 보면 모두 필요하고 잘되고 있는 것이다."
걷기 명상을 마치고 공양간 바깥에 있는 커다란 고무통을 씻었어요. 오후에 우리에게 올 쌀을 담으려고요.
그냥 놓으면 아무래도 서선생이 올 듯 해서요.
점심밥모심을 하고 해랑아빠와 도익군과 함께 상도라율네 트럭에 매안정미소로 나락을 싣고 갔어요.
현미100kg, 백미 300kg, 총 400kg가 나왔네요. 미강과 왕겨도 싣고 왔어요.
돌아와서 천지인 동무들도 합세해서 쌀을 옮겼습니다. 참 고맙습니다.
오늘은 농사지어 수확한 것을 갈무리하는데 하루를 보냈네요.
이들이 우리에게 오기까지 그저 고마운 은혜의 연속이었네요.
뿌듯하고 배부른 하루입니다.
고맙습니다.
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