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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여주고 싶은 것들 스크랩 [신간] 홀랑 벗은 시(詩) 김하리 외
청국장 추천 0 조회 112 15.08.11 16:16 댓글 3
게시글 본문내용

 

 

 

홀랑 벗은 시(詩) 김하리 외 5명

 

 

 

 

 

 

 

-바라시오름 19번째 동인지를 발간하며-

 

 

세상이 슬픔으로 가득할 때

존재감을 드러내는 이가 있습니다.

눈에는 아무 것도 안 보이는데

더 생생하게 그려내는 이가 있습니다.

아득히 먼 태초의 밤하늘의 별과 달까지

언제든 원하면 따다 손에

쥐어주는 이가 있습니다.

바로 시인과 시이지요.

그래서 시인을 가르켜 몽상가,

이상의 노래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뭐라 부르든 괜찮습니다.

그게 아님을 알 사람은 다 아니까요.

 

-책머리 中에서-

 

 

 

 

詩라는 매개체를 통해

詩人이라는 거룩한 호칭을 받은

시인들이 함께 모여

아름다운 마음과 눈으로

世上을 바라보며

아름다운 단어들을 엮어

시를 쓰는 시동인 모임-바라시오름!

만난 지 30여년이 되어간다.

19번째 발간하는 동인지.

아름답게 늙어가는 모습을

서로 바라보며, 우리는

좀 더 아름다운 삶을 살자고

좀 더 아름다운 세상에 빛이 되자고

우리는

귀한 인연이 되었다.

 

 

 

 

 

늙기도 바쁘다/이 귀온

 

분초로 바뀌는 세상

빠른 보폭에 따라가지 못해

남겨진 낙오자

늙기도 바쁘다

욕망의 높이로 올라가는 고층빌딩에서는

손가락도 보이지 않게 두들기는

컴퓨터의 소리가 건물을 들썩이고

1분이면 정보가 세계를 한 바퀴 도는데

광속으로 늙지 않으면 블랙홀로 떨어진다

늙음은 아무리 미화해도 아름답지 못하다

주름진 얼굴에 한 템포 늦은 머리 회전

탄력 잃은 몸매의 우둔한 몸짓

광속도 늦다는 우주시대에

찰나를 사는 삶

길다면 길고 짧다고 생각하면 짧은

시간

시간을 순리로 받아들이는 골동품

속도는 우주 밖으로 날려버리고

값나가고 아름다운 골동품 되기 위해

즐기면서 천천히 늙자

 

 

 

 

 

 산골풍경 680/이명우

 

 

내 마음 둘레길은

11만 7천리입니다

1천리 한 구비

백 열 일곱 구비를 돌면

내 마음 한 바퀴를 돌아옵니다

만년설 1천리 구빗길 돌아

야생화 1천리 구빗길 다음

그리움 1천리 구빗길을 돌면

눈물 1천리로 이어 집니다

이런 사연 백 열 일곱 구비

내 인생을 펼쳐놓은 풍경입니다

 

 

 

 

 기차는 떠나고/문은옥

 

 

햇살 따뜻한 들판에서 바라보던

저편 기차역

환한 손 흔들며

무심히 떠나버린 시간들

이제는 녹슨 것들

가버린 것은 다시 오지 않는다

꽃향기 사라진 눅눅한 복도를 지나며

그 들판의 바람을 생각한다

어디로 갔을까

어디로 갔을까, 나는

가을 하늘 아래 따뜻하게 야위어가던

향긋한 풀들이, 그 무지개들이

어젯밤

그 들판에 서서 그리운 노래를 뷸렀는데

눈 시린 꿈으로 왔는데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만나야 한다/조동권

 

 

땅거미 지기 전에 만나야 한다

더 어둡기 전에 만나 따뜻한 밥을 나누고

온기를 한 아름 전해야 한다

돌아갈 때는 앞만 보고 걸어야 한다

기다림이란 말은 지워버려야 한다

막연한 기대에 목을 빼는 실수도 되풀이해선 안 된다

오늘도 깊은 밤을 건널 초를 준비하지 못했다

뒷걸음으로 남은 봄을 자꾸 헤아리고 있다

길을 지우던 잔상에게 미련을 던지고 있다

그를 향한 희미한 기대도 어른거린다

새벽이 오기 전 녹여내야 한다

지운 발자국이 꿈틀꿈틀 일어나기 전에 서둘러 보내고

불을 지피고 밥을 안쳐야 한다

이별을 꺼내지 않고 만남처럼 스며들도록 헤어져야 한다

계절 끝에서 기다릴 소망을 맞이해야 한다.

 

 

 

 

 

 

 그대 영혼에 박힌 화살/김 연

 

 

몸 구석구석마다 무수히 많은 화살이 박혀 있는가

영혼이 아파서 어둠 속에서 홀로 울먹이고 있는가

잠깐 숨을 고르고 고요함으로 나를 인도해 보라

터널의 어둠이 끝나면 통로 끝에 희뿌연 불빛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니

그대 영혼에 박힌 화살을 뽑으라*

세상은 절대 변하지 않을 테니

내가 세상을 보듬어야지

따뜻하고 부드럽고 너그럽게 보듬어야지

먼저 나를 숙이고 모든 것을 버리면

그저 모든 것이 진흙 속 하얀 연꽃처럼

피어서 그 향기가 나를 감쌀 것이니

박힌 화살이 뽑히며 상처가 꽃잎처럼

피어나 그 향기가 나를 행복하게 할 것이니

잠깐 숨을 고르고 고요함으로 나를 인도해 보라

눈을 지그시 감고 고요함의 고요함 속에

몸을 맡기고 수레바퀴 같은 세상의 힘에

나를 맡기고…

터널의 어둠이 끝나면 통로 끝에 희뿌연 불빛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니

그대 영혼에 박힌 화살을 뽑으라.

 

 

* 불교 경전의 한 구절

 

 

 

 

 

 복수초福壽草/김하리

 

 

향기香氣로 벌을 부르지 않아도

꽃을 피우고

추위로 온 몸 데우며

꽃 피우는, 얼음새꽃이라

혹은 눈색이꽃이라

온 종일

햇빛 모아 두었다

해지면

꽃문 굳게 걸어 잠그고

겨울 긴긴 밤

꽃술들과 서로 몸 뉘여

잠든다

봄이 오는가?

고개 숙여 보면

어느 사이엔가

눈물조차 말리우고

바람처럼 가버리고나면

가슴에 오롯이 핀

노란 달꽃

 

복수초 한 송이

 

 

 

* 복수초 : 얼음새꽃, 눈색이꽃, 설연이라고도 한다.

복수초의 꽃말은 <슬픈 추억><영원한 행복>.

봄이 되어 눈이 녹기 시작하면 꽃을 피운다.

북쪽지방에서는 눈 사이에 피어난 꽃을 볼 수

있으므로 <눈색이꽃>이라고도 부르며, 중국에서는

눈 속에 피어 있는 연꽃이라 하여 <설연(雪蓮)>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른 봄에 노랗게 피어나는 꽃이

기쁨을 준다고 해서 <복수초>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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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홀랑 벗은 詩 NEW
김하리 외 5명 지음| 퍼플 |2015년 07월 16일
120쪽(PDF기준)| 포맷/용량 PDF / 0.6MB | 이용가능환경 eBook단말기, 스마트폰, 태블릿PC, PMP/MP3P

 

저자 : 김하리 외 5명 김하리 시집<만사가 봄빛이어라>외 11권, <푼수가 그리운 시대> 외 2권의 수필집, 심리학으로 ‘김하리 詩 치유학, <김하리 소리시집>시 낭송CD...

 

[출처 : 교보(퍼플)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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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5.08.12 08:11

    첫댓글 다시한번 책 출간을 축하 드립니다~

  • 15.08.12 11:18

    감사합니다.

  • 16.03.28 23:14

    반갑슴니다
    박남교시인입니다 이귀온선생님
    문은옥시인 김하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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