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켈러 목사님의 소천을 생각하며-목회란 무엇일까 2023. 5. 26.
몇 년 전에 팀 켈러 목사님의 책을 계속 사 읽었다. 책들의 내용이 너무 좋았다. 목회란 이렇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설교란 이렇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읽기도 하고, 녹음하여 반복해 듣기도 했다. 어떤 책은 반복해서 읽기도 했지만, 아직도 읽지 못하고 서재에서 나를 기다리는 책들도 있다.
작년 12월에 독서포럼 발표를 맡았을 때 미리 목사님의 『탕부 하나님』 열 권을 사서 준비해 두었다가 발표를 끝내고 나누어 주었다. 몇 사람은 나중에 만났을 때 좋은 책이었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주변의 여러 사람에게 소개도 하고, 빌려주기도 한 책인데 정말 좋은 책이었다는 반응들이었다. 이런 책을 읽으면 하나님을 사랑하게 되고, 그 은혜에 감사하게 되고, 마음에 기쁨이 넘치게 됨을 경험한다.
책이 나올 때마다 샀는데 최근에 나온 책은 아직 사지 못한 것도 있다. 팀 켈러 목사님의 책을 읽다보니 래비 재커라이어스와 니키 검블의 책도 읽게 되었다. 이분들의 책은 나의 믿음에 더욱 확신을 갖게 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대답할 말을 더 많게 해 주었다.
그런데 며칠 전에 이러한 기사를 접하게 되었다.
세계적인 복음주의 작가이자 기독교 변증가인 팀 켈러(Tim Keller) 목사가 췌장암 4기 판정 후 오랜 투병 끝에 19일(현지 시간) 별세했다. 향년 72세.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팀 켈러 목사가 설립한 뉴욕 리디머장로교회(Redeemer Presbyterian Church)는 성명을 통해 그가 이날 아침에 세상을 떠났음을 알렸다.
아들 마이클 켈러(Michael Keller)는 이날 페이스북에 “남편, 아버지, 할아버지, 멘토, 친구, 목사이며 학자인 티모시 J. 제이 켈러가 오늘 아침 집에서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는 어머니와 단둘이 남을 때까지 기다리셨다”라며 “어머니는 아버지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고 아버지는 숨을 거두셨다. 우리는 그분의 마지막 말씀에 위안을 얻는다. ‘나에게는 떠나는 것에 조금의 거리낌도 없다.’ 곧 만나요, 아빠”라고 글을 남겼다.
그의 사역은 참으로 놀라운 것이었다. 그러나 때가 되니 하나님께서는 그를 불러가셨다. 그에게 받은 은혜를 기억하며 다시 그의 책을 꺼내 읽기 시작해야 하겠다. 그에 대한 글들을 살펴보니 압도적으로 칭찬이 많지만 가끔 비판도 보인다. 그러나 나는 하나님께서 그를 참으로 귀하게 사용하셨다고 굳게 믿는다. 이 시대에 너무나 필요한 사역을 한 겸손한 종이었다고 확신한다. 다음의 글을 읽어보면 목사님이 어떤 분이셨고, 어떻게 목회를 하셨는지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는 바울 사도가 그랬던 것처럼 직접 사람들에게 찾아가서 복음을 전하는 것을 즐겨하였다. 사람들의 현실을 이해하고 그들의 문제를 가지고 씨름하였다.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에서 답을 구하여 전해 주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를 통하여 구원을 경험하고, 교회 생활을 배우게 되었던가. 그래서 ‘리디머(redeemer)교회’라는 이름이 적절한 것임이 틀림없다. 그런 종의 생각과 말과 삶을 책을 통하여 배울 수 있다는 이 행복을 감사드린다.
켈러는 시내에 있던 기존 복음주의자들을 끌어들일 마음이 없었고, 오히려 지독한 세속 도시에 라브리 같은 지역 교회를 재창조하고 싶었다. 리디머의 그리스도인들에게는 비신자 친구를 데려올 것을 권장했다. 그는 이 친구들을 주중에 만나서 그들의 반론을 경청한 후 다음 주 설교 때마다 그런 반론을 통합했고, 상담학에서 배운 통찰을 더해 질문의 배후 이슈까지 분별했다. 짐 피처트는 “그는 알아듣거나 캐물어서 기어이 사람들의 진짜 의문을 파악하는 재주가 있었습니다”라고 말했다. “당신의 영혼은 평안합니까?”라는 말로 대화의 물꼬를 틀 때가 많았다. 켈러가 59번가 다리와 2번가 교차로에 있는 트램웨이 식당에서 사람을 어찌나 많이 만났던지 캐시는 마치 팀의 사무실인 양 그곳 주방으로 전화하곤 했다. 식당 측도 개의치 않았다. 팀이 하루에 서너 명씩을 거기서 만나 꾸준히 매상을 올려 주었기 때문이다.
각양각색의 사람을 만난 덕분에 켈러는 설교의 악순환(똑같은 청중에게만 집중하느라 설교를 통해 가닿을 수 있는 대상의 폭이 좁아지는 현상)을 면할 수 있었다. 리디머교회 교인인 재키 아서가 본 켈러는 경청의 대가였다. 베스트셀러 책을 쓰기 오래전부터 그는 예수님에 대한 반론이라는 반론은 다 들었고, 그런 질문에 더 잘 답하고자 집에 돌아가서 책을 뒤졌다. 질문에 답하다 보니 반복을 통해 그의 기억력도 향상되었다.
뉴요커들은 어떻게 그가 자신들의 생각을 정확히 아는지 신기해했다. 글렌 클라인크넥트는 “그의 설교는 가장 출중한 법정 변론과도 같았습니다”라고 말했다. 복음을 문화에 더 접목시켜 이해하고자 그가 얼마나 많은 시간을 말하기보다 듣기에 할애하는지를 사람들은 몰랐다.
콜린 핸슨 (Collin Hansen), 『하나님의 사람, 팀 켈러』, 윤종석 역, pp. 282-283
배우이자 영화제작자인 베다니 조이 렌츠는 팀 켈러 목사가 호스피스 병동으로 옮겨졌다는 소식이 처음 나왔을 때 페이스북을 통해 그가 기독교를 떠나지 못하게 했다고 밝혔다.
그녀는 “그는 내 인생을 바꿨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오늘날에도 여전히 기독교인인 유일한 이유는 팀 켈러가 이성과 논리를 사용하여 나의 믿음을 재건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여전히 경이로움과 미스터리의 여지를 남기면서 내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는 신념 체계. 나는 팀 켈러의 가르침 덕분에 그 어느 때보다 믿음에 대해 훨씬 더 확신하고 안전하다”라고 했다.
렌츠는 이어 켈러 목사에 대해 “신뢰할 수 있고, 겸손하고, 이성적이고, 자비로운 목소리로 나를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구출하고 강렬한 치유를 통해 그리스도의 영광스러운 자유로 인도하는 데 하나님께서 그분을 사용하셨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1999년 어퍼이스트 사이드에 있는 리디머 장로교회에 발걸음을 옮긴 날을 영원히 감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출처] 기독일보 https://www.christiandaily.co.kr/news/125321?utm_source=dable#sh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