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가을날 우리는 다시 만났습니다.
마스크를 한 동무들이 눈에 띄는데, 아파도 학교에 오는 씩씩한 동무들이네요.
나무들은 새로운 옷으로 조금씩 갈아입고 있네요.
그럼에도 11월의 날씨인데도 춥지 않음에 갸우뚱 해집니다.
아침 걷기 명상 시간이 참 좋습니다.
모든 동무들이 신이나서 웃기도 하고, 발바닥의 느낌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져서 고맙기도 하네요.
단풍을 보며 가을을 느끼기도 하지만 벌거벗은 바다를 볼 때에도 계절의 흐름이 느껴지는 것이 이제 바닷가에서 제법 오래 산 태가 나네요.
이 근방은 거의 가을걷기가 끝나고 있고, 간혹 향긋한 들깨향이 퍼지기도 하지요.
오후에 붓글씨 쓰러 오시는 어르신들은 아직 일이 끝나지 않아 글쓰기 취미 생활을 조금 미뤘다는 이야기도 들었네요.
막내들의 오전 수업은 푸른솔과 나들이인데, 약간의 다툼이 있어 이리 저리 나들이 장소를 옮기게 되었어요.
오늘의 나들이 장소는 팽나무 할머니곁 입니다.
456 동무들은 훈민정음 서문을 암송하고 다음주 연극순례 준비를 했네요.
대본을 완성하고 준비물을 챙기고 역할 조정을 하고 식단을 정하고... 할 일이 많습니다.
78학년 언니들은 인문학 시간에 책을 읽고 질문을 만들고, 에세이를 적어서 발표도 하였습니다.
9학년 언니들은 후마와 역사를 공부했구요.
하늘 친구방에서는 건달바 대학 동무들이 두더지와 이야기를 나누고 계십니다.
동무들이 제일 좋아하는 떡볶이 반찬으로 밥모심을 맛있게 하고 실컷 놉니다.
인기 많은 뱅뱅이도 타고, 수다도 떨고, 공기 놀이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놀꺼리가 많습니다.
도서관에선 도서관 일꾼들이 맞이 모임을 하고 낮살림을 하고 업무 집중의 날을 분주하게 보냅니다.
배움지기들은 오후 수업준비, 장날 준비, 나무 썰기 등 스스로 할 일들을 쉬엄쉬엄 하고 있지요.
징~~~
오후 수업 시작입니다.
민들레와 빛칠하기, 은하수와 붓꽃놀이, 조미나 선생님과 인문학, 연극선생님과 상황극, 대본쓰기 등 교실마다 수업의 향연이 펼쳐집니다.
그리고 초등 동무들은 피아노 동아리 연주회를 하고, 언니들은 털보 영감님(태율이가 부르는 이름)과 영어 수업을 합니다.
두근두근 무대에 선다는 것이 엄청 어렵지만 동무들은 가지껏 자신이 연습한 곡들을 여러 사람들 앞에서 연주하네요.
오늘 첫 무대를 가지는 나우부터 수업 중 잠시 연주를 하러온 재민, 선민 언니들까지 다채롭게 놀아봅니다.
천지인 언니들은 오늘 수업 마치고 바로 저녁 밥모심을 하고 구례로 연극 나들이까지 간다고 하네요.
꽉찬 하루를 오늘도 놀멍 쉬멍 걸어왔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선, 마음이 아픈 동무도 있고 관옥 할아버지 전시회를 준비하는 고마운 손길들도 있고 몸이 아픈 동무들도 있습니다.
문득문득 하늘 볼 때 마다 잠시 멈추어 두손, 마음 모아 그들을 기억하며 빛을 보내면 좋겠어요.
어려움이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도록...
11월의 첫날과 이별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네요.
귀한 시간 동안 얼굴엔 미소, 마음에 환한 빛이 머물시길 빌며...
오늘도 고마웠습니다.
우리는 사랑어린 사람입니다.
첫댓글 환절기 모두 감기 조심하셔요~
오늘 연주회가 정말 좋았습니다♡
소리샘, 그리고 우리 동무들 고생 많으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