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 유럽車, 중국車에 SOS… ‘007카’마저 손잡아
시장 얼어붙자 中 지리車에 구애… 英애스턴마틴 지분 7.6% 팔아
르노코리아도 지분 34% 넘겨… 日닛산 “中에 기술 유출” 견제구
중국車, 유럽 이미지로 세계 공략
“제임스 본드(영화 007 시리즈 주인공)의 스포츠카가 중국 지리의 포트폴리오에 합류했다.”(미국 월스트리트저널)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중국 지리홀딩그룹(지리홀딩)이 1913년 설립된 영국 고급차 브랜드 애스턴마틴 지분 7.6% 인수를 발표하자 외신들은 놀랍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유럽의 완성차 업체들이 줄줄이 중국 자본의 우산 아래 들어가고 있다는 데 대한 충격이 이유였다. 애스턴마틴은 비록 지리홀딩의 이사회 참여는 제한했지만, 향후 중국 지리(吉利)차 등 지리홀딩 산하 브랜드들과의 협업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자동차 경쟁에서 밀리고 최근 경영난마저 겹친 유럽의 전통적 강호들이 재도약을 위해 중국 자동차회사와 협업하는 사례가 늘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3일 외신에 따르면 지리홀딩에 지분을 매각하는 것을 반대해 오던 애스턴마틴이 결국 지분 매각을 결정한 결정적 이유는 자금난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가시화되면서 매출 하락세를 단기간 내에 뒤집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유럽 완성차 브랜드는 글로벌 시장 곳곳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본진인 유럽은 장기간 소비 침체를 겪어 소비 여력이 부족하다. 거대 소비 시장으로 기대하고 있던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으로 개점휴업 상태가 됐다. 미국과 아시아에서는 현지 업체와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이에 중국 등 새로운 시장을 단기간 내에 개척하는 게 생존 과제로 떠오른 것이다.
유럽 업체들의 어려움은 지리홀딩에 새로운 기회를 주게 됐다. 지리홀딩은 2010년 볼보 지분 100%를 인수한 뒤 유럽 브랜드 파워와 기술을 활용해 중국 브랜드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야심을 갖고 있었다.
유럽 브랜드들 중 지리홀딩에 지분을 매각한 곳은 이미 다수다. 올해 5월 프랑스 르노가 한국의 르노코리아자동차 지분 34.02%를 지리홀딩에 팔았다. 지리홀딩은 단숨에 2대 주주에 올랐다. 2017년에는 영국 스포츠카 브랜드 로터스가 지리홀딩의 산하로 들어갔다. 메르세데스벤츠 모회사인 독일 다임러AG마저도 지리홀딩이 지분 9.69%를 갖고 있다.
유럽 브랜드들에 중국 자본이 흘러가면서 유럽과 중국 간 협업 프로젝트도 활발해지고 있다. 지리홀딩은 앞서 올해 1월 르노 및 르노코리아와 함께 하이브리드 차량을 공동 개발하기 위한 합작사 설립을 발표했다. 다임러AG가 운영하던 소형차 브랜드 스마트도 2020년 합작사로 전환했다.
유럽차의 지리홀딩 등 중국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방한한 루카 데 메오 르노그룹 회장이 기자간담회에서 “(수억 유로 규모) 한국 투자의 전제 조건은 지리홀딩과의 조인트벤처”라고 강조했는데, 이는 지리홀딩의 도움 없이 자체 역량만으로 새로운 시장을 공략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인정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지리홀딩의 확장세가 빨라지자 이를 견제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르노의 오랜 파트너였던 일본 닛산은 최근 르노가 지리차와 협력을 강화하자 제조 기술이 중국에 넘어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중국 업체와의 협력에서 기술 유출은 필연”이라며 “전기차로의 전환이 늦은 유럽 업체들의 선택이 부메랑으로 되돌아올 가능성도 작지 않다”고 짚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https://www.donga.com/news/Economy/article/all/20221013/115946693/1
'멈출 줄 모르는 중국 자본' 지리, 애스턴마틴 지분 7.6% 인수
https://www.motorgraph.com/news/articleView.html?idxno=30777
글로벌 자동차 시장 덮치는 ‘메이드 인 차이나’
조악·품질 저하 이미지 유럽·미국 브랜드 인수해 쇄신 나서
전기차 생산·수출 지속 증가세…한국 수출물량 바짝 쫓는중
부품·원자재 중국 의존도 지나치게 높은 것 아니냐는 우려도
중국의 최대 민영 완성차 회사 지리(Geely)자동차그룹은 최근 르노코리아자동차 지분 34.02%를 인수해 2대 주주가 된다. 현재 르노코리아 주식은 르노그룹이 80.04%, 삼성카드가 19.9% 보유 중이다.
르노코리아차 측은 “지리자동차그룹의 지분 참여 결정은 한국시장의 높은 잠재력을 기반으로 우리 사와의 합작 모델 개발에 더욱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시너지 효과를 높이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리자동차그룹은 지난 2010년 미국 자동차업체 포드로부터 볼보차를 18억 달러에 인수했으며, 지난해 아예 1개 회사로 합병에 나섰지만 무산된 바 있다. 이 외에도 영국 스포츠카 로터스의 최대 주주이며, 메르세데스-벤츠 지분도 일부 갖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를 글로벌 자동차 시장 포획을 위한 전략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간 조악한 품질로 외면당했던 ‘메이드 인 차이나’ 이미지를 견고한 유럽, 미국자동차와의 합작 이미지로 이겨내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중국은 처음으로 200만 대를 넘은 201만5000대를 해외로 수출했다. 전년(106만대)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출처 : 이뉴스투데이(http://www.enew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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