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세번째 수요일엔 영화를 보기위해 미디어센터를 간다.
보고싶은 영화를 우리가 선정하고 직접 테잎을 구해 상영관을 통째로 대관하여 무료로 영화 감상을 즐길수있는 의미있고 격조있는 기회라하겠다.
하하씨네는, 우선 씨네는 cinema scope를 줄인 말로 영화라는 일차적인 뜻을 가지고있고,하하의 정신과 가치를 가진 사람들을 '하하씨'라 이름하며,'하하씨'의 무리를 일컬어 '하하씨네'라 이름지었다.
지난달의 '오만과편견'에 이어 그 12번째 영화는 1999년 노벨문학상의 독일 작가 '권터 그라스'의 '양철북'이다.
원레 '하하씨네'의 취지는 원작이있는 영화만을 엄선해 책을 읽은후 감상하는 순서였는데 여차여차하여 책을 읽지못하고 해설자,'조정석'씨의 설명만 들은후 보게되었다.그러니 영화를 보는 눈이 트이지않은 나로선 당연히 이 영화가 우리에게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난장이 오스카의 어머니인 아그네스가 생선을 지나치게 많이 먹은후 사망사유가 자살인지 자연사인지도 모르겠고 엄마의 정부가 외사촌오빠라는 설정도 도무지 납득이되지않았다.(그 시대엔 가능했다지만)
2차세계대전 전후의 나치의 광기를 보여주려는건지 첫사랑 마리아가 아버지의 정부가되는 왜곡된 어른들의 굴절된 성문화를 폭로하는건지 짧은 머리의 나로선 정의 내리기 어렵다
.탄생때 이미 성인의 지성을 갖추어 스스로 성장 자체를 조절하는 대단한 요술(?)도 흥미롭긴하나 끔찍한 몇개의 장면은 고개를 돌리게했다.죽은말의 머리를 파먹고 자란 수십마리의 살찐 뱀장어를 잡아다 요리해 억지로 먹인다든가 개구리 삶은물에 오줌을 누고 그 물을 여럿이 달려들어 억지로 먹이는,오늘날의 왕따가 그 시절에도 있었음은 흥미롭다.
또 한가지 알수없는 행동은 오스카와 마리아가 손바닥에 설탕가루처럼 보이는 가루에 침을 섞어 나누어 먹는 장면은 무엇인가?
요즘으로치면 마약의 종류일까?아름답고 신비로운 성을 추하고 불결하게 묘사하는등,한마디로 난해한 영화이다.
그러나 복잡,다양한 영화를 나름대로 이해 해석하며 보는 즐거움도 컸다.
요즘은 낮과밤의 기온차가있는 가을의 초입이다.
가을의 전령,코스모스는 때도 모르고 피어난지 오래이고
그야말로 추선 전,후에만 볼수있는 꽃무릇을 보기위해 영화감상후 우리 회원 12명은 용천사로갔다.
상사화와 꽃무릇의 차이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꽃무릇 잔치에 초대해주신 우리 하하의 단비와도같은 한올 김경만 쌤의 안내로 연못이있는 정자에 자리잡고 앉았다.시간 절약을 하기위해 급한대로 준비한 김밥과 순대를놓고 마침 건강을 되찾은 '한미경'씨의 생일이라요리쌤이 준비한 케익을 놓고 축가도 불렀다.자연과 더불어 생일 축하를 받은 미경씨는 좋겠다.
간소하나마 서로가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눈으로는 꽃을 즐기고 분위기에 젖는다.
잠깐의 짬을 내어 꽃과 자연을 즐길줄아는 우리 하하회원......멋지다!
온 천지가 빠알간,심지어는 벼가 익어가는 농로까지 줄맞춰 피어난 꽃무릇은 함평 군민들이 천천히 차를 타고 가면서 씨앗을 뿌렸으려니했다.그런데 알고보니 다알리아나 히야신스처럼 알뿌리 식물이다.
그렇담 그 넓은 천지에 어떻게 일일히 심었을까? 그 노고를 생각하니 좀 비약이긴하나 화순 운주사의 천불천탑이 생각났다.
그 수고가있어 우리 모두는 감탄사를 연발하며 즐길수있는것이리라
그런것처럼 우리 하하의 정신이 널리 확산되어 살맛나는 세상을 이뤄나가는데 큰 견인차 역할을 해야할터인데......라는 생각을 해본다.
용천사를 중심으로 한바퀴 비잉~둘러볼수있는 산책로를 따라 힘들지않게 눈이 짖무르도록 붉은꽃을 눈에 담았다.
그것도 모자라 교수님을 비롯 1진과 2진은 돌아가고 경만님,영주씨,경은씨와 또 남아 비치체어처럼 편안한 의자에 누워 잠시 양철북에 대한 얘기를 나누었다.공교롭게 네명 다 책을 읽지못해 온갖 ?만 남발하며 설왕설래하다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욕심같아선 그 화려하다는 꽃무릇의 영광 불갑사까지 접수하고 싶었으나 다음을 기약하며 아쉬움과 함께 각자 차에올랐다.
다음날인 목욜은 언니네 봉사가 있었다.
월1회의 활동이라 2회로 늘리고픈 욕심도 없잖아있으나 한번이지만 알차고 성심껏 준비하는게 낫겠다싶어 꾸준히 해오고있다.
대부분의 4~50대엔 사회 봉사에 참여하고픈 욕구를 느낄것이다.
방법을 몰라,대상을 찾지못해,많은 비용이 우려되어 실천에 옮기지못하는 경우가 있으리라본다.
어렵지않다.
신문에 나올만큼 거창하진않지만 작고 소박하나 우리를 필요로 하는곳은 많다고본다.
각자의 행동반경에 따라 주변을 돌아보는 여유와 상생의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나눔을 실천할수있다.
죽기전에 해야할 100가지를 선정한다면 그 중 봉사활동은 몇번째로 넣어야할지 잠시 생각을 해봐얄듯싶다.
모레 월요일은 환벽당에서 야외수업을 갖는다.그곳 또한 꽃무릇이 만발한곳으로서 얼마나 마음이 넉넉해지고 즐거울지 미소지으며 기다려진다.
첫댓글 마리아님에게 '양철북'얘기를 하니 어려운 영화인데..단칼에 베더라구요.예전에 티브이서 보았을 뿐 책은 안 읽었고.
영화를 보며 모든 행동 하나하나가 상징으로 보였어요.뭘 의미할까?다시 해설을 찾았지만,나치즘 이데올로기 위험성을 경고 소통의 단절을 의미한다는 양철북.오스카의 비명소리는 전쟁의 파괴성을,기존질서에 대한 반항등..언니글에서 본
갖가지 의미들은?.나도 예전엔 그저 주제만 알고 감상하며 즐겼는데,박미영님 말이 씨네 들어오면 많이 배운데요.작품성,예술성,오락성등 따지는 영화평론가 '이동진'후예가 되보려구요.꽃을 보았다가 아니라 온몸으로 즐긴 이야기들에 푸욱,봉사하며 스미는 삶의 보람..나도 즐거워요.
가끔 언니가 건망증에 시달린다 하셨는데,영화의 줄거리를 꿰뚫고 다시 의미를 가늠해보는 거나,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장면들을 회상하며 순간순간 해석하셨다는 즐거움이 배어나옵니다.언니 말대로 나치의 광기에 의한 질서의 파괴일까요..보는 내내 좀 울렁거리고,민망한 장면들에 불편하기도..오스카의 눈에 비친 혼란 증오의 모습들.난쟁이들 셋이 카페에 앉아 사회를 논하던 장면에서 그냥 웃음이 났고..용천사,자연의 모습들을 하나하나 섬세히 표현해주시어 그림보듯 풍경들이
다가오고,하하의 정신이 살맛나는 세상으로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실천하는 즐거움이 느껴집니다.작고 소박한 행복으로..
작가가 글을 발표하고 나면 이미 작가의 소유물이 아니다.독자는 글 속의 주인공이 되어 자기 연출을 해 볼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너, 임신했구나.진즉 말해주지 않고..." 임신을 하면 전혀 먹지도, 좋아하지도 않았던 음식을 찾는다. 홍어도 먹고싶고, 막걸리도 벌컥벌컥 마시고... 왜 의도하지도 예상하지도 않는 행동을 하는 걸까? 아직 뇌도 생기지 않는 애가 엄마를 철저히 통제하고 있는 것이다. 아기의 무엇이 그런 힘을 발휘하는 것일까? 이 영화가 난해하다 한 이유가 거기에 있다. 그건 이성 너머의 영역이다.
오스카 또한 태중에서 부터 지성을 다 갖추고 있는 아이다. 이성은 배움에 의해 충족되지만 배움전에 이미 갖추어져 있다면 그 건 원초적 지성, 흔히 요사이 영성이라고 하는 것이다. 적어도 작가는 그러한 제3의 눈으로 인간의 속성을 오스카라는 특이한 눈을 통해 보여주려 하고 있는 것이다. 태풍이 오면 저 바다 심연까지 한바탕 뒤엎어놓듯이 세계대전이라는 사건을 통해 인간의 감춰진 적나라한 모습을 속속 보여 주고 있다. 그 중 성욕은 가장 원초적 본능이고 에너지이지만 위험한 무기이기도 하다.거기에 도덕적 자를 대버리면 큰 흐름을 놓쳐버리고 만다. 그 주인공들의 연기가 다끝나니 양철북을 함께 넣어준 것이다.
역시 한올님-김경만샘-과거의 취산님..내가 살아가며 혹은 책을 읽으며 어려워지는 상황이 생기면 교수님과 한올샘 생각이 나요.아하~길을 제시해주시는 ..
한번도 가본적이 없는 용천사 꽃무릇 너무 가고 싶어는데 시간이 여의치 않아서 함께하지 못해서 서운하고 아쉽습니다.
그래도 글을 통해 간접적으로 즐거움,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어서 좋습니다. 다음에 시간내서 꼭 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