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걷기 명상 풍경입니다.
하늘은 맑고 푸르고 어린동무들은 삼삼오오 자신을 맘껏 드러내며 걷습니다.
준이는 집에서 만든 로봇 탈을 쓰고,
동생들은 빈 논을 길 삼아
형 따라 함께 걷습니다.
배움터에 들어서니 벌써 수업이 시작되었네요.
천지인동무들이 노라와 유천과 함께 풍물로 어우러지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번 주 쇠날에 있을 한가족 모임을 위한 막바지 연습인 듯 합니다.
아침열기를 마치고 할아버지와 함께 하는 마음공부시간입니다.
천지인, 마을인생동무, 청년들, 어른들.
할아버지 말씀에 귀를 쫑긋하고 눈을 바라보며 경청합니다.
먼저 9학년들에게 에세이 쓰는 것에 대한 격려의 말을 합니다.
'9학년이면 에세이를 쓸 때가 되었다. 자신의 삶을 한 번 되돌아 보는 것이며 앞으로 어떻게 살까 생각하게 된다.
잘 쓰려는 것보다는 정직하게 쓰자. 그러다보면 나와 관련된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래도 일단 써 보자. 그리고 발표하기 전에 그 사람한테 보여주고 의견을 구하자.
쓰는 것은 나를 위해서 쓰지만 발표는 그 사람을 배려해야 된다. '
그리고 '건강하게 사는 법'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건강'의 반대는 '병들다' 이다.
'병든 것'은 비정상이다. 넘치거나 모자란 것이다. 넘치는 것이나 모자라는 것이나 똑같다.
과유불급이다.
건강을 위해서 중요한 것은 '먹는 것'이다.
독있는 음식을 먹으면 건강을 해친다. 건강한 음식을 먹어야 한다.
밥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마음으로 먹는 것이다.
마음은 '생각을 먹는 것'이다. 좋은 것 보고 좋은 것 듣고, 나쁜 생각보다는 좋은 생각을 하자.
고개가 절로 끄덕거려집니다.
그렇게 사느냐는 내 몫입니다.
그렇게 살아지도록 애쓰며 잊지 않아야겠다는 마음이 일어납니다.
고맙습니다.
그 사이에 초등동무들은 노라와 유천과 사풍수업입니다.
준이가 할아버지 마음공부 시간에 들어옵니다.
잠시 앉아있다가 풍물수업한다고 다시 올라가네요.
빙그레 웃음이 나옵니다.
밥모심 시간에 냉이 된장국, 구워진 김과 달래장, 할머니가 담그신 동치미 무, 서준이 집표 메추리알, 학교 김치.
앞서 들었던 건강한 밥모심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서 더 정성스럽게 모셔지게 됩니다.
이것 또한 고맙습니다.
오늘부터 천지인은 연극 시작입니다.
천지교실에서 빙 둘러앉아 대본을 리딩합니다.
수업사진이 필요하여 찍으러 들어갔다가 아주아주 조심스럽게 나왔습니다.
아휴!
긴장감이 벌써부터 흐릅니다.
초등동무들은 예똘 수업입니다.
어린동무들이 예똘을 보자마자 안기며 오늘 수업에 대해 묻습니다.
함께 놀아주는 사람이 어른이든 또래이든 형이든 동생이든 상관없이 그냥 좋은 것이지요.
고맙습니다.
동생들은 집으로 돌아가고 마을인생, 어른들은 농사입니다.
마늘과 양파 밭에 거름으로 북을 주고 무를 뽑아 시래기와 닭밥으로 다듬어서 무는 비닐하우스에 저장했습니다.
오늘 새참은 한옥현선생님댁에서 바리바리 싸 오셨습니다.
찰밥에 토란대나물, 무로 만들어낸 각종 나물과 김치, 동그라미의 생선조림.
이러니 잿밥에 더 관심이 가져지네요.
한 해 농사 잘 마무리되어간다고 주신 특별식입니다.
고맙습니다.
뒷정리를 마치고 하늘을 올려보니 반달이 되어가는 달빛이 온 세상을 비추고 있습니다.
잘 살았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는 사랑어린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