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후의 만찬
주님, 우리들은 미사 때마다 최후의 만찬에서 하신 주님의 말씀을 그대로 외우고 있습니다. 주님께서 빵을 드시고 축복하신 후 제자들에게 “받아라, 이것은 나의 몸이다” 하시고 잔을 들어 감사의 기도를 올리신 후 “받아 마셔라, 이것은 나의 피다. 죄를 용서하려고 많은 사람을 위해서 내가 흘리는 계약의 피다”라는 말씀으로 성체(聖體)를 세우신 말씀을 항상 되새기고 있습니다.
주님, 그런 의미에서 우리들은 미사 때마다 주님과 더불어 최후의 만찬에 참석하고 있는 셈입니다. 주님과의 신성한 계약을 맺는 이 극적인 장면을 르네상스 시대의 천재 화가였던 이탈리아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46세의 나이에 산타마리아 델 그라체 성당에 벽화를 완성시켰습니다. 이름하여 <최후의 만찬>. 르네상스 시대의 대표적 걸작품인 이 벽화를 그릴 때 다빈치에게는 유명한 일화가 있었습니다.
주님을 가운데로 하고 열두 제자가 양 옆에 앉아 있는 모습을 그린 다빈치는 주님의 얼굴과 배반자인 가리옷 사람 유다의 얼굴만은 쉽게 떠올릴 수가 없었습니다. 고심 끝에 밀라노에서 가장 선하고 신앙심이 깊다는 사람을 불러오게 하였습니다. 그의 얼굴을 본 순간, 다빈치는 곧 주님의 형상을 떠올릴 수가 있었습니다. 그 사람의 얼굴을 모델로 하여 다빈치는 주님의 얼굴을 완성하였습니다. 그러고 나서 화가는 차례차례 제자들의 모습을 완성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러는 동안 수년이 흘렀으며 마지막으로 악의 상징인 가리옷 사람 유다의 얼굴만 남게 되었습니다. 유다의 모습을 상상할 수 없었던 화가는 할 수 없이 이번에는 가장 흉악한 살인범을 불러와 그 모습을 모델로 하여 <최후의 만찬>을 완성했습니다.
1498년 마침내 <최후의 만찬> 벽화가 완성되었을 때 감옥으로 끌려가는 유다의 모델이었던 살인범은 울면서 말하였습니다.
“저를 모르시겠습니까?”
다빈치가 모르겠다고 대답하자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선생님, 저는 몇 년 전 선생님이 주님의 모습을 그리실 때 모델로 삼으셨던 바로 그 사람입니다.”
주님, 내 몸속에서도 주님을 닮은 모습과 은전 서른 닢에 주님을 팔아넘긴 배반자 유다의 피와 함께 흐르고 있나이다. 내 몸속에 들어있는 주님과 또 하나의 유다, 이처럼 모순 덩어리인 우리들은 주님이 흘리신 계약의 피로써 구원하여 주소서.
첫댓글 "모순 덩어리인 우리들을
주님이 흘리신 계약의 피로써 구원하여 주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