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석제환인(釋帝桓因)이 세존이 계신 처소로 찾아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머물고 있다가 세존께 아뢰었다.
"어떻게 해야 비구가 애욕(愛欲)을 끊고 마음의 해탈을 얻어 마침내
최후의 안온(安穩)한 곳(열반)에 이르러 아무 걱정이 없이
천상(天上)과 인간(人間)의 공경을 받게 되겠습니까?"
그 때 세존께서 석제환인에게 말씀하셨다.
"구익(拘翼: 석제환인의 별명)이여,
만일 어떤 비구가 공(空)에 대한 법을 듣고,
아무 것도 소유할 게 없다는 것을 이해한다면,
일체의 법을 깨달아서 사실 그대로 알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몸이 느껴 아는 괴롭고 즐거운 법도,
또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법도,
모두 무상하여 결국에는 공으로 돌아간다고 이 몸에 대하여 관찰한다.
저들은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법의 변함을 관찰한 뒤에는
곧 어떤 생각도 일으키지 않는다.
이미 아무 생각이 없으므로 두려움이 없어지고,
두려움이 없어지면 곧 반열반하게 된다.
그리하여 '나고 죽음은 이미 다하고 범행(梵行)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고 사실 그대로 안다.
석제환인이여,
이것이 이른바 '비구가 애욕을 끊고 마음의 해탈을 얻어 마침내
구경(究竟)의 경지인 안온한 곳에 이르러
아무 걱정이 없이 천상과 인간의 공경을 받는다'는 것이니라."
그 때 석제환인은 세존 발에 예배한 뒤 세 바퀴를 돌고 물러갔다. (중략)
증일아함경 제10권 권청품 [ 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