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신기한 뉴스로 나들이 길을 잠시 멈칫 거린다.
양주 한병 낙찰가 약35억이라는 소식에 아연 실색하여, 보지도 못하고 들은 이름 몇자 위스키에 취하여 몸 조짐이 발이 꼬여 휘청 되고 있다.
양주 진열장에 고이 진열하여 아껴 온 발렌타인 30년산과 로얄샬롯 38년, 블로우 라벨 조니워카가 이탈리아 팝 아티스트 라벨이 붙은 12병 중 한병인 싱글모토 위스키인 맥캘란 1926년 소식에 밀려 빛을 잃고 초라하게 보인다.
42명을 태운 뻐스는 아침 고요를 가름질 하고 보은 속리산면을 질주하고 있지만, 35억 경매 물건인 맥캘란이 계속 목을 넘어 들어오는 향 기분으로 몽롱하게 취하여 속리산 대형 주차장에 이른다.
어제 날씨와 사뭇 다른 따뜻한 가을 날씨와 바람 한 점없는 침묵이 오늘의 산객을 맞이한다.
일주문 지나 세조 숲길의 나뭇잎이 온난화 기후로 인하여 아름다운 붉은 단풍 대신 파란 잎으로 수분을 증발하고, 나무 가지 걸치는 짖궂은 십일월 바람으로 찌그러 드는 몸살 모습이 미래가 엿보인다.
아름답던 이 강산의 단풍 놀이 마져 삭막하게 만드는 자연 재앙을 우리 스스로 만들어 가고, 방치하고 있다는 사실을 각자 인식 할 필요가 있다.
계곡 따라 흐르는 물 소리는 여전히
덜 피웠던 일흔 나이의 꽃을 피워, 청년기 마음으로 회귀시키고 있다.
목욕소의 맑은 물 웅덩이를 지나 남한강과 금강. 낙동강 물 줄기를 만들어 간다는 세심정에 들어서 오랜 세월 소리 간직한 돌절구 방아질을 연상하며, 구봉을 두루 등정치 못하고 발걸음을 돌려야 하는 아쉬움을 남긴다.
일부 발 빠른 인원 몇은 정상을 향해 출발하고, 일부는 빼어난 운치에 위치한 상환암을 향하여 떠나는 두 부류를 격려하고, 유네스코 등재된 산지승원의 하나인 법주사를 향한다.
유네스코 등재 산지승원은 통도사. 부석사. 봉정사. 법주사. 마곡사. 선암사. 대흥사가 있으며, 속리산 아홉 봉우리를 지키고 서 있는 금동미륵불상이 온화한 모습으로 멀리서 부터 맞이하고 있다.
1,460년 고찰내 쌍사자석등과 대웅전을 돌아본 추억으로 11월 정기 산행을 마무리하는 하반기를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