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style="text-align: left;">제목<br>제석사 산다화<br> 석연경<br><br> <br>외로움은 구름으로 떠다니며 <br>꿈 속 바다를 부르다 물거품으로 사라지고 <br>깊은 고독은 텅 빈 우주를 응시하다 <br>신의 환한 뒷모습을 본다 <br>외로움과 고독이 파도치는 세계 <br>때로는 언 몸으로 눈보라치는 절벽에 <br>홀로 있는 순간이 있다 <br><br>산다화 붉은 꽃향기 따라 <br>몇 구비 돌면 제석천帝釋天이 있다<br>산문 밖 외로움은 <br>뜨거운 차 한 잔에 녹아 사라지는 <br>구름 같은 것 <br>뒤돌아보면 세상 모든 길은 <br>허공으로 흩어지고<br>자아라는 고요한 집한 채<br>선정에 든다 <br> <br>환한 보름달도 무수한 별도 <br>어둔 밤 밝히느라 <br>저마다의 자리에서 고통을 빚고 <br>용맹정진 맑은 빛이 되어 <br>청명한 새벽을 연다 <br><br>죽으려고 사는 사람들 <br>어쩌지 못해 사는 사람들<br>살아보려고 죽어가는 사람들 <br>어디서부터 여기까지 왔는지<br>무엇 때문에 여기까지 왔는지<br>세상은 무덤 위에 피어 있는 꽃<br>현자들도 세간과 출세간을 오가고<br><br>아직 흐릿한 고통의 불빛 깜박대는 <br>세상 물기 어린 둥지 보살피느라 <br>옴 마니 반메 훔 <br>요가 호흡이 우주와 한 몸이 된다 <br>별빛 선연한 하늘 아래<br>니르바나 꽃이 핀다 <br><br>삶과 죽음을 넘어<br>외로움과 고독을 넘어 <br>삶은 서로에게 <br>거름과 꽃과 열매가 되어주는 일이라서 <br>제석사 산다화는 눈보라 속에서도 <br>찬란하고도 붉게 피어있다</p><p style="text-align: lef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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