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매섭게 붑니다.
우리 동무들의 복장이 조금 달라졌지요?
중무장 패션이네요. 오늘은.
햇님이 하늘 가운데 오시기 전 그늘은 정말 춥네요.
손끝만 닿아도 쨍~ 하고 깨어질 듯 청명한 하늘을 이고 오늘도 부지런히 걸었습니다.
요즘 감기가 대유행이라는 뉴스를 들었는데, 우리 동무들도 간간히 앓이를 하지만 날마다 걸었던 덕분인지 올해 초에 비해 많이 건강해진 것을 느낍니다.
또 서너명 걷던 길을 천지인, 마을인생, 초등 동무들, 개들 모두 걸으니 덜 추운것도 같아요.
오전엔 초등 동무들은 민들레, 후마, 신난다와 수업을 하고,
천지인 동무들은 연극연습을 했어요.
별주부전 배우들이 세부적 동선을 연습하고 있다지요.
40쪽 분량이라 읽기만 해도 1시간 30분 남짓 걸린다고 하는데, 이 대본 작업을 9학년들이 직접 했다합니다.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연극 선생님께서 말씀해주시네요.
그리고 점심 밥모심으로 돼지국밥을 먹었어요.
수고하고 있는 천지인들의 요청이 들어있는 식단이라지요.
동생들도 덕분에 잘 얻어먹었습니다.
이번 주 연극 연습으로 수고한다고 특별 귀가시간이 주어졌다 하니 몇몇 동무들은 춤세레모니도 하네요.
늘 밥모심 전에 미리 불을 때주는 천사들 덕분에도 즐거운 밥모심을 하고 있어요.
모두 모두 고맙습니다.
오후에는 초등, 천지인 연극 연습과 민들레, 고슴도치 수업이 이어졌구요.
청년들 영화 제작을 위한 짦은 만남도 이루어졌네요.
9학년 에세이 만남도 틈이 생기면 가지고 있구요.
3시 이후로는 연극 스텝 첫 모임이 진행되었습니다.
배움지기, 어머니 교사들이 함께 모여 연극 선생님 말씀을 통해 흐름을 파악하고 일정을 조율하고 소품 준비를 위한 시간이었네요.
한해 마무리 연극의 별미는 사랑어린 가족들 누구나 손과 마음을 보탤 수 있는 것을 모아서 꽃을 피우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차곡차곡, 하루하루 살아온 한해의 매듭을 이 손, 저 손, 고사리 손, 할머니 손, 고무 장갑낀 손, 기도하는 손... 등등이 어울어져 한편의 연극으로 무대에서, 관람석에서, 공양간에서, 교실에서 펼쳐집니다.
이번 별주부전도 그렇게 천천히, 한걸음씩 걸어갈 수 있도록 마음모아 주시길요.
몇날 날이 많이 차다고 들었습니다.
몸과 마음이 아픈 벗들을 위해 두손 모을 수 있는 시간이길 염원합니다.
감기도 조심 하시구요.
고맙습니다.
우리는 사랑어린 사람입니다.
* 맨 아래 사진은 테라코야(지구의 아이) 동무들께서 주시고 간 편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