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를 타면 고요해진다

[안준철]

기차를 타면 고요해진다
 
완행열차 타고 순천 간다
한참을 달려 온 것 같은데
창밖을 보니 임실 지나 오수 역이다
남원 곡성 구례구 지나 순천까지
고요할 시간이 많이 남았다
기차는 나를 고요하게 한다
그리운 이들에게 가는 길이지만
이대로 시간이 멈춰도 좋겠다
낮의 길이가 짧아진 초겨울
하오 네 시의 풍경이 고즈넉하다
내 마음과는 상관없이 기차는 달린다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나를 데려간다
이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기차를 타면 나는 고요해진다
기차가 열심히 달려주니
나는 고요해도 된다

[김준한]

남은 여정 고요하게.... 스쳐가는 풍경에 집착하지 않고....... 참 아이러니 하죠 마음에 여유 없이 바삐 사는 사람들은 고요한 여정일까요 시끄러운 여정일까요? 기차를 타고 고요하게 많은 생각들을 한다면 그건 마음이 고요하지 않은 것일 텐데 마음이 무지 시끄러울 텐데...... 성찰없이 바삐 사는 사람들의 마음이 고요한걸지도 모르것네요^^
시 한 편 완성하려면 내 마음은 고요하지 않고 티격태격 치열합니다^^ 바삐 부지런히 사는게 치열한게 아닌데.... 성찰하고 마음이 늘 사랑하고 용서하고 반성하고 아름다우려고 노력하는게 치열한 건데..... 욕망을 채우려고 바삐 움직이는게 치열한 게 아닌데 욕망을 버리려고 애 쓰는게 치열한 건데......

[안준철]

나는 즐겁게 시를 쓸란다. 세상 즐거운 일만 쫒아가겠다는 뜻은 아니다. 창작의 고통은 당연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도 고요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