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과 도서관에 있는 히터 3대를 차에 실었다.
오늘부터 순천판에서 연극연습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설치하고 바로 틀어놓았다. 10시부터 시작하는데 조금이라도 따뜻하게 데워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교실에 들어서니 9학년은 신난다와 막바지 에세이 작업중이다.
석영이와 경원이는 탈고를 했고, 은지와 설린이는 아직도 써내려가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동무들의 표정이 한결 편안하고 차분해 진 것 같다.
몰려 있던 일들이 하나씩 마무리 되어가니
차츰 마음도 편안해지나 보다.
잠시 향공양하고 돌아오니 교실에 이상직선생님 혼자 책상 앞에 앉아 계신다. 10시 10분쯤.
동무들이 순천판에서 기다린다고 하니 부리나케 자리를 뜨신다.
2주 동안 연극연습장 이었던 교실에 혼자 남으니 좋다.
그 동안 유목민처럼 이곳저곳 떠돌아 다니던 지난 날의 한스러움이 느껴진다.
그저께 도착한 사진을 꺼냈다. 네 동무들의 졸업앨범이다. 오늘부터 하나씩 만들 생각이다.
오전과 오후 2개를 완성했다. 예상보다 많이 소요되었다. 그래도 참 흐뭇하고 보람되다.
1학년 때부터 모습을 보니 동무들의 성장과정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웃으며 만들었다.
아침을 걸렀더니 배가 주렸다. 냉이된장국이 얼큰하니 시원하다. 묵은김치도 맛을 더 한다.
두 그릇 먹고 나니 12시 35분.
40분에 풍경소리방에서 청년동무(승희, 지영, 일평, 남현)들이 준비하고 있는 단편영화에 캐스팅되어
짧은 만남을 가졌다. 내일이 촬영날이라 영화의 대략적인 컨셉을 들었다. 살짝 긴장되고 부담스럽긴 하지만,
동무들이 의기투합하여 만드는 일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자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는다.
지금부터 내 역에 몰입에 들어간다. 얍!!
오후에도 앨범 만드는 작업했다. 하나 만드는데 2시간 정도 걸린다.
잠시 쉬었다가 일꾼 마무리 모임에 참석하고 이어서 바로 배움지기 살림모임.
학기 마무리라 이것저것 일들이 몰려 있다. 김장, 연극, 매듭짓고 떠나는 날, 새식구 모심 등등.
정신 바짝 잘 차려야 할 것 같다.
6시 40분. 마치고 나오는데 마침 저녁밥모심을 마친 동무들을 작은집에 데려다 주었다.
은지와 설린이는 에세이 쓴다며 교실에 남는단다. 2층 교실이 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