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럭쌓기
박경임
하늘 가까이 닿고 싶어
123층 타워에 올랐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니
발아래는
블럭으로 만든 장난감 세상이다
손을 뻗어
아파트 한 동쯤 내게로 옮겨도 될 듯하다
자동차는 정체된 거리에서
충혈된 눈을 깜빡인다.
먹이를 찾는 개미처럼 사람들은
도시의 지하로 사라지기도 한다.
높이 오르니 세상은 작아져서
그 작게 꼬물거리는 것들에 미소가 지어진다.
내가 갖고 싶은 블럭을 찾아 저곳에서
울고 웃던 시간이 허허롭다.
어린아이의 행동을 읽어내는 어른처럼
높은 곳에서 내려다본 세상은
참 쉬워 보였다
포장마차
박경임
오늘 하루 땀에 절은 몸을 끌고
우리 술이 있는 곳으로 가자
살아내느라 메마른 가슴을
한 잔의 술로 적셔보자
홀로 술잔을 기울이는 젊은 남자의
날카로운 콧날이 서글프고
들어주는 이없는
중년 사내의 너스레는
꼼장어 굽는 연기 속으로 사라져 간다
타인의 허물도 내 아집도 용서하며
그대와 나
가장 밑바닥 가슴에 잔을 채우자
남폿불 심지를 낮추어
술잔에 떨어지는
내 눈물이 보이지 않기를 바라며
우리 술이 있는 곳에서 인생을 이야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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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럭쌓기 외 1편
이복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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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1
23.02.11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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