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대가리전
순천 아랫장에 장모님이 좋아하시는
명태대가리전은 없었다.
명태머리전은 있었지만 장모님은 분명
명태대가리전이라고 말씀하셨다.
아랫장날 그걸 먹으러 가자고 하셨다.
딸들이 안 가겠다고 하면
나랑 둘이서 다녀오자고 하셨다.
기차를 타고 둘이서만 순천 아랫장에 가서
명태대가리전을 먹고 오자고 하셨다.
오늘이 바로 그 날이다.
“아주머니 명태대가리전 되나요?”
“예, 거기 앉으세요.”
잠시 후에 아주머니는 메뉴판에도 없는
명태대가리전을 내 앞에 갔다 놓았는데
어라, 장모님 깡마른 볼따구처럼이나 살점도 없고
먹는 것보다는 뱉어내는 것이 더 많았다.
그래도 먹다 보니 은근 개미가 있고
질리지 않는 요상한 맛이 있어
눈을 감아가며 아주 맛있게 잘 먹었다.
그걸 다 보고 있었는지 계산할 때
아주머니가 흐믓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맛있게 먹어줘서 고맙다고 했다.
나는 돌아서려다 말고
“장모님이 명태대가리전을 좋아하시거든요.
오늘 같이 오기로 했는데...”
끝내는 말꼬리를 흐리고 말았다.
카페 게시글
시, 동시방
명태대가리전
안준철
추천 0
조회 200
24.06.08 10:23
댓글 2
다음검색
첫댓글 저는 육전하고 김치전하고 굴전 주세요...... 근데 육전이 7000원? 헉 너무 그저인데요 저거 세게 다 해도 이만원이 안 되네 와 대박입니다
돈 좀 벌었나보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