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후 심근경색 위험 증가
지진이 일어났을 경우, 심근경색의 발생확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학교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사업단)은 지난 달 17일, 지진과 같은 재난 이후 건강관리에 대해 일본, 미국 사례와 연구를 간접적으로 조사한 결과, 일본에서는 재난 후 심근경색의 증가가 뚜렷했다고 밝혔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반경 50km 내에서 급성심근경색 발생률이 34% 증가했고, 1995년 한신 아와지 대지진의 경우 급성심근경색이 57% 증가했다고 사업단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10월 30일 배우 故 김주혁이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확실한 사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대부분의 여론은 ‘심근경색’으로 추측했다. 부검결과 ‘즉사 가능할 정도의 심각한 두부손상’이라는 소견이 나왔지만, 심근경색이 그만큼 익숙한 병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실제로 통계청에서 발표한 우리나라 사망원인통계 자료에 따르면 급성 심근경색 등을 포함한 순환계통의 질환으로 사망한 인구가 두 번째로 많았다.
심장은 관상동맥이라는 3가닥의 혈관을 통해서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 받는데 관상동맥에 이상이 생겨 막히는 경우, 심장으로 전달되는 산소와 영양분이 급격하게 줄어 심장 근육이 손상되는데 이것을 심근경색증이라고 한다. 사망률도 높을뿐더러 갑작스럽게 실신 또는 심장마비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위험인자로 포함된 고령자, 흡연자, 고혈압 또는 당뇨병을 앓고 있는 사람으로서는 항상 대비해야한다.
지난 달 15일 포항시에서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으로 인해 91명의 크고 작은 부상자가 발생했다. 보통 지진과 같은 재난에는 골절이나 외상 같은 부상을 당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사업단은 이번 연구 결과로 외상뿐만 아니라 포항 지진 후 만성질환자의 건강관리에 신경써야한다고 밝혔다. 사업단 사업담당의 신상도 교수는 “심근경색은 특히 지진 후 발생률이 높아지는 한 달 동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심근경색은 진도가 높을수록 발생률이 증가한다고 알려져 지진을 크게 느낀 사람일수록 더욱 주의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심근경색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매일 30~40분씩 운동하고 금연하는 생활습관이 필요하며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는 식습관 역시 중요하다. 또한 만성질환자는 약을 다 먹기 전 의료기관에 방문해 약물 복용이 중단되지 않도록 항상 신경 쓸 필요가 있다고 사업단에서는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