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입니다.
누구는 좋아서 방방 뛰고
누구는 풀이 죽어 개학을 다음주로 연기하자고 합니다.
그 누구가 누구게요?
앞에는 부모님들이고 뒤에는 어린동무들이네요.
그렇게 시끌벅적하게 사랑어린동무들이 만나서 인사를 나누고 함께 바닷길을 걷습니다.
관율이는 보자마자 자신의 교통카드를 디밀며 '내 것 교통카드다' 하며 자랑합니다.
그럴만도 한 것이 7세였던 작년에 버스를 그냥 탔다가 버스기사님에게 여러번 잔소리를 들었거든요. 이제는 당당하게 내 버스카드 찍고 탑니다.
삼삼오오 짝을 지어 가는 뒷모습에서 '많이 컸네'가 느껴집니다.
할머니가 마중나와 계십니다.
어린동무들을 보더니 입을 다물지 못하시네요.
"이렇게도 많아?"
"이렇게 컸어?"
"네~~~ "
교실에 들어와서 자신의 자리에 앉습니다.
신입생인 마음이와 사랑이를 위해 자기 자신을 소개 합니다.
목소리도 크고 자세도 바릅니다.
유화는 자기 꿈이 '자기가 많아지는 것'이라고 하네요.
다들 고개를 갸웃갸웃.
하하하하하
신난다가족은 멀찍이 떨어진 천지인 교실에서 하루를 엽니다.
그래서 너희들은 어떻게 보냈니? 하고 물으니 머리를 곱게 다듬고 온 선민이가 말합니다.
신난다 이야기 듣고, 청소구역도 정하고 밥선생님도 정하고......
개학이 맞네요.
민들레가족은 밥모심을 어떻게 하는지를 알기 위해 공양간에 갔습니다. 이 또래의 아이들에게 말로 설명하는 것이 더 어렵죠? 몸으로 보여줘야지요.
해리와 할머니가 우리를 위해 점심을 준비해 주고 계시네요.
"여기는 신을 모시는 곳이야, 신을 어떻게 모시는지는 제사를 지내는 것을 보면 알지. 얼마나 정성스럽게 상을 차리고 올리고 드시는지...."
"내가 신이야. 각자가 신이야."
"이곳에서는 신인 나를 위해 밥모심을 하는 곳이야. 정성스럽게 나를 모시는 곳이야. 까불까불모시면 내가 까불까불이가 되고 내가 허겁지겁 모시면 허겁지겁 신이 되고 내가 소중하게 모시면 소중한 내가 되는...."
그리고 설거지를 어떻게 하는지를 배웁니다.
밥모심 시간입니다.
나 자신부터 오늘 했던 이야기를 떠올리며 밥모심을 하려합니다.
고맙게 잘 모셨습니다.
신난다가족은 민들레가족 밥모심이 마무리된 후에 들어옵니다.
다들 한껏 부풀어 있네요. 동생과 형이 어우려지는 모습입니다.
오후 시작 종이 울리고 다시 교실로 들어옵니다.
질서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나누고 청소구역을 정합니다. 교실청소는 여자동무들과 관율이, 복도 청소는 대부분 남자 동무들, 태율이와 민들레는 깍두기.
청소를 해 봅니다. 야무진 손들이 보이네요.
간식을 먹고 동무들은 집으로 돌아가고 일꾼들은 올 해 첫 농사를 시작합니다.
한옥현 선생님은 일찍 오셔서 밭을 둘러보고 도서관도 둘러보고....
일꾼들이 적다고 월요일에 오는 모든 어른동무들은 다 농사를 짓는데 손을 보태라고 명을 내리십니다.
넵!
그러고보니 오늘은 일꾼들이 적네요. 다행히 집을 청소하러 온 행복이가 손을 보태 그나마 다행이다 싶습니다.
감자를 심으러하니 밭이 질척거려 대신 풀을 뽑고 다음 주에 감자를 심자 하십니다.
그것도 좋지요.
풀 뽑고 배추를 적당히 뽑아 닭장 앞에 놓고 마무리 합니다.
별 탈 없이 개학하는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는 사랑어린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