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님 내외분과 함께 어린동무들을 맞이하러 길을 나섭니다.
어제보다 훨씬 부드러워진 바람으로 얌전한 하루를 맞이합니다.
여기저기 꽃망울 가득 매달린 나무들이 속삭이듯 한들한들합니다.
땅에서는 생명의 기운들이 솟아나고 푸르름이 느껴집니다.
함께 걸어서 배움터로 들어옵니다.
아침열기에 앞서, 걷고 들어오면 해야 할 일들을 챙깁니다.
옷은 벗어 옷걸이에, 가방은 의자 뒤에, 실내화는 찾아서 발에 신습니다.
밥선생님은 밥을 짓고 교실에 들어섭니다.
하루를 엽니다.
노래도 부르고 시도 읊고 마음도 모읍니다.
오늘은 함께 어울려 노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스라엘의 갈릴리해와 서해를 이야기 삼아 내가 받은 것을 내어 놓으면 생명으로 가는 길이고 내가 받은 것을 내놓지 않으면 죽음으로 가는 길이라는 것을 이야기로 듣습니다.
우리 모두 먹었으면 내놓아야 살아지듯이 그렇게 살아보자 합니다.
그리고 올 한 해 동무들과 어떻게 어울려 놀 것인지에 대해 다짐을 합니다.
밥모심 시간입니다.
후마가 오셨네요. 반갑게 서로 인사하며 묻습니다.
후마는 나무를 정리하러 오셨다고 하네요.
그래요. 후마의 따듯한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고맙습니다.
푸른솔은 태율이와 공양간을 따듯하게 데피고 해리는 맛있는 카레를 준비하고 보리밥은 뒷설거지를 하고 할머니는 오래된 호박을 다듬으십니다. 날마다 공양간에는 이렇게 천사들이 오시네요.
고마운 마음으로 잘 모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얌전한 날씨 덕으로 어린동무들이 해바라기를 하며 힘껏 놉니다.
뱅뱅이와 그네는 늘 어린동무들의 좋은 놀이감이지요.
천지인동무들도 끼어서 놉니다.
신난다가족의 밥모심이 끝나는 시간에는 운동장이 더욱 시끌벅적합니다.
나이와 상관없이 운동장에서는 달리고 잡고 매달리고......
9학년 민재가 관율이를 잡으러 땀을 흘리고 8학년 선민이는 3학년 마음이를 잡으려다가 얼음에 걸리고 태율이는 한가운데서 빙빙 돌고 도율이는 준이를 봐주고....
오후 수업 종을 울리려다가 함께 어울려 노는 모습이 너무도 예뻐서 잠시 멈추어 바라봅니다.
모두가 빛입니다.
오후에는 시간표를 그리고 밥선생님 모둠도 적어서 교실벽에 부쳐놓습니다.
그리고 올 한 해 다짐을 써 봅니다.
예쁜 빛칠하기 종이에 빛이 되어 빛으로 살아가기를 마음모읍니다.
수업은 끝났으나 피아노모임이 있는 날입니다.
새로운 동무들인 마음이와 사랑이도 피아노모임에 합류합니다.
유천과 자운이 애써 주십니다.
고맙습니다.
이렇게 하루를 마무리하고 배움지기.일꾼들은 4시에 모여 하루마무리를 합니다.
그리고 학교배움지기들은 어제 미뤄둔 살림이야기를 하겠네요.
오늘 하루도 이렇게 마무리합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는 사랑어린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