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부터 상율이, 민재, 재민이, 도율이가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네요.
이른 6시에 일어나 운동을 하고싶다고 하더니 어제에 이어 오늘도 새벽 축구를 합니다.
어린동무들을 마중하러 가는 길에 하늘이 낮게 내려 앉습니다.
그러더니 따듯한 기운으로 비님이 오십니다.
우산이 있는 동무들은 우산을 쓰고 우산이 없는 동무들은 모자를 쓰고 그렇게 걸어서 배움터로 들어섭니다.
오늘은 나는 왜 학교에 오지?에 대한 질문을 합니다.
가슴에 손을 얹고 물어보니 다들 함께 어울려 놀고 싶어서 온다고 하네요.
그래요. 아마도 이 배움터는 함께 어울려 놀기 위해서 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요. 어린동무들도 마찬가지네요.
모두가 함께 내 중심이 아닌 서로를 배려하면서 규칙도 잘 지키며 놀다보면 어느새 우리는 훌쩍 성숙해 있겠네요.
함께 어울려 놀아봅니다.
아뿔샤! 준이에게 업힌 유화가 그만 넘어지네요.
다들 유화에게 괜찮냐고 물어보면서 걱정어린 모습을 합니다.
유화도 울다가 웃다가 하면서 잘 견뎌봅니다.
참 고마운 일이네요.
놀다가 어떤 일들이 일어났을 때 이렇게 함께 힘을 모아 방법을 찾아보면 네 탓 하지 않고, 참 살만한 세상이겠다 싶습니다.
밥모심 시간에 얀이가 보이네요.
엄마랑 함께 수줍게 밥모심을 합니다.
오늘은 할머니가 닭장에서 꺼낸 달걀로 온 식구가 먹을 팽이부침개를 만들어주십니다. 서울로 가야하는 분주한 날인데도 마음을 내서 만들어주시네요. 해리는 학교된장이 짜서 집에서 가져온 된장을 섞어서 배추된장국을 만들어 주시고 오하이오는 집에서 만든 반찬을 배달해주시고 동그라미는 오후에 태율이랑 지내기 위해 시간을 내서 함께 하시고 보리밥은 뒷정리를 도와주십니다.
오늘도 우리에게 온 천사들입니다. 모두들 고맙습니다.
비가 와서 동무들이 실내에서 놉니다. 살림방이며 도서관이 우당탕 합니다.
내일 빛오름식을 준비하기 위해 살림방을 정리하고 여자동무들은 칠판에 그림을 그립니다.
언니와 동생이 서로서로 그리고 비켜나고 그리고 비켜나면서 마무리합니다.
오후 징이 울리자 모두들 도서관으로 모입니다.
마을.숲.배움의 한 자리인 '이야기.밥' 을 홍보하기 위해서 입니다.
처음에는 뿌르퉁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듣더니 '내 이름은 자가주' 라는 커다란 그림책이 등장하고 보리밥이 한 장 한 장 읽어가니 모두 까르르 까르르 하며 보고있네요.
홍보를 하였으니 효과가 있을까요?
다시 교실로 돌아와서 빛오름식에 발표할 것들을 연습해봅니다.
날씨가 궂어서 인지 어린동무들의 목소리와 행동이 더 커지네요.
겨우 겨우 한 번의 연습을 해 봅니다.
다행입니다.
이후 고구마 간식을 먹고 청소를 하고 마무리를 하며
비님 오시는 날에 집으로 돌아갑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는 사랑어린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