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자 -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 나는 삶에 대해 자 모릅니다. 왜 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나 김혜자는 모두의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잘살고 있는데, 왜 지구의 어느 곳에서는 아이들이 8백 원짜리 항생제 하나가 없어서 장님이 되어야 하고, 말라리아에 걸려 누워 있는 아빠의 배 위에서 갓난아이가 굷어 죽어가야 하는지를 잘 모르겠습니다. 내 머리로는 이 엄청난 불평등을 이해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내가 믿는 신은 왜 그것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걸까요?
* 식민지 국가들이 독립을 위해 싸우기 시작하자, 강대국들은 자기들끼리 나눈 경계선에 따라 아프리카 국가들을 독립시켰습니다. 그 경계선 안에 사는 흑인들이 사실은 문화와 역사가 전혀 다른 부족들이라는 사실을 무시한 것입니다. 유럽인들의 눈에는 얼굴이 새카만 흑인들이 다 똑같아 보였지만, 그들 중에는 오랜 세월 동안 적대적으로 살아온 부족들도 있었습니다. 이들을 임의대로 한 나라 안에 묶어놓자, 권력을 차지하려는 부족의 지도자들 사이에 다툼이 끊이지 않게 된 것입니다. 그것의 주된 희생자들은 아무 죄 없는 평범하고 가난한 사람들이었습니다.
* 모든 여성이 갖고 싶어하는 최고의 보석 다이아몬드는 이처럼 아프리카 사람들의 피와 눈물의 결정체입니다. 아프리카를 다니면서 다이아몬드가 모든 대학살의 주범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서부터 나는 다이아몬드가 대단히 슬픈 보석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부터 도저히 다이아몬드를 몸에 지니고 다닐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누구라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그것에는 그곳 아이들과 여성들의 피가 묻어 있기 때문입니다.
* 어느 인도인이 한 말입니다.
" 만일 누군가 길에서 화살에 맞은 사람을 발견한다면, 그는 화살이 어느 방향에서 날아왔는지, 화살대를 무슨 나무로 만들었는지, 화살촉은 무슨 금속인지, 또 화살 맞은 사람이 무슨 계급인지 묻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 질문을 퍼붓는 대신 그는 서둘러 화살을 빼주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의 쇼입니다. 내 눈에는 저런 것들이 다 슬프게 보입니다. 산다는 것이 너무 힘들고 슬프니까, 또 외로우니까, 저런 식으로 몸부림치는 것만 같습니다.
* 지구상의 60퍼센트의 회사와 공장들이 여성의 육체와 여성의 아름다움을 위한 물건들을 만들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한편에선 하루에 3만 5천 명의 아이들이 굶주림으로 죽어가고 잇습니다. 단 하루만이 아니라,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날마다 3만 5천 명의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 어느 책에서 읽은 것처럼 세상 사람들에게 내 눈을 빌려주고 싶습니다. 이 고통받는 아이들을 보라고. 세상 사람들에게 내 두 팔을 빌려주고 싶습니다. 이 아이들을 꼭 껴안아주라고.
* 비행기가 활주로를 달리다가 막 공중으로 뜨는 순간을 나는 참 좋아합니다. 아래 있는 것들이 점점 작아지면서, 저 작은 것들 속에서 내 머리가 그렇게도 복잡했던가 하는 깨달음이 들고, 나를 힘들게 하던 것들이 한낱 우스운 일들로 여겨집니다. 손바닥만 한 비행기 창문으로 아래를 내려다보면서 내 마음은 들뜨고 심술궂어지기까지 합니다. "나는 간다. 이 무산 우주 속으로! 너희들은 여기서 실컷 골치 아프게 살아라!"
* 영문을 모르고 따라간 아프리카 여행에서 나는 한 가지를 배웠습니다. 산다는 것은 얼마나 치열하고 힘든 것인가. 내게 주어진 한 순간 한 순간들을 무의미하게 흘러가게 할 수는 없다는 것을 내 몸이, 내 마음이 느끼고 돌아왔습니다.
* 난민촌의 구호요원들은 누구를 먼저 치료해야 하나를 결정하기보다 누가 너무 영양실조가 심해서 포기해야 하나를 결정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도 또다시 전쟁을 일으키는 인간들이 그들의 보잘것없는 생존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 인도의 마더 테레사 본부 벽에 붙어 있는 글 - 사람들은 때로 믿을 수 없고, 자기중심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용서하라. 당신이 친절을 베풀면 사람들은 당신에게 숨은 의도가 있다고 비난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절하라. 오늘 당신이 하는 일이 내일이면 잊혀질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일을 하라. 가장 위대한 생각을 갖고 있는 가장 위대한 사람일지라도 가장 작은 생각을 갖고 있는 가장 작은 사람들의 총탄에 쓰러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대한 생각을 하라. 당신이 가진 최고의 것을 세상과 나누라. 언제나 부족해 보일지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것을 세상에 주라.
* 인도, 사는 것도 노 프러블럼이고, 죽는 것도 노 프러블럼인 나라! 문제될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 당신이 결국 이 세상을 떠날 때, 당신은 아무것도 갖고 갈 수가 없다. 당신이 이 세상에서 한 행위의 결과만이 당신을 따라갈 뿐이다.
* 우리가 나눠 갖기만 한다면 아직 지구상에는 모든 인류가 먹을 수 있는 충분한 양식, 쓸 수 있는 충분한 돈, 치료할 수 있는 충분한 의약품이 있습니다. 한쪽은 너무 배가 부르고, 한쪽은 손을 떨며 배가 고파 죽어갑니다. '예수님은 사랑'이라고 하는데, 교회 다니는 사람 한 며이 그런 굶는 아이들 한 명씩만 책임진다면 세상의 고통은 충분히 해결될 수 있습니다. '부처는 자비'라고 하는데, 절에 다니는 사람 한 명이 가난한 나라의 어른 한 명씩만 책임진다면 불교에서 말하는 낙원이 따로 필요 없을 것입니다.
* 미국에서는 무려 3천만 명이 비만으로 시달리고 있으며, 동시에 3천 3백만 명이 기아에 허덕이고 있다고 합니다. 흑인, 제3세계 국가에서 이민 온 사람들, 저소득 빈민층이 그들입니다. 나누지 않기 때문에 일어나는 불균형입니다.
* 미국과 유럽 국가들에게 지출되는 애완동물 사료비만 햡쳐도 전세계 가난한 나라들의 기본 의료비를 대고도 남는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미국의 대기업 모토롤라 회사의 한 해 수익은 아프리카 제2의 경제 규모를 지닌 나이지리아의 한 해 국민소득과 비슷합니다. 빌 게이츠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등 세계 최고 부자 세 명의 재산은 가장 가난한 나라 49개국에 사는 8억 명의 연간 소득보다 많습니다. 일본의 닌텐도사가 미국에 포켓몬 게임을 팔아 거둔 수입으로는 아프리카 르완다와 니제르의 빚을 다 갚을 수 있습니다.
* 석유업자 몇 명의 배를 채우기 위해 전쟁을 일으키고 미사일을 쏘아 댈 때, 수백만 명의 난민이 생겨납니다. 양심 없고 비인간적인 정치 세력들의 야욕을 채우기 위해 아무것도 모르는 수많은 아이들이 총알받이가 되어 쓰러져가고 있습니다. 이것은방송과 신문들은 해외 단신으로만 내보내야 할까요? 무의미한 토크쇼와 말도 안 되는 오락거리로 황금 시간대를 채우고 사람들을 점점 저속하게 만들면서 정말 우리가 귀 기울여야 할 이야기는 사람들이 다 잠든 시간에 내보내야만 할까요? 세상에서 일어나는 그런 비극들은 선진국인 미국이나 유럽 나라들이 책임질 일이라고 여겨야만 할까요?
* 아메리카 인디언들 사회에서는 먹을 것을 훔쳐가는 것은 죄가 아니었다고 합니다. 오히려 누군가 먹을 것이 없게 만든 그 사회가 잘못이라 여겼다고 합니다. 최소한 굶어 죽지만은 않게 해야 합니다. 최소한 항생제 하나가 없어 눈이 멀게 하지는 말아야 합니다. 우리는 똑같은 인간이니까요.
* 방글라데시 출신의 타고르
* 임종의 순간에 이르러 인간은 얼마나 소요했고 성공했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사랑했는가를 놓고 심판받는다.
* 오가타 사다코의 말대로 난민은 수많은 선을 넘는 사람들입니다. 무엇보다도 그들은 국경을 넘어 탈출함으로써 난민이 됩니다. 그리고 이어서 닥치는 질병과 굷주림, 폭력과 멸시의 선까지도 넘어야 합니다. 그 선들은 우리 모두가 그어놓은 잔인한 선들입니다. 그리고 그 선들을 없애야 할 사람들도 바로 우리들입니다.
* 소망만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극히 적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행동으로써 얻어야 한다.
* 나는 절망했습니다. 너무나도 내 자신이 미웠습니다. 나는 그 작품 하나로 연기를 접엇습니다. 열망만 가득했지, 배우가 되기 위한 기초가 전혀 없었던 겁니다. 21년 동안 키워왔던 꿈이 산산조각나고, 나는 틀렸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부끄러워 더이상 그 근처에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 젊음은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인생은 각자 모두가 주인공이듯이 나이든 배우가 조연이어도 그 역의 인생이 있어야 합니다. 그냥 젊은 역의 시중꿈으로만 존재해서는 잘 된 작품이라 할 수 없습니다.
(김혜자꽃으로도때리지마라 중에서)
첫댓글 내가 믿는 있는 신은 왜 그것에 대해 침묵하고있는걸까요? 와! 가슴에 와 닿습니다 초롱초롱 김혜자님의 좋은글^^
항상 건강하시고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