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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비슷한 일과를 반복하는 것을 일컬어 ‘다람쥐 쳇바퀴 돌 듯’이라는 표현으로 지칭한다. 이러한 표현에는 반복되는 일상의 지겨움이 연상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반복되는 일상과는 다른 특별한 ‘사건’이 벌어지길 기대하는 심리가 사람들에게 자리 잡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하여 오랫동안 단단히 준비하여 낯선 곳으로 여행을 떠나거나, 반복되는 일상과 전혀 다른 상황이 펼쳐지면 왠지 모를 짜릿함이나 즐거움을 느끼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러한 특별한 ‘사건’이 계속될 수 없으니, 결국 다시 일상으로 회귀해야만 한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대부분의 ‘이야기’는 이렇듯 반복되는 일상보다 특별한 ‘사건’에 주목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 책은 매일 반복되는 할머니의 일상을 소재로 하여, 어느 하루의 일과를 그저 담담하게 그림으로 형상화하여 소개하는 내용이다. 서술자가 ‘우리 할머니’라고 지칭하는 인물이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나 아침을 차려 먹고 재빨리 설거지를 하고 햇빛을 가릴 커다란 모자를 쓰고서 물가로’ 가는 모습이 여러 페이지에 걸쳐 그림으로 소개하고 있다. 물가로 나서기 전에 집에서 ‘미끼로 쓸 벌레와 작은 물고기가 든 깡통, 점심으로 먹을 과일 조금, 낚싯줄과 바늘, 찌와 봉들을 챙기’는 것을 잊지 않는다. 그리고 할머니가 자신의 배를 타고 호수에 앉아 종알 낚시를 하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배를 탄 할머니의 시선에는 ‘배를 넣어 두는 노란 창고’가 보이기도 하지만, 종일 낚시를 드리우고 ‘개복치, 크래피, 농어’와 같은 물고기나 ‘가끔은 커다란’ 물고기를 낚는 일상이 이어진다. 그리고 ‘저녁이 되어 할머니가 집으로 돌아오면 잡은 물고기를 깨끗이 씻고서’ 요리를 해서 저녁을 먹는 모습이 제시되고 있다. 버터를 발라 구은 물고기와 ‘오븐에서 갓 구은 롤빵’ 그리고 따끈한 차가 할머니의 저녁 식사인 셈이다. 그렇게 마련한 음식들을 ‘생선 뼈가 목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할머니는 ‘자리에 앉아서 천천히 식사’하는 것이다. 이윽고 ‘재빨리 설거지를 끝내고 잠자리에’ 드는 할머니의 모습이 이어진다.
할머니가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은 단지 ‘다음 날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나 낚시하러’ 가기 위해서라는 내용으로 마무리되고 있다. 아마도 다음 날 할머니의 일과는 책의 맨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반복되는 것이라고 이해된다. 저자는 이렇게 매일 반복되는 할머니의 일상은 그저 담담한 내용으로 소개하고 있을 뿐이다. 할머니의 평생이 어땠는지는 알 수 없지만, 책의 내용으로 보아 이러한 일상에 충분히 적응하며 지내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대체로 많은 이들이 반복되는 일상에서 ‘특별한 사건’을 기대하며 살고 있지만, 저자는 비록 반복되는 듯한 일상일지라도 그 시간을 즐기면서 사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라는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다고 할 것이다. (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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