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디어 ‘1부 완결’로 출간된 이 책은 억울하게 죽은 귀신을 환생시켜 ‘극락왕생’으로 인도한다는 줄거리로 진행되는 내용의 시리즈물이다. 귀신이 존재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믿는 사람도 있고,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기에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세상에는 과학으로 설명되지 않는 일들이 자주 발생하고, 때로는 직접 귀신을 목격했다는 이들도 존재한다. 그래서 진실의 유무와는 상관없이 귀신에 관한 이야기가 등장하고, 그로 인해 갖가지 작품들이 탄생할 수 있다고 하겠다.
1부의 마지막 권에서도 모두 3개의 에피소드가 등장한다. 달에 토끼가 산다는 전설을 소재로 한 ‘달토끼와 자장가’라는 제목의 에피소드는 토끼들이 산다는 가상의 귀신달을 등장시켜, 주인공인 박자언과 그를 돕는 협시보살들의 활약을 그려내고 있다. 아마도 흥미를 유발시키기 위한 장치이겠으나, 협시보살들이 서로 갈등 관계에 있다는 설정은 개인적으로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빨 너머에’라는 제목의 에피소드는 죽음의 세계로 통하는 관문을 커다란 입으로 상정하여, 삶과 죽음의 문제에 대해서 생각해 보도록 하는 내용이라고 하겠다.
그리고 마지막 ‘일체개고’라는 제목의 에피소드에서 작자언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암시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1부를 마무리하면서 새롭게 시작하는 2부로 연결시키려는 작가의 의도일 것이라고 이해되나, 그동안 조금은 지루하게 읽었던 터라 새로운 에피소드에 더 이상 관심을 갖지 않기로 했다. 책을 감싼 띠지의 표현처럼 주인공인 박자언이 ‘착하지 않은’ 인간이라면, 왜 보살들이 그의 극락왕생을 위해 돕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아울러 ‘착하다’는 기준 역시 지극히 자의적인 관점에서 내리는 판단일 수밖에 없다고 하겠다. 삶과 죽음의 문제를 색다른 관점에서 풀어내는 것에 관심을 가졌지만, 나로서는 1부의 마지막 권이 이 책과의 인연의 끝이 될 것이다.(차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