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백 원인데도 멈출 수 없다”…앱테크, 절약인가 또 다른 소비인가
“하루에 몇백 원밖에 안 되는데도 계속하게 돼요. 안 하면 손해 보는 느낌이라서요.”
대학생 김모씨(21)는 걷기를 통해 ‘앱테크’를 한다. 100걸음에 1캐시씩 모아 보통 8000캐시로 5,000원권 상품권을 교환한다는 그는 초등학생 때 시작해 10년째 이 습관을 이어오고 있다. 김씨는 “지금까지 10만 원 넘게 번 것 같다”며 “금액은 작지만 꾸준히 쌓이는 성취감이 크다”고 덧붙였다.
앱테크(App-tech)는 애플리케이션과 재테크의 합성어로, 특정 미션을 수행하고 보상을 받는 방식이다. 2011년부터 점차적으로 리워드 앱들이 등장했다. 과거, 캐시워크라는 걷기만 해도 캐시가 적립되는 대표적인 앱이 나왔다. 캐시워크는 현재까지도 애용하는 사람들이 있으며, 이후 전연령대 사용 1순위 ‘토스’는 미션이 쉽고 많이 있으며, 의류 어플 ‘에이블리’ 등 광고를 보면 리워드를 주는 혜택과 복권을 긁으면 몇 원씩 적립되는 소소한 리워드를 통해 앱테크를 하는 방식으로 소비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최근 고물가와 경기 불황이 겹치며 앱테크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 하나의 경제적 생존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실제로 앱테크 이용자는 국내에서 수천만 명 규모로 추정된다.
이 같은 확산에는 경제적 부담과 생활 방식의 변화가 맞물려 있다. 2025년 대학내일20대연구소의 ‘세대별 앱테크 이용 행태 조사’ 15세부터 55세까지 앱테크를 사용하는 이용자들 12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앱테크 시작 이유로 ‘용돈·생활비 절약(69.8%)’과 ‘부가 수익 확보(62.0%)’가 압도적이었다. 특히 Z세대는 수익의 절대 액수보다 효율을 중시하는 ‘시성비’ 경향을 보였다. 조사 결과, Z세대의 월평균 수익은 약 3,800원으로 타 세대(평균 6,200원)보다 낮았으나, 이용 만족도는 78.4%로 전 세대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보상 자체보다 미션을 완료하는 과정에서의 즉각적인 피드백과 재미를 중시하는 Z세대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러한 반복적 이용의 배경에는 고도로 설계된 서비스 디자인이 존재한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이 발표한 ‘보상 기반 서비스 디자인의 사용자 행동 유도 연구(2025)’에 따르면, 앱테크는 ‘가변 보상’ 체계를 통해 사용자의 뇌에 도파민 분비를 활성화한다. 가변 보상 체계는 소비자들이 하나의 미션을 수행했을 때, 보상으로 얼마가 있는지 모르는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예측이 불가능해서 기대감을 상승하게 만들고 랜덤 보상 구조를 만들어, 확정 보상과 랜덤 보상을 섞어 두는 서비스다.
또한 연구팀은 보고서에서 “단순한 클릭이나 걷기 등의 행동 뒤에 즉각 주어지는 보상은 사용자에게 강력한 심리적 보상 경험을 제공하며, 이를 통해 특정 행동이 의식적 노력을 넘어 무의식적인 ‘루틴’으로 자리 잡게 된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앱테크로 얻은 보상이 다시 소비로 이어지는 구조라는 점이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앱테크 이용자의 76.4%는 적립한 포인트를 기프티콘이나 편의점 상품권 등으로 교환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앱테크가 현금 축적보다 즉각적인 소비로 연결되는 경향이 강하다는 점을 보여 준다.
결과적으로 앱테크는 절약을 목적으로 시작되지만, 보상이 소비로 환원되는 구조 속에서 또 다른 소비 경로로 작동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로 한 조사 기관에 따르면 앱테크 이용자의 76.4%가 적립된 포인트를 "주로 기프티콘(커피, 편의점 상품권 등)으로 교환하여 사용한다"고 응답했다. 이용자는 돈을 벌고 있다고 느끼지만, 실제로는 기업이 설계한 거대한 소비 생태계 안에 머물게 되는 셈이다.
결국 앱테크는 단순한 재테크 수단을 넘어 청년층과 중장년층의 행동 양식과 소비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절약과 소비의 경계가 모호해진 지금, 보상에 매몰되지 않고 자신의 소비 주도권을 지키려는 비판적 인식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