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시선] '통쾌함'을 느끼고 싶을 때 보는 영화 '베테랑' 리뷰

[이푸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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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여름 무더웠던 날씨 속 시원한 결말을 보여준 천만 영화가 있다. 바로 <베테랑>(2015)이다. 이 작품은 형사 서도철이 중고차 사기 사건을 수사하던 중 마약, 폭행 등 수많은 범법 행위를 저지르지만, 재력을 통해 피해자와 목격자의 입을 막는 재벌 3세 조태오를 알게 돼 그를 수사하고 처벌하기 위해 나서는 범죄 액션 영화이다.

조태오는 재벌 3세라는 본인의 권력을 이용해 악행을 일삼는 인물이다. 그의 수행원을 상대로 이종격투기 훈련을 하다가 자신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수행원의 발목을 꺾어버린 후 해고해 버리기도 하고 사촌 최대웅을 통해 다양한 불법 행위를 하며 협박을 하기도 한다. 또한 기분이 나쁠 땐 장난삼아 맹견에게 '물어'라고 말하며 위협하면서도 의전 과정에서 일반 시민을 향해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도록 배려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복합적인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베테랑>의 가장 큰 장점은 '사실성'이라고 할 수 있다. 현실 속 다양한 갑질 문제를 작품 속에 담으며 관객들의 몰입을 높인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 "한 대당 백만원"이라는 말을 남긴 재벌 2세의 운수 노동자 폭행, 즉 '매값 폭행 사건'이 이야기의 핵심 소재로 담겨 있다. 

또한 노동조합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인금 체불과 함께 부당 해고를 당하는 트레일러 운전 기사, 병을 핑계로 병원에 숨어 편하게 지내는 재벌, 아랫 사람을 통해 대신 죄를 책임지도록 만드는 상황, 가진 사람들이 대놓고 마약 파티를 벌이는 모습 등 현실 세계를 사는 '우리의 눈'에 어디선가 본 것 같은 그런 장면들이 많이 담겨 있다.

사실 이 영화를 보며 현실을 생각하면 답답한 마음이 생길 수밖에 없다. 현실 속 재력과 권력이 있는 사람들이 '당연'하게 행했던 수많은 사건들을 생각해보면 말이다. 그들은 운전 기사에게 수많은 메뉴얼을 만들어 지키지 않으면 폭언·폭행을 일삼기도 했고 법과 절차 대신 스스로 보복을 하기도, 성희롱이나 모욕을 하기도 하는 등 참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보다 약한 사람을 괴롭혀 왔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영화적으로 관객의 몰입과 집중을 높이는 도구가 돼 '쾌감을 높이는 결과'로 남게 만들었다. 작중 더 큰 권력을 이용해 찍어 누르기도 하고, 돈을 이용해 일 자체를 무마시키려는 방해를 이겨내는 제대로 징죄하는 '권선징악' 엔딩은 언제 봐도 즐거울 수밖에 없다. 특히 과거 사건의 처벌 결과가 어떠한지를 알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 우리가 바라는 이상적인 사람과 결과는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을 뜨겁게 만든다.

이 '통쾌한 영화'는 높은 대중성을 흥행성과라는 결과로 증명했다. 갑질 문제를 두고 해결이 어려운, 고구마처럼 막막한 현실 속에서 보는 이로 하여금 '사이다' 같은 느낌은 천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후에도 반복적으로 '갑질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시원하고 통쾌한 감정'을 느끼고 싶을 때 다시금 회자될 수밖에 없는 작품이 됐다. 

할 수 있기 때문에 당연하게 하는 갑질. 큰 잘못을 해도 그에 맞는 처벌을 받았다고 볼 수 없는 현실.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 공식처럼 만들어진 현실 속에서 이 영화처럼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통쾌해질 그날이 오기를 바라며 추천해본다.

황지호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