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2025.12.30.화)
살다 보면 생각보다 긴 터널을 지나기도 하고
인적 드문 산길을 그냥 걸어가야 하기도 하고
성난 파도 넘실대는 바닷길을 헤쳐가야 하기도 하고
잠시 잠깐 숨을 고르며 평지를 걷기도 하고
살다 보면 아쉬워도 떠날 사람은 떠나고
피하고 싶은 사람이라도 만날 사람은 만나고
남아야 할 사람은 결국 남게 되고
지나가야 할 사람은 그렇게 지나가게 되고
살다 보면 욕심처럼 두 손 가득 쥐고 있다가도
시나브로 빈손이 되기도 하고
또다시 원치 않은 것들 두 손 가득 움켜쥐고 있기도 하고
원하는 것들 이내 다 놓치고 민망스레 손바닥 비비기도 하고
살다 보면 소나기가 장맛비가 되기도 하고
장맛비려니 싶은 것이 소나기가 되기도 하고
갑잡스레 내리는 소나기가 순간에 그치기도 하고
그칠 줄 모르는 장맛비가 그치기도 하고
살다 보면 기가 막히는 순간도 지나가고
숨이 막히는 시간도 다 지나가고
봄 여름 가을 겨울도 다 지나가고
아침 낮 저녁 밤도 다 지나가고
해도 달도 바람도 강물도 다 지나가고
살다 보면 간절히 기다려도 오지 않기도 하고
기다리지 않아도 문득 오기도 하고
멈추려고 해도 가기도 하고
가려고 해도 멈추기도 하고
살다 보면 사는가 싶게 살아가기도 하고
죽은 듯이 살아가기도 하고
사는 것 같지 않게 살아가기도 하고
죽는 것 같지 않게 죽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