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종주 라이딩 후기
2020년 6월 22일 오전 2시10분, 3박 5일간의 국토종주 여정을 이 곳 정서진에서 마무리 한 시간이다. 그 이야기를 간단히 공유한다.
숫자로 본 국토종주
1. 일정: 6/18~ 22 총 3박 5일
2. 참가인원: 2명, 나와 큰형 (12살 띠동갑, 내일 모레 탄생 60주년)
3. 달린거리: 675.8 km (일 평균 169Km)
4. 가장 좋았던 구간: 낙동강 구간 (낙단보 -상주보 17K)
5. 최악의 구간: 낙동간 구간 (창녕함안보 -합천창녕보 55K)
6. 종주 Tip
A.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4박 5일 또는 5박6일 일정 추천 (쉬엄 쉬엄, 무리하지 않게 타기 좋음)
B. 종주코스는 부산 - 서울 (집을 향해 오는 방향이 좀 더 포기 하지 않고 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됨)
C. 숙소는 가급적 주로근처 2km 반경에서 정할 것 (택시를 이용하지 않는한)
D. 3일차 이상 넘어가면 심신이 피곤해지면 라이딩 동료간 신경이 날카로워질 수 있으니, 서로 조심 할 것 (인간의 본능 드러남)
E. 짐과의 전쟁, 짐은 없으면 없을수록 좋다. 그러나 있어야 한다면 최소한으로… 과감히 버리되, 여벌 져지1, 속내의2, 상의반팔1, 보조배터리1(다소 무거우나 전원공급을 위해), 최소한의 자전거 비상공구
국토종주를 하면 느낀 점
1. 우리나라는 이미 선진국이다. 사회기반시설인 도로, 그 중에서도 자전거도로가 4대강을 따라 600 Km 이상 끊김 없이 잘 정비되어 있다는 것에 놀랍다.
2. 우리나라도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있었나? 유럽의 풍경을 옮겨놓은 듯한 풍경은 이젠 더 이상 유럽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자연환경- 많은 산, 깊은 계곡, 그 골짜기에서 생성된 주거지역과 생활터전-이 주는 아름다움에 감탄하게 된다.
3. 시골민심은 아직도 따뜻하다. 종주 1일차 낙동간 구간에서 종일 내리는 비로 몸도 마음도 피곤해 지쳤는데, 함안으로 가는 구간 중 빗속에 들른 식당, 그 곳 주인 아주머니는 이미 식당영업 개시 전임에도 불구하고 들어와서 식사하고 가라며 비에 온몸이 젓은 여행자들을 반겨주었다. 밥 한 공기, 찬을 더 내주면서도 많이 먹으라며, 말 한마디로 피곤한 마음이 사라졌다.
4. 강을 따라 건설된 자전거도로로 다니다 보니 보이는 풍경들의 특징들이 있다. 낙동강구간은 거대한 낙동강변을 자전거도로로 아주 훌륭하게 정비가 되어있다. 주로 강변공간은 시민체육시설, 파크골프장, 캠핑장, 잔디구장, 생태공원 등 각 지자체마다의 일부 특성을 살려서 하기는 했으나, 대부분 대동소이하게 시설이 구축되어 있다. 그러나, 정말 시설관리는 훌륭했다. 새재길은 어찌보면 4대강이 아닌 산을 넘는 구간이라 그 특성이 다른 구간과 많이 다르다. 이화령을 넘어야 하고, 수안보를 거쳐 탄금대까지 가는 구간이다. 이화령은 500여 미터 고갯길인데 부산에서 서울로 넘어가는 코스는 약 9km 간 업힐구간이다… 구불 구불, 이 업힐 돌면 또 저 업힐이 나오고, 저 업힐 돌면 또 다른 업힐이 나오기를 반복에 반복… 다 다다를 즘 이화령 터널이 나오고, 올라온 보상을 받듯 고개에서 내려다보이는 아래 풍경이 아주 근사하다… 터널을 지나면 바로 그 곳이 이화령휴게소이다… 보통 라이더들은 그곳에서 자전거를 거꾸로 들고 비석 앞에서 사진을 찍는걸 많이 봤는데, 나는 그 전망대에서 내려다 보는 뷰가 너무 좋았다.. 내가 도착할 즈음에는 이미 해가 뉘엿뉘엿 저무는 시간이라 내 자전거를 석양과 같이 사진속에 담을수 있었다..
5. 국토종주, 종주 전에는 내 사랑하는 가족과 특히 아이들과 해야겠다 라는 생각도 해봤다. 근데 종주하고 나서는 이 전 구간을 돌기에는 좀 무리가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든다. 최소 고등학생 아님 대학생이라면 모를까, 다만 종주를 일부 구간씩 끊어서 할 수도 있으니 그렇게 대안으로 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6. 종주를 추천하겠는가? 라는 질문에는 나는 전적으로 추천하고 싶다. 꼭 전구간 종주가 아니더라도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내가 보고 경험한 이런 풍경을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7. 하루 190K 이상을 달린 자전거,, 나는 ‘에어로바가 달린 로드 자전거’를 적극 강추한다. 내 트렉 자전거가 바로 그렇다. 이번 종주에서 별 무리없이 제대로 완주할 수 있었던 것이 내 트렉 자전거 때문이다. 자전거도로 생각보다 아주 훌륭하기 때문에 그냥 어느 구간에서는 에어로바에 상체를 최대한 싣고 엉덩이를 안장 뒤로 뺀 후에 도로만 보고 달려도 될 정도로 자전거도로는 훌륭하다. 그러면 MTB 타면서 뽕짝 크게 틀고 라이딩 하시는 아재들 많이 제낄 수 있다.
8. 나에게는 특별한 큰형과의 라이딩, 나는 큰형에게는 늘 그렇듯 막내이다. 내 서열은 내가 태어나면서 정해지는 것이라, 내가 50이 되건, 환갑이 되건 임종직전이라도 그에게는 나는 막내인 것이다. 나와 큰형님은 12년 딱 띠동갑이다. 티동갑이라 같은 띠 인데, 나에겐 삼촌, 작은아버지 뻘 될 만한 나이차다. 제주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데 바쁜 시간 내서 이번에는 꼭 가자고 했다. 나는 사실 코로나다 뭐다 해서 좀 미루던 상황이었는데, 갈 수 있을 때 가지 않으면 정말 가기/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해야 하는 것이다. 여행중 1~2일차는 빈 자전거로 도로에서 상/하행 양차선 다 점령하며 나란히 라이딩하다가, 형은 좀 느린 것 같고, 나도 형 페이스에 맞추다 보니 좀 속도감도 없는 것 같아 내가 먼저 내 페이스로 (평속 25~30) 먼저 인증센터나 갈림길에서 기다렸다가 형 오면 다시 내 페이스로 가는 식으로 하면서 여행을 했다. 왕년에 철인 운동을 했던 분인데도, 역시 훈련은 했다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고 있는 것, 즉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형님은 나름의 노하우로 본인 페이스에 맞추어 퍼지지 않게 나름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4일차에는 몸과 맘이 힘들어서 종주구간에서 길을 잘 못 들거나, 인증센터를 놓치고 (비내섬 구간) 더 갔다가 돌아올 때는 은근 목소리가 짜증이 묻어나왔다. 특히 초계국수집에서 나는 먼저 도착후 기다렸는데, 형은 팔당대교 밑에까지 도착한 것이다. 기다리고 있던 나를 서로 놓치고 말았다. 첫날이었다면 서로 Okay 인데, 4일차라 서로 민감한 상황이다.. 이럴때 마인드 콘트롤을 잘 하시길…
고마우신 분들
여행을 하다 보면 많은 도움을 받게 된다. 이번 나의 종주에서도 그렇다.
원래 국토종주를 갈 생각을 하기는 했었으나, 코로나로 못 갈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나에게 강한 동기부여를 준 분들… 몸소 종주를 다녀오고 나서 나에게 현장에서 발생가능한 여러 사항을 알려주신 세 형님들 (창호형, 규형이형, 성주형), 창호형님은 종주수첩 구매를 권유했고, 종주수첩에 스탬프를 찍으며 여행의 성취를 좀 올린 것 같다. 내가 갖고간 짐들은 대부분 규형이 형이 빌려준 것이다… 특히 자전거 뒤에 메고 달리는 라이딩백은 필수품이다
집행부 임원분, 회장님과 훈부님, 특히 훈부님은 종주 마지막날 정서진에서 새벽까지 피니쉬라인에서 기다려주고 라인 통과 순간 영상까지 촬영해주었다. 나에게는 특별할 수 있지만 어찌보면 그에게는 아무것도 아닐 수 있는 일에 본인일처럼 도움줘서 너무 감사하면서 미안하기도 하다.
본의 아니게 국토종주 이동경로로 지난 4일간 우리 클럽방에서 힘내라고, 응해주신 우리 클럽가족들… 모두에게 감사 드리며 글을 마무리한다.
새재길, 이화령 오르기 전
낙동강 구간, 낙동강 칠백리 비, 그 옛날 낙동갈물길이 700리가 된 다는 것 (약 280km)에 이른 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 신기한 일이다.
통상적인 '보'의 모습.. 보는 수자원공사에서 관리하고 있고, 주변 자전거도로가 대체로 잘 정비되어 있다. 보 근처의 인증센터는 깔끔하게 관리된다.
박진고개 정상, 끌바의 추억이 깃든곳 , 오르면 내리막에 대한 보상과 고개정상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
합천보 가는 길에 산길코스 중 자두밭을 지나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자두 5천원 어치를 샀다. 문제는 무게, 조금만 달라고 해도 시골인심을 그렇지 않다. 더 퍼 담아주던 자두를 다시 반납하고, 자두는 내 저지 뒷주머니와 형의 가방에 옮겨 담고, 중간중간 음료 대용으로 요긴하게 먹었다. 자두의 아주 무르익어 달았다.
데크자전거로 ,, 아주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고, 강과 숲과 자전거의 조화가 매우 뛰어난다.
보통 보에 도착하면 보의 도로는 거의 자전거 전용으로 보면된다. 일반 차는 거의 다니지 않고, 자전거 또는 시민들의 문화공간으로 잘 조성되어 있다. 보는 각 지자체마다 특성을 감안하여 조형물을 추가하였다. 보 위에서 바라보는 강의 풍경도 근사하고, 보를 향해 열심히 달려오는 라이더들의 모습을 봐도 흐믓하다.. 먼저 도착한 사람으로서...
1일차 두번째 스탬프 박은 곳, 양산물문화관,, 이날 잠시 이때 약 30분정도만 비가 안내린 것 같다.
업힐구간의 형님라이딩,, 아직 살아있네.
구 철교앞에 자전거 두대. 그들이 달려야 할 거리는 아직 천리가 넘는다..
구름재 쉼터, 자전거도로 20경중 하나란다. 산과 강과 햇살,, 우리나라는 매우 아름답다.
라이딩을 잘 할려면 제대로 먹어야 한다. 2일차 점심은 합천에 들어와서 가는 길에 메기매운탕을 먹었다. 추어탕맛과 나는 별반 차이를 못느끼겠다.. 형도 맛은 그닥이란다. 먹는게 남는 것이다..
칠곡보... 데크와 수변공원
상주에서는 우리나라의 자전거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자전거박물관이 있다. 코로나때문에 개관은 하였으나 발열체크하고 들어가서 간단히 구경했다. 엄복동, 상주가 왜 자전거가 유명한지도.... 박물관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새재길 중 구 철길터널,, 지금은 기차가 다니지 않지만
이화령 터널,,,
이화령휴게소에서 내려다 본 풍경,
올라와보니 벌써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다.
자세를 잡고
자세를 다시 잡고
터진 장갑, 원래 너덜너덜 한 장갑이었는데 완전 터졌다..
반드시 잊지 말라, 이표시 국토종주, 이 표시가 지속 나와준다면 당신은 최소한 주로상에 있는 것이다. 길을 잃지 않은 것이다. 생각보다 헥갈리는 구간이 많다. 나도 금번 종주에서 약 50여 킬로 정도는 헤메느라 달린 거리다..
남양주구간,, 야 집이 코앞이다... 시원한 터널 속을 달려가며
여의도인증센터, 평상시에는 쳐다보지도 않았던 전화부스같은 센터,, 종주를 하고 나서는 먼저 부스부터 찾게 된다... 스탬프를 찍어가는 것이 꽤 재미있다. 도장중독...ㅋㅋ
많이도 찍었다. 깔끔하게 안찍히면 좀 짜증도 난다..
종주 수첩, 잘 만든 것 같다. 이런 아이디어 좋다. 국토종주외에 많은 라이딩 구간들이 이 수첩에는 남아있다. 섬진강, 동해안, 제주도, 영산강, 오천, 북한강 등등...
이 모든 구간을 완주하면 국토종주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수 있다. 관심있는 분은 도전해 보시라...
첫댓글 역시 살아있는 후기는 종호~~
그 때생각나게 하는군.
고생했구.
덕분에 라면값 잘 갚게되어서 고맙구.
회복 잘하구. 짱!
후기는 다리와 안장통증이 가시기 전에 작성해야 생동감이 살아있죠..ㅋㅋ
여행은 언제나 진리입니다.
아주 생생하네요
제 개인적으로는 형님과 함께여서
더욱 소중한 시간이 아니였나 싶습니다.
어디를 가든 무엇을 하든 그것이 뭐 중요하겠습니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면 되지요.
언젠가 저도 아들과 함께 할 날을
기다려봅니다.
그때쯤 살아 있으면요^^
암튼 우리 형 멋져요.잡초같은 인생 ㅋㅋ
훈부 다시한번 고마우이... 그대가 있어 하나철도 훈훈합니다..
와~ 대단합니다👍👍
세영이 곰들이 푸우된거 축하해
보기좋더라~
다른말이 필요없내. 멋진 종호.
형님에게는 강추...제주도 코스보다 종주 코스 강추합니다..
존경합니다 형님.
준비된 철인 .언제든지 떠나기만 하면 완주할꺼여...
형님 고생하셨습니다. 와~ 클라스가 남다르네요 ^^
수고하셨습니다. 언제가는 저도 갈날이 있겠죠..?
클라스가 남다르긴.. 진석이는 나보다 훨 잘탈거여... 요즘 술도 끊었으니 쭉 올라오겠구만..
종호 여행 많이 다니더니 여행작가 처름 글을 잘쓰네. 멋지다.
후기 읽으니 나도 국토종주 하고싶네~
수고했고 빨리 회복하길~~
국토종주 하고 싶다하니 제 후기가 반은 성공했네요..ㅋㅋ
저도 국토종주 다시 한 번 다녀오고 싶은데 아직도 여유가 잘 안나네요.
수고 많으셨어요~
몇년전 아나5년전으로 기억하는데 이화령 고개에서 장인어른과 라이딩한 사진 기억하는데 그때는 잘 몰랐는데 가 보니 동록이가 다녀간 그곳 이어서 감회가 새롭더만.. 다른 코스도 있으니 다시 시작해보시게..
넘나 멋지네요!!!최고입니다 👍 😍 💕
윤석이도 지난번 동해안 라이딩 다녀왔으니 종주 한번 강추한다.. 스탬프 찍는재미가 쏠쏠해..ㅋ
비바람과 뜨거운태양을 뚫고 포기하지않고 국토종주 완주하심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나에게는 의미 있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아무것도 아닐 수 있는 여행인데 우리 집행부에서 많이 응원해주셔서 늘 감사드립니다..
종호야~ 후기 잘봤다.
생긴거와 다르게 글을 잘적네^^
글을 읽어보니 나도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물씬~
나중에 우리 훈부장 데리고 한번 가야겠네 ㅋㅋㅋ
멋쟁이 종호 화이팅!!
최 회장 친히 카페에서 답글도 남겨주고 고맙네. 훈부랑 함께 종주하면 1박2일에 종주할 듯.. 여유갖고 우리나라 아름다운 풍광 눈에 맘에 잘 담고 오시게. 둘이 종주하기에 더 없이 좋은 코스라네..강추한다.
오빠의 라이딩 후기를 읽으면서
너무나도 재미있고 생동감이 넘쳐서
저도 국토종주를 함께한 기분이 드네요.
형과 함께해서 더 뜻깊고 더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아요.
완주 정말 축하드려요
지애에게도 국토종주 꼭 권하고 싶네. 못쓴 글 잘 읽어 줘서 고마워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풍경과 시골인심이 후기에 생생하게 감동으로 전해지네요~
멋진 국토종주 수고하셨습니다 ~^^
형님 아주 멋지십니다.~ 한편의 감동 드라마 갔네요 ㅋㅋ
멋진풍경 훈훈한 시골인심~~ 자두가 아주 달아 보여요 ~~
철인복이 제일 눈에 띠는구만요 ㅎㅎㅎ
다시한번 국토종주 수고 하셨습니다.~^^
대단하십니다. 고생많으셨어요~
국토종주도좋지만 훈련참석도좀부탁드리겠습니다 ㅋㅋ
총무님 지난주 한 주 결근했다...잘 나갈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