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를 받은 날에 읽은 스펄전의 글과 새찬송가 301장
오늘은 다른 해보다 더 많은 축하를 받은 날입니다. 아마 70세라는 것이 한 가지 이유라고 생각됩니다. 사실은 만 69세인데 이전의 관례를 따라서 70세라고 하니 그저 웃고 넘어갈 뿐입니다. 그래도 형제들, 아들과 며느리, 교회 목사님, 효천고 졸업생, 계룡시민 등 다양한 분들의 축하를 받으면서 감사와 기쁨을 누린 것도 사실입니다.
오늘은 아침에 읽은 묵상 말씀이 다른 날보다 훨씬 진지하고 가슴이 뭉클해지는 내용이어서 저녁에 가정 경건회 때에 함께 읽었습니다. 항상 좋은 글이지만 오늘은 유난히 좋은 글입니다.
찬송을 두 곡 부른 후에 마지막으로 부른 찬송은 301장 “지금까지 지내온 것”이었습니다. 부를 때마다 주님의 은혜에 눈물이 글썽거리고, 이토록 보호하시고 인도해 오신 사랑이 감사할 뿐입니다. 조카와 함께 살면서 새로운 모습의 ‘생일날’이 된 것도 기쁜 미소를 짓게 만듭니다.
| 스펄전의 묵상나눔터|
“하나님이여 주의 인자를 좇아 나를 긍휼히 여기시며.”
[시편 51:1]
캐리 박사가 위험한 병에 걸려 신음하고 있을 때 누군가 이런 질문을 했다고 합니다.
“만일 이 병이 죽을 병으로 판명된다면 박사님의 장례식 설교를 위해 어떤 구절을 본문으로
택하시겠습니까?” 이에 대해 캐리는 이렇게 답변했다고 합니다. “오, 이런 불쌍하고 죄많은
피조물에게 무슨 장례식 설교까지 해주시려 하십니까? 그래도 굳이 장례식 설교를 해야 한다면 이 말씀으로 해주십시오. ‘하나님이여 주의 인자를 좇아 나를 긍휼히 여기시며 주의 많은 자비를 좇아 내 죄과를 도말하소서.’” 그는 그와 똑같이 겸손한 마음으로 자기 묘비에는 다음과 같은 글 외에는 아무것도 새기지 말라고 유언했다고 합니다.
윌리엄 캐리, 1761년 8월 17일 태어나
_____년 _____월 _____일에 죽다.
“더럽고 불쌍하고 무력한 벌레인 제가
주의 친절하신 팔에 안깁니다.”
이렇게 경험 많고 존경받던 성도들도 값없이 거저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의 기초 위에서만 하나님께 접근할 수 있습니다. 가장 훌륭한 사람들일수록 자기들은 기껏해 봐야 인간이라는 사실을 더욱더 절감합니다. 빈 배는 높이 뜨지만 무거운 짐을 실은 배는 물 속으로 낮게 떠 갑니다. 말로만 그리스도를 믿는다고 고백하는 사람들은 자랑할지 모르지만 참하나님의 자녀들은 무익한 자신에게 주의 긍휼을 베풀어 달라고 부르짖습니다. 우리의 선행, 우리의 기도, 우리의 설교, 우리의 구제, 우리의 가장 거룩한 일들, 이 모든 것 위에도 주님의 긍휼이 베풀어져야 합니다. 그것은 마치 어린 양의 피가 이스라엘 백성들이 살던 집 문설주에 뿌려짐과 동시에 성소와 속죄소와 제단에도 뿌려졌던 것과 같습니다. 죄가 우리의 가장 거룩한 것들 속에도 침입해 들어왔기 때문에 그 더러움을 씻기 위해 예수님의 피가 필요합니다. 만일 우리가 행하는 이런 의무들에도 하나님의 긍휼이 필요하다면, 우리가 범하는 죄에 대해서야 더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그런데 우리에게 은혜를 베풀고, 우리의 패역을 회복시켜 주며, 우리의 상한 뼈들로 기뻐하게 하기 위해 무진장한 긍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니, 얼마나 기쁘고 즐거운 일입니까!
지금까지 지내온 것 주의 크신 은혜라
한이 없는 주의 사랑 어찌 이루 말하랴
자나 깨나 주의 손이 항상 살펴 주시고
모든 일을 주안에서 형통하게 하시네
몸도 맘도 연약하나 새 힘 받아 살았네
물붓듯이 부으시는 주의 은혜 족하다
사랑없는 거리에나 험한 산길 헤맬 때
주의 손을 굳게 잡고 찬송하며 가리라
주님 다시 뵈올 날이 날로 날로 다가와
무거운 짐 주께 맡겨 벗을 날도 멀쟎네
나를 위해 예비하신 고향집에 돌아 가
아버지의 품안에서 영원토록 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