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0일 공직선거법 위반 결심공판을 앞두고 “검찰이 검찰 권력을 남용해서 증거도 조작하고 사건도 조작하고 정말 안쓰러울 만큼 노력하지만 다 사필귀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는 “세상일이라고 하는 게 억지로 조작하고 만든다고 해서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라며 “저와 변호사 등 주장 다 할 거니까 국민 여러분께서 자세히 들여다보시면 진실이 무엇인지 충분히 아실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어 “이 모든일들이 다 역사에 남을 것이고 국민들께서 판단하실 것이고 인권과 민주주의 최후 보루인 법원에서도 사건의 진실을 제대로 판단하고 정의롭게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결심공판은 이 대표가 재판에 넘겨진 지 약 2년 만에 진행되는 것이다. 앞서 이 대표는 민주당 대선 후보 시절인 2021년 한 인터뷰에서 대장동 개발사업 실무자인 故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에 대해 “시장 재직 당시 (김 전 처장을) 몰랐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를 허위로 보고 이 대표에게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혐의를 적용해 2022년 9월 불구속 기소했다. 이 대표는 이달 초 재판에서 김 전 처장과 골프와 낚시한 것을 인정하면서도 당시 그를 인지하지는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2021년 12월 22일 방송 인터뷰에서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에 대해 ‘하위 직원이라 시장 재직 때는 알지 못했다’는 취지의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 전 처장은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 관계자로, 검찰 조사를 받던 2021년 12월21일 공사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 대표는 또 2021년 10월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 특혜 의혹과 관련 ‘용도변경을 요청한 국토교통부가 직무유기로 문제 삼겠다고 협박해 어쩔 수 없이 응했다’는 취지의 허위 발언을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허위 사실을 발언한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검찰이 징역 2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한성진) 심리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결심공판에서 이 대표에게 이같은 형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20대 대선 과정에서 대통령 당선을 위해 전 국민을 상대로 반복적으로 거짓말을 해 사안이 중대하다”며 “상대방이 다수이고 전파성이 높은 방송에서 거짓말을 반복했기에 유권자 선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음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의 공정성과 민주주의라는 헌법 가치를 지키려면 거짓말로 유권자 선택을 왜곡한 데 대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면서 “피고인의 신분과 정치적 상황에 따라 공직선거법의 적용 잣대를 달리하면 민주주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법의 취지는 몰각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최후진술에서 "최소한 이 사건에 대해 저는 제 기억에 어긋나는 거짓말을 일부러 한 적이 없다"고 결백을 강조했다.
그는 과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무죄를 선고받은 사례들을 거론하며 "이게 무슨 이익이 있길래 명색이 대선후보라는 사람이 그런 거짓말을 일부러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재판부는 오는 11월 15일 오후 2시30분 이 사건의 선고 공판을 열기로 하고 변론을 종결했다.
이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만 확정받더라도 국회법에 따라 이 대표는 국회의원직도 잃고 향후 5년간 피선거권을 박탈당하게 된다.
또한 민주당은 지난 대선에서 보전받은 선거자금 434억 원을 반환해야 한다.
이 대표는 현재 총 7개 사건으로 기소돼 4개 재판부에서 피고인으로서 재판받고 있다.
이재명 대표의 선고 공판을 앞두고 벌써부터 김동연 지사와 김부겸총리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김부겸 전 국무총리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김 지사와 김 전 총리는 야권 잠룡으로 평가 받아온 인사들이지만 그간 정치현안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는 것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그러나 최근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와 전 국민 25만원 지원금 등 정치권 주요 이슈에 대한 각자의 목소리를 내면서 이 대표에 맞설 대권주자로서의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명 대표의 1심 재판 결과는 ‘新三金(김동연, 김부겸, 김경수)을 주축으로 한 비명계의 ‘이재명 일강구도’ 타파 움직임의 분수령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2대 총선 공천에서 탈락한 박용진 의원이 정치 재개를 선언하였고 또 비명계 전직 의원들이 뭉친 ‘초일회’ 역시 선고 공판 결과에 따라 향후 행보 방향을 구체화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지사는 이 대표와 차별성을 갖추기 위한 움직임을 가장 적극적으로 보이고 있다. 김 지사는 이 대표의 대표법안인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위한 특별조치법)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지난 7일 유튜브 채널 삼프로TV 인터뷰에서 전 국민 지원이 아닌 선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뜻을 내비친 후 지속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 있다.
아울러 친노·친문계 인사들을 도정에 적극 영입해 대권주자로서 과거 민주당 정부의 적통성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도 보이고 있다.
김부겸 전 총리는 이 대표의 약점으로 지목되는 ‘외연확장’을 강조하는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총선 후 잠행을 이어가다 정치 재개를 선언한 김 전 총리는 민주당 내 격론이 벌어지고 있는 금투세에 대해 시행 유예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지난 16일에는 자신의 SNS에 명절 인사와 함께 “공존의 대한민국을 위해 새로운 각오로 뛰겠다”며 적극적인 정치 행보에 나서겠다는 뜻을 표명하기도 했다.
김 전 총리와 가까운 한 인사는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전국 대학 등에서의 강연과 언론 인터뷰에 나설 예정”이라며 “현안에 대한 목소리를 내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4·10 총선 공천 탈락 이후 잠행을 이어온 박용진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개월여 만에 정치 재개를 공식화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에 이어 박 의원이 잠행을 끝내면서 비명(비이재명)계의 몸풀기가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1심 재판 선고와 맞물려 있어 정치권은 이들의 정치세력화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 전 의원은 전날 단체 문자메시지를 통해 "정치는 계속할 것"이라며 "다음 스텝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사무실도 유지하고 있고, 뜻을 같이하는 많은 분을 더 깊고 넓게 만나겠다"며 "젊은이들의 미래가 기대되고 국민의 희망이 실현되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의지는 더 분명하다"고 정치에 대한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민주당 내 대표적 비명계로 꼽히는 박 전 의원은 지난 4월 총선에서 서울 강북을 3선에 도전했으나 현역 의원 하위 10%에 포함돼 '30% 감산' 페널티를 극복하지 못하고 당내 재경선 끝에 결국 패했다.
그는 총선 이후 현실 정치에 거리를 뒀지만 최근 공천에서 탈락한 민주당 전직 의원들과 함께 '초일회'라는 모임을 만들었다. 향후 초일회 활동을 통해 정치 활동면을 넓힐 것으로 점쳐진다. 초일회는 다음 달부터 정례모임을 진행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특강 또는 간담회, 토론회 형식으로 정치 지도자, 원로 정치인 등 각계 전문가들을 초청하는 행사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앞서 김부겸 전 총리는 이달부터 정치 활동에 본격 나섰다. 김 전 총리는 야당 원로들로부터 정치 신뢰 회복에 나서 달라는 요구를 받고 방송 인터뷰와 강연 등에 나서며 본격적으로 몸을 풀고 있다.
그는 이 대표를 향해 "언제까지 강성 지지층만 바라볼 것인가"라며 저격하는 한편 야권의 계엄설 주장엔 "뜬금없다"고 비판하는 등 쓴소리를 적극적으로 내고 있다. 24일에는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정치지도자과정의 첫 강연자로 나선다.
이와 함께 친문(친문재인)계 싱크탱크로 불리는 '민주주의4.0'도 최근 재정비를 마쳤다. 3선 중진의 송기헌 의원과 김영배 의원이 각각 새 이사장과 연구원장을 맡았다. 이들은 지난달 28일 총회에서 개헌을 주제로 토론회를 진행한 후 향후 활동 방향을 논의했다.
친노· 친문계 적자로 불리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사면·복권돼 연말 귀국할 예정이어서 비주류의 움직임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
다만 이들은 과도한 정치적 의미 부여를 경계했다. 한 전직 비명계 의원은 "1심 결과에 따라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재부각될 수 있지만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기 위해 정치 활동을 재개한 것은 아니다"라며 "일단은 정치 공간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며 구체적인 역할과 활동에 대해 고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표는 잔인한 10월에 가슴 조리고 11월 15일 사형선고를 받느냐 살아 남느냐? 밤잠을 자지 못할텐데 이를 은근이 기대하고 바라는 김동연, 김부겸, 김경수, 박용진 의원은 내심 회심의 미소로 기회를 잡으려 하는 모습이 정말 인간이 해서는 안 될 것이 정치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