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림대학교 창업동아리 '아른사이' 대표 이수현
사진=한림대학교 창업동아리 '아른사이' 이수현 대표
어느덧 나이는 성인이 됐지만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 우리.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며 '진정한 어른은 어떤 사람인지', 혹은 '내가 그런 어른이 될 수 있을지' 끝나지 않는 고민을 가지고 살아간다. 여기 이러한 고민들을 자신들의 방식대로 풀어내고자 하는 대학생들이 존재한다. 어른이 되고 싶은 아이의 시선으로 어른을 바라보는 동아리 '아른사이'가 바로 그것이다. 어느덧 쌀쌀해진 11월의 가을날, 춘천의 한 카페에서 한림대학교 멀티미디어 출판물 동아리 '아른사이'의 이수현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아른사이의 의미
'아른사이'라는 이름, 대체 어떤 뜻을 가지고 있을까? '아른사이'는 어린 사람이 어른인 체 한다는 뜻을 가진 '아른스럽다'의 아른과 시선이라는 뜻을 가진 Sight에서 사이를 따와 만든 합성어라고 한다. 스스로 어른이 되고 싶은 아이의 시선에서 어른들의 이야기를 담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사진=인터뷰를 진행중인 이수현 대표
사진=인터뷰를 진행중인 이수현 대표
그들이 만드는 '멀티미디어 콘텐츠', 대체 그게 뭔데?
"'개인주의가 난무하는 세상에서, 우리가 필요로하는 어른들은 과연 누구인가?'라는 질문에서부터 '아른사이'는 시작됐어요. 각자 원하는 말만을 하고 세대 간의 간극이 극도로 넓어진 요즘 시대, 다들 체감하시죠?"라고 인터뷰를 시작한 이수현씨. "근데 저는 각자의 세대마다 보고 느낀게 아예 다르기 때문에 그게 잘못된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어떻게하면 조금이나마 이러한 세대의 격차를 줄이고 더 넓은 세대를 이해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했고,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콘텐츠인 인터뷰 콘텐츠가 적합할 것 같아 인터뷰 콘텐츠를 위주로 제작하고 있다"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이씨는 "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도록 SNS를 이용해 카드뉴스를 포함한 릴스 등의 다양한 콘텐츠도 만들고 있고, 엽서같은 굿즈들과 인터뷰 영상, 블로그 글들을 업로드하고 있다"며,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과 동기부여를 제공하고 싶었다"고 전한다. 이어 "저희 콘텐츠를 통해 다른 사람은 어떤 고민을 가지고 어떻게 꿈을 실현했으며, 그 과정에서 생긴 어려움은 어떻게 극복했는지 공유하다보면 서로의 경험과 지식을 나눌 수 있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협력의 기회를 만들어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인다.
사진=동아리 부스를 운영중인 '아른사이'
이수현 대표와 만난 수많은 사람들. 그중 그녀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은 누구였을까? '아른사이'의 지난 활동에 대해 이야기하던 그는 "저희가 동아리 인원을 더 이상 구하지 않을 때 였는데 한림대학교 축제때 운영한 '아른사이' 부스를 보고 동아리에 정말 들어오고 싶었다고 말씀하시는 독자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한다. "마침 독자 인터뷰를 구상하고 있었던터라, 독자 인터뷰를 요청드렸더니 너무 흔쾌히 허락해 주셨다"며 "그 분의 삶의 방식이 너무 좋았다. 사소한 쉼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분이었는데, 제게 자기를 챙기는 게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준 분이라 기억에 남는다"고 전한다.
이씨는 가치관이 정말 비슷한 인터뷰이들이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그리고 지난 8월에 진행한 보컬리스트 지망생이 생각난다고 한다. "그분께서 트라우마라는 건 없다고 말씀하셨는데 그 말에 있어 과거의 저였다면 '내가 힘들 자격도 없다는 건가?'라며 부정적으로 느꼈겠지만, 현재 저한테는 인터뷰이분께서 해주신 말이 매우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며 "어떤 일에 대해 트라우마로 남겨둘지 아닐지는 다 나의 선택이고 그 당시 선택이 잘못됐었더라도 그때의 나는 그 선택이 맞다고 생각해서 그런 선택을 한거잖아요"라고 말한다. 이어 "그래서 '잘못된 선택은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정말 성숙하고 배울 점이 많은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그 당시를 회상한다.
사진=춘천시 로컬브랜드페스타 '아른사이' 부스 모습
사진=아른사이에서 출판한 에세이 '애 SAY'
아이의 시선으로 본 세상도 궁금하지 않아? 아른사이 출판 책 '애 SAY'
얼마 전, 아른사이는 동아리 활동을 진행하며 책도 출판했다고 한다. 동아리 팀원 11명의 이야기를 담아낸 '애 SAY'가 바로 그 책이다. 아른사이의 '애 SAY'에는 어른과 관련된 키워드 '사랑·돈·시간·사람'에 대한 다양한 대학생의 시선이 담겨 있다. 그들이 생각하는 '사랑·돈·시간·사람'을 11개의 시선에서 볼 수 있다는게 이 책의 차별점이라고. 조금 특별한 앞 뒤가 반대로 된 표지도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녀가 말하길 글을 쓴 아른사이도, 글을 읽는 독자도 삶을 거꾸로 되돌아 본다는 뜻에서 의미가 있다고 한다.
사진=정선의 로컬 디저트 브랜드 '곤디' 대표와의 인터뷰 현장
팀원 모두를 아우를 수 있게 만드는 그녀의 원동력은 무엇인가?
11명의 팀원들을 조율하고 이끌어 나가기란 쉽지 않을텐데. 그럼에도 그녀가 이 일을 계속하게 만드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제일 중요한 건 일단 재밌다는 거에요.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거죠"라고 말문을 연 이씨는 "이게 제 어릴 때 습관과도 관련이 있는데, 저희 부모님께서도 책 읽고 글 쓰시는 걸 굉장히 좋아하시다보니 자연스럽게 저도 책을 읽고 글쓰는걸 좋아하게 됐다"고 전한다.
그는 "이런 습관들 때문인지 지금도 책을 읽으면 제걸로 만들고 싶은 욕구가 되게 커요. 모든 문장을 필사하진 못하지만 좋았던 문장들을 하나둘 필사하고, 저와 같은 취미를 가진 친구들과 서점도 같이가고 이야기도 나눈다"며 "결론적으로 이야기를 보고 듣는 것을 좋아하는 제가 인터뷰 콘텐츠를 만든다는건 꿈에 그려왔던 일을 하는 것이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한다.
이어 "인터뷰이분들의 반응도 제게 큰 원동력이 된 것 같다"는 이수현씨. "인터뷰이분들께서 인터뷰를 하며 자기의 삶을 되돌아보고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줘서 오히려 고맙다고 말씀해 주셨을 때 너무 뿌듯하다"며 "제가 의도했던 취지와 부합하는 경험을 할 수 있어 정말 행복했다"고 기쁜 미소를 보인다.
사진=아른사이 구독자와 만남을 가진 이수현 대표
이후 그녀의 행보는?
이대표는 "지금 팀원들이 다 졸업하고 휴학할 예정이다보니 '아른사이'는 이제 프로젝트성으로 진행할 예정이라며 다들 회사 다니면서 부업으로 하는 것"아리고 한다. "근데 나중엔 정말 창업할 생각도 있다. 저희 아이템으로 돈을 벌기는 사실 현실적으로 어렵고 그래서 사회적 기업으로 성장하는게 최종 목표"라며 앞으로의 계획을 말한다.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 청소년들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을 만들고, 추후엔 20대 초반 나이대를 가진 자립 준비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멘토링을 진행하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고 전한 그녀는 "진로 멘토링도 좋고, 심리 상담 멘토링도 좋고 청소년들의 자아 성립에 도움이 되는 멘토링을 진행하고 싶다는 거예요. 그래서 기부도 하며 보람을 느끼고 싶어요"라며 웃음을 지어보인다.
이씨는 "제가 에디터가 사실 제일 큰 꿈이었는데 '아른사이'를 진행하며 그 꿈에 더 확신이 생긴 것 같다"며, "글을 쓰고 취재하는게 제 적성에 되게 잘 맞더라고요. 그래서 에디터를 직업으로 삼게 된다면, 앞에 말씀드렸다시피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며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풀어 세상에 들려주고 싶어요"라고 미래의 자신에 대해 이야기한다.
끝으로 이수현 대표는 “사실 어른에 대해서 우리가 계속 고민해야 되는 이유는 윗세대를 이해하기 위함도 있지만, 우리가 더 나은 세상을 살아가기 위함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며 "특정 세대가 책임지는 사회가 아닌 서로 노력하는 '어른'이 많이 존재하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인터뷰를 마쳤다.
이예린 대학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