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화경, 「방편품 제 2」를 풀어본다(12)
2-28.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이르셨습니다.
"이 신묘한 이치는 시기가 무르익었을 때 모든 부처님이 설했던
것입니다. 이는 때가 무르익었을 때 우담발화(優曇鉢華)가
단지 한번 피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사리불이여, <결코 허망한 가르침이 아니다.>라는 부처의 말을
그대들은 반드시 마음에 새겨야 합니다.
佛告舍利弗
"如是妙法 諸佛如來 時乃說之 如優曇鉢華 時一現耳
舍利弗 汝等當信佛之所說 言<不虛妄>
【풀 이】
●妙法
① 심원미묘한 이치, ② 고귀한 가르침, 즉 「2-15」 의 <甚深微妙難解之法>.
●時乃說之
<때가 무르익은(모든 조건이 완벽하게 갖추어진) 다음에야 그것을 설한다.>
●時一現耳
<때가 되어 딱 한번만 모습을 드러낼 뿐이다.>
*耳1005 귀 이, 어조사 이(의미 없는 助詞),
여기서는 뿐 이(<而已>를 합친 글자)
2-29, 30.
“사리불이여, 모든 부처님은 중생 각자의 근기에 딱 맞도록
법을 설하기 때문에, 뜻하는 바 그 취지가 무엇인지 터득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왜 그런가.
내가 온갖 인연과 갖가지 비유, 그리고 언사 등 무수한 방편을
사용하여 모든 법을 펼쳐 설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법은
깊이 생각하고, 깊이 분별하고, 깊이 헤아린다하여 터득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렵다는 것이고, 오직 부처님들이 모습을
드러내 직접 가르침을 펼치지 않으면 이 법을 능히 깨칠 수
없기 때문에 어렵다는 것입니다.
<모든 부처가 세간에 몸을 드러내는 것은 오직 한 가지, 더없이
큰 불사(佛事)의 인연 때문이다.>라고 말하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사리불이여,
<모든 부처가 세간에 몸을 드러내는 것은 오직 한 가지, 더없이 큰
불사(佛事)의 인연 때문이다.>라고 콕 집어서 말하는 까닭이
무엇이겠습니까.
모든 부처님은 중생들로 하여금 불지견(佛知見)을
열게 하여 청정함을 얻도록 하기 위해
이 세간에 몸을 드러내기 때문이며,
중생들로 하여금 불지견을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 세간에 몸을 드러내기 때문이며,
중생들로 하여금 불지견을 깨닫도록 하기 위해
이 세간에 몸을 드러내기 때문이며,
중생들로 하여금 불지견을 완벽하게 터득하도록 하기 위해
이 세간에 몸을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사리불이여,
<모든 부처가 세간에 몸을 드러내는 것은 오직 한 가지,
더없이 큰 불사(佛事)의 인연 때문이다.>라고 콕 집어서 말하는
까닭이 바로 이것입니다.”
“舍利弗 諸佛隨宜說法 意趣難解
所以者何 我以無數方便 種種因緣 譬喩言辭 演說諸法
是法 非思量分別之所能解 唯有諸佛 乃能知之
所以者何 諸佛世尊 唯以一大事因緣故 出現於世
舍利弗 云何名諸佛世尊 唯以一大事因緣故 出現於世
諸佛世尊 欲令衆生 開佛知見 使得淸淨故 出現於世
欲示衆生 佛之知見故 出現於世
欲令衆生 悟佛知見故 出現於世
欲令衆生 入佛知見道故 出現於世
舍利弗 是爲諸佛 唯以一大事因緣故 出現於世
【풀 이】
●부처님이 이 세상에 出現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반드시 出現해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出現하는 것이다, 라는 대단히
무거운 내용이 이 부분에 담겨 있다.
<甚深微妙難解之法>은 논리적으로 판단해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부처님이 이 세상에 出現하여 몸소 가르침을 펼쳐야 알 수 있는 것이다, 라는
게 무거운 내용의 알맹이다.
經文 중의 <唯有諸佛 乃能知之>와 <諸佛世尊 唯以一大事因緣故 出現於世>가
바로 그 무거운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諸佛世尊 唯以一大事因緣故 出現於世>라는 꼭 같은 구절이 이 부분에서
세 번이나 반복해서 사용되고 있는 것만 봐도 이 구절에 담겨 있는 무게를
금방 짐작할 수 있다.
●隨宜說法
<方便說法>과 같은 의미로 보아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經文에서 사용하고 있는 이 용어를 우리가 살고 있는 요즘의 용어로 바꾼다면
<맞춤형 교육방법>정도가 될 것이다. 한 학급에 수십 명의 학생이 있을 때,
학생 하나하나의 수준을 감안하여 거기에 꼭 맞도록 수십 가지의 교육방법을
강구하는 개별적 교육방법이 있다면, 그것이 經에서 말하는 <隨宜說法>이나
<方便說法>과 흡사하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2-1」의 【풀이】를 참고하시라.
●메인 로드에 <지뢰>가 묻혀 있다.
이 부분은 法華經 전체를 통해 매우 중요한 가르침 가운데 하나다.
어쩌면 佛經 전체를 통해 가장 중요한 가르침일지도 모른다.
이처럼 중요하고 무거운 가르침이기 때문인가? 이 부분에는 <지뢰>가
묻혀있다.
이 <지뢰>는 부처님이 묻어 놓은 것이 아니다. 구마라즙法師가 이 經을
한문으로 번역하면서 묻어 놓은 것은 더더욱 아니다.
누군가가 이 한문본을 번역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만들어 묻었고, 그것을
그들 스스로 밟아버렸다.
그런데 참으로 요상한 것은 어느 누구도 자신이 지뢰를 밟았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거나, 모른 척 하고 있다는 것이다.
*메인 로드에 묻힌 <지뢰>를 제거한다.
필자는 이 <지뢰>를 제거하기 위해 이 부분의 첫머리를 다음과 같이
다섯 토막으로 분해한다.
(A)舍利弗 諸佛隨宜說法 意趣難解
(B)所以者何 我以無數方便 種種因緣 譬喩言辭 演說諸法
(C)是法 非思量分別之所能解
(D)唯有諸佛 乃能知之
(E)所以者何 諸佛世尊 唯以一大事因緣故 出現於世
잘못 건드리면 폭발할지 모르니, 우선 <지뢰>부터 끄집어내자.
<(D)唯有諸佛 乃能知之>. 이 여덟 글자가 바로 그것이다.
이제 이 여덟 글자를 하나하나 뜯어서 살펴본다. 이것만 잘 수습하면
이 여덟 글자의 앞과 뒤가 톱니바퀴 물리듯 제대로 돌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①<唯>는 우리가 알고 있는 그대로 <오직, 다만, 유일한>의 의미다.
②<有>는 여기서 <존재하다, 생기다, 있다>의 의미다. 이 <有>는
바로 이어지는 <出現於世>, 즉 <세간에 몸을 드러내다>와 같은 의미다.
③<乃>는 <~에 이르다>라는 의미다. 따라서, <乃能知>는 <능히 알 수
있게 된다>, 즉 <깨달을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④<之>는 지시대명사로 <是>와 같은 뜻이고, 지금까지 수없이 언급되었던
<甚深微妙難解之法>을 가리킨다.
또, 세 번이나 <그만 두겠다>고 부처님께서 사양(혹은 거절)하시고.
세 번이나 <반드시 설해주셔야 한다>고 사리불이 간청한
三止三請之法이기도 하다.
⑤정리하면 다음과 같은 답이 나온다:
<오로지 모든 부처님들이 세간에 몸을 드러내기 때문에, 그래서 부처님이
직접 가르침을 펼치기 때문에 중생들이 능히 이것을 깨닫게 된다.>
무슨 말인가?
부처님과 직접 얼굴을 맞대고, 몸을 비비며 생사고락을 같이 해야
<甚深微妙難解之法>을 깨달을 수 있다는 말이다.
무슨 말인가?
부처님의 입으로 직접 가르침을 받아야 <甚深微妙難解之法>을
깨달을 수 있다는 말이다.
무슨 말인가?
부처님이 현세에 계시지 않고 멸도하신 경우에는 부처님으로부터 직접
가르침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그 의미를 깨달을 수 없다는
대단히 중요한 의미가 여기에 함축되어 있다.
<唯以一大事因緣故 出現於世>라는 글귀가 바로 그것이고,
<唯有諸佛 乃能知之>이 바로 그것이다.
● 또 이 부분에 <所以者何>라는 글귀가 두 번 나오는데
첫 번째(B)는 <왜냐하면>의 의미로,
두 번째(E)는 <그렇기 때문에>라는 의미로 쓰였다.
「2-1」를 참고하시라.
● 심각한 의문이 생긴다.
<唯有諸佛 乃能知之(오로지 부처님들이 세간에 몸을 드러내 직접 가르침을
펼 경우에만 <甚深微妙難解之法>을 터득할 수 있다.)>라고 한다면, 지금까지
법화경을 공부해온 우리는 당연히 아래에 서술하는 두 가지의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
첫째 의문, 부처님께서 멸도하시고 이 세상에 계시지 않으면 정말 어느 누구도
<甚深微妙難解之法>을 깨달을 수 없다는 말인가?
부처님의 대답은 단호하다. <깨달을 수 없다>이다.
이 대답을 부처님께서는 「2-38」에서 아래와 같은 구절로 설하신다.
<除佛滅度後 現前無佛 所以者何 佛滅度後 如是等經 受持讀誦解義者 是人難得
若遇餘佛 於此法中 便得決了>이다.
자세한 내용은 「2-38」의 【풀이】를 보시라.
둘째 의문,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후 지금까지, 또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미래세에 <甚深微妙難解之法>을 공부하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헛수고를
하고 있다는 말인가?
결코 그렇지 않다. 부처님의 <出現於世>를 대비하는 것이다. 그때,
즉, <唯以一大事因緣故 出現於世>에 부처님으로부터 직접 가르침을 듣고
<甚深微妙難解之法>를 깨닫기 위해 불자들은 지금 勇猛精進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한 구經과 무비(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한글번역본), 그리고
일본번역문은 아래와 같다.
편의상 이 부분을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다섯 토막으로 나누었다.
(구經) (A)사리불아, 모든 부처님께서 근기를 따라 법을 설하시나, 그 뜻은
알기 어려우니라.
(B)왜냐하면, 내가 수없는 방편과 갖가지 인연과 비유와 말로써
모든 법을 설했지만,
(C)이 법이 사고와 분별로 이해할 바가 아니니라,
(D)오직 모든 부처님만이 아실 수 있기 때문이니라.
(E)왜냐하면, 모든 부처님께서는 오직 일대사인연으로 하여 세상에
출현하시기 때문이니라.
(무비) (A)사리불이여, 모든 부처님들이 마땅한대로 법을 말하는 그 뜻을
이해하기 어려우니라.
(B)왜냐하면, 내가 무수한 방편과 갖가지 인연과 비유와 말로써 법을
설하느니라.
(C)이 법은 생각하고 분별하는 것으로는 이해할 수 없느니라.
(D)오직 부처님만 능히 아시느니라.
(E)왜냐하면 부처님 세존은 오직 하나의 큰 일 인연으로 세상에
출현하느니라.
(일본) (A)Sariputra, the meaning of the laws which the buddhas expound
as opportunity serves is difficult to understand.
(B)Wherefore? [Because] I expound the laws by numberless
tactful ways and with various reasonings and parabolic
expressions.
(C)These laws cannot be understood by powers of thoughts
or discrimination;
(D)only the buddhas can discern them.
(E)Wherefore? [Because] the buddhas, the world-honored
ones, only on account of the one [very] great cause
appear in the world.
(자설) 필자가 읽어본 법화경의 한글번역문 가운데 오직 愚仁의 법화경이
필자와 같은 시각이었다. 그의 번역은 다음과 같다.
<(D)그러기에 반드시 여래에게 배워야 하느니라>
(참고) 愚仁의 법화경은 <『묘법연화경』, 愚仁 역, 유마북출판사, 2012 년
1판 1쇄>를 말한다. 이 글을 써 가며 필요한 부분에서 또 인용할
것이다.
●是法 非思量分別之所能解
<이 法은 깊이 생각한다하여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다시 말해, 이 가르침은 깊이 생각하고 논리적으로 추론한다하여 이해될
성질이 아니다(言語道斷 心行處滅).
*思量461 생각하여 헤아리다, 깊이 논리를 따라 생각하다.
-思461 생각할 사,
-量1262 헤아릴 량
*分別159 사리를 생각하여 변별하다.(論理的으로 설명하다)
(「2-26」 【풀이】를 참고하시라)
●云何名諸佛世尊 唯以一大事因緣故 出現於世
<“諸佛世尊 唯以一大事因緣故 出現於世”이라고 콕 집어서 말하는 까닭은
무엇인가>
*名228 이름 명, 여기서는 이름 부를 명(표현해 내다, 형용하다, 콕 집어서
말하다)
●知見
사리를 깨달아 알아보는 능력, 식견
●開1292 ①열 개(to open, 시작하다<開催>, 입을 열어 말을 하다<開陳>,
새로운 전답을 만들다<開墾>), ②열릴 개(길이 트이다<開通>),
③벌릴 개(展開), ④필 개(開花), ⑤깨우칠 개(깨닫게 하다<開悟>),
⑥풀 개(놓아주다)
●是爲 <이를 두고 ~라 이른다.>
●開示悟入佛之知見(佛敎의 目的, 「무비」)
*入129 들어갈 입(①出의 반대, ②(과녁을)꿰뚫다, ③몰입하다)
●示 보일 시(보게 하다), 볼 시(視와 통용)
(계 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