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엇을 먹을까를 고민하는 시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는 풍족한 시대입니다. 어떤 음식이 몸에 좋을까 살피며 좋은 음식을 찾아다니는 세상입니다. 얼마 전 동생 부부와 조카들과 함께 대형 마트에 갔습니다. 식품 코너에서 초등학생 정도의 뚱뚱한 아이가 초콜릿 상자 하나를 장바구니에 담았습니다.
순간 어머니는 그 초콜릿 상자를 뺏더니 성분 함량 표시를 들여다보고는 아이에게 이 초콜릿에는 몸에 안 좋은 것이 가득하고 몸만 더 뚱뚱하게 만들기 때문에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 모습을 보니 어린 시절 어머니에게 과자 사달라고 떼쓰던 옛 추억이 떠올랐습니다. 예전만 해도 먹을 것이 없어 참 배고픈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다이어트 때문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음식을 앞에 놓고도 먹을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몸을 위해서는 고통을 감수하면서까지 좋은 음식을 골라 먹는데, 왜 영혼의 양식에 대한 섭취는 소홀한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육체를 위한 음식은 너무 많이 먹는 반면 영혼을 위한 양식은 턱없이 부족하게 먹습니다.
오늘 이 시대는 “양식이 없어 굶주리는 것이 아니고 물이 없어 목마른 것이 아니라 주님의 말씀을 듣지 못하여 굶주리는 것”(아모 8,11)입니다. 또한 예수님은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마태 4,4)고 하셨습니다. 사람은 영혼과 육신, 두 부분으로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영적 존재입니다. 그러므로 육체를 위해서 끊임없이 음식물을 공급하듯, 영혼을 위해서도 풍성한 말씀의 꼴을 먹어야 합니다. 주일에 미사를 드리고 강론 말씀을 듣는 특별 음식도 중요하지만, 날마다 가정에서 매끼 식사를 하듯이 성경을 묵상하는 일도 중요합니다.
브리티시 위클리(British Weekly) 紙에 이런 편지 글이 실린 적이 있습니다.
「신부님들은 강론에 상당히 큰 비중을 두고 강론 준비에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 30년간 아주 규칙적으로 미사에 참여했고, 제 추산이 정확하다면 그동안 적어도 3천 번 이상의 강론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그 설교들을 지금 단 한 편도 기억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니 강론에 힘을 쏟는 만큼 신부님들이 시간을 달리 썼다면 더 유익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글을 띄워 봅니다.」
이 편지를 두고 평신도들과 성직자들 사이에서 강론에 대한 뜨거운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그러다가 다음과 같은 한 통의 편지 글이 그 논쟁을 잠재웠습니다.
「저는 결혼한 지 30년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저는 32,850끼의 식사를 했습니다. 거의 제 아내가 요리한 것입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그 많은 식사 가운데 한 끼의 식사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매끼 식사 때마다 제게 필요한 영양분을 충분히 공급받았음은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그 많은 식사가 없었더라면 저는 오래전에 영양실조에 걸려 굶어 죽었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음식을 먹을 때 무엇을 먹었는지, 그 음식에 어떤 영양소가 들어 있는지 다 알지 못합니다. 어머니, 혹은 아내가 차려준 음식이기 때문에 맛있게 먹는 것입니다. 그렇게 먹은 음식 덕분에 우리는 오늘도 건강하게 살아갑니다.
마찬가지로 우리 영혼도 매일 양식을 먹어야 건강하고 능력 있게 살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먼저 깨달아야 할 것은 일용할 양식으로 말씀을 먹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말씀은 영적이고 순수한 젖이고(1베드 2,2), 성숙한 사람들을 위한 단단한 음식(히브 5,14)입니다. 영혼은 말씀을 매일 먹지 않으면 시들거나 병들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영혼의 꼴을 풍족하게 먹을 때 육체와 영혼이 건강해지고, 마음에는 평화와 기쁨이 가득하며, 인생길에서 승리자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첫댓글 양식이 없어 굶주리는 것이 아니고 물이 없어 목마른 것이 아니라 주님의 말씀을 듣지 못하여 굶주리는 것(아모 8,11)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마태 4,4)
육체를 위해서 끊임없이 음식물을 공급하듯, 영혼을 위해서도 풍성한 말씀의 꼴을 먹어야 합니다.
말씀은 영적이고 순수한 젖이고(1베드 2,2), 성숙한 사람들을 위한 단단한 음식(히브 5,14)
아멘 아멘!
감사합니다 신부님
아멘. 아멘. 아멘.~~
"날마다 가정에서 매끼 식사를 하듯이
성경을 묵상하는 일도 중요합니다."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마태 4,4)
아멘.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