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낮게 내려앉네요.
벚나무는 꽃보다 잎들이 더 선명해지고
은행나무 잎들은 아기손의 형태를 갖추고 여기저기서 나도 은행잎하며 흔들거립니다.
바다도 산도 나무도 우리들도 봄이 되고 나무가 되고 바다가 되고 산이 되어 함께 걸어서 배움터로 들어옵니다.
어린동무들인 하늬는 넘어져서 발목을 삐고 하진이는 무릎이 쓸리고 준이는 손톱에 피가 납니다.
그래도 씩씩하게 잘 걷습니다.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아침열기 시간에 4.16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손가락 다섯 개를 보여주며 아프다고 못생겼다고 내가 싫어한다고 그 손가락을 떼어 낼 수 있을까? 질문을 하며 아프면 감싸주고 못생겼다고 생각하면 더 만져주고 싫어하는 마음이 생기면 그 손가락이 없을 때 어떻게 되는지를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누구를 탓하기보다는 기억해야 할 것을 잘 기억하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잘 해보자고 했습니다.
나부터 말이지요.
오전수업입니다.
민들레가족은 말과 글 수업으로 3.4학년은 시를 옮겨 적고 그림으로 그리고 외웁니다. 동생들은 모음 ㅏ를 배웁니다.
신난다가족 5.6.7학년은 수와 셈을 천지인은 우주이야기 자율공부입니다.
하늘을 보니 더 낮게 내려앉습니다.
밥모심을 마치니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집니다.
운동장에서는 형아들을 대신하여 저학년 동무들이 라떼와 축구를 합니다.
형아들은 도서관이며 교실에서 노네요.
오후수업입니다.
초등동무들은 수공예수업으로 뜨개질과 고슴도치의 바느질 수업으로 이어지고
천지인은 영어수업들이 계속해서 이루어집니다.
푸른솔은 막내를 귀대시키고 광주에서 있는 대안교육기관 정책 간담회에 참석하고 늦은 시간 마을마음공부꼭두쇠 모임에 참석합니다.
하루를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에 우성이와 우성이 어머님이 학교에 오셨네요.
힘들었을 시기가 지나가고 이제는 둘이서 학교도 오고 자신의 이야기도 들려주는 모습이 애틋합니다.
때로는 길을 잃어야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알아차리며 길을 찾으려 하겠지요.
돌아갈 수 있는 집이 있다는 것, 그리고 나를 맞이해주는 가족이 있다는 것이 오늘따라 가슴깊게 다가옵니다.
늘 고맙습니다.
우리는 사랑어린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