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님 오십니다.
비님 오시기 전 잡아놨던 일정들이 다르게 요리조리 변경됩니다.
동네 한바퀴가 와온공원에서 배움터까지 걷기로, 파티 동무들 오는데 비가 와서 일을 할 수 있을까...
이럴때 예상치 못했던 좋은 일들이 막 보이기도 하지요.
계획에서 자유롭고, 상황마다 가슴을 열어만 둔다면 언제든 가능한 일입니다.
울긋불긋 우산쓰고 걷는데 관율이가 묻습니다.
" 비 오는데 왜 걸어요?"
" 비오면 밥 안먹니? 비오면 숨도 안쉬니?"
그러니 배시시 웃습니다.
관율이는 비가 오면 걷지 않는게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죠.
그럼요. 비 오면 걷지 않을 수 있지요. 하지만 걸을 수도 있고요.
비가 오는데 걷다보니 지금껏 못보던, 못듣던 것들을 보고 듣게 됩니다.
" 관율아~ 비가 오는데 걸으니 우리는 비가 우산에 부딪히는 소리도 들을 수 있네. 물 웅덩이를 장화신고 첨벙되는 놀이도 할 수 있고, 비가 바람에 날릴 때 우산을 어떻게 써야하는지도 생각하게 되네..."
관율이 왈 " 나는 비 올 때 걸어봐서 더 많이 알게 된 것 같아요."
우산 없는 관율이와 하나의 우산을 쓰고 걸으며 낄낄되며 재미나게 이야기를 나누며 걸었습니다.
동네 한바퀴 때문에 생긴 공짜 시간에 민들레 가족은 공부를 하고,
56학년 동무들은 책읽기를 하고,
천지인들은 한가족 어울마당 준비를 하였습니다.
해리가 마을인생동무들과 순례를 가셔서 오늘은 소금이 맛있는 밥모심을 준비해주셨어요.
뜨끈한 두부국과 오하이오가 지펴준 난로불 덕분에 추적추적 비오는 날이 한결 따뜻해지고, 젖은 옷들은 잘 말랐습니다.
오후에는 예똘 오셔서 초등 동무들과 놀이 시간을 가졌어요.
마침 그때 파티 선발대가 오셔서 쉼터 공사 답사를 하고 지금은 공사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상율파와 파티 스승이 합의하여 쉼터에 판석을 깔고, 지붕을 고쳐서 쥐와 비 새는 것을 막기로 하였어요.
또 내일부터 있을 웤샵 준비를 위해 민들레와 한결이는 협의와 준비물 찾기도 하였지요.
많은 가족들이 함께 지내기 위해서는 여러 조율과 많은 준비들이 필요합니다.
파티는 파주에서, 우리는 순천에서 계속 연락하며 몇주간 조율해서 오늘부터 3박 4일간 한껏 어울리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지요. 늘 보이지 않은 많은 수고로움 덕분에 아름다운 시간을 꽃피울 수 있는 것이지요.
당장 내일부터 많은 식구들이 밥을 먹어야 하니 필요한 손길을 많습니다.
가능하신 분들은 오셔서 함께 일손 보태주시면 좋겠네요.
농사도 비님 덕분에 이론 수업을 합니다.
지금은 논농사 이야기를 나눠주시고 계시네요.
한주도 거르지 않고 발걸음 하셔서 밭에서 일은 못하더라도 밭을 살피시러 오시는 우리의 농부님~
정말 고맙습니다.
저녁에 합창하는 시간에 예똘이 군산 복음교회 담임목사 취임을 축하하는 자리를 가지려 합니다.
멀리 제주에서 벗도 오시구요.
오늘은 오시는 날이네요.
비님 오시는 날...
당신이 계셔 우리가 있습니다.
우리는 사랑어린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