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테무(Temu)가 유럽연합(EU)의 ‘역외보조금 규정(FSR)’ 적용 첫 사례 중 하나로 조사 대상에 포함되면서 국제 무역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를 “정치적 성향에 따른 경제권 제한”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 상무부는 18일 기자회견에서 “EU가 중국 디지털 플랫폼 기업을 대상으로 불시 조사를 벌인 것은 명백히 차별적 행위”라고 주장했다. 허야둥 상무부 대변인은 “중국은 자국 기업의 권익을 수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EU를 향해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앞서 로이터와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은 EU 집행위원회가 이달 초 아일랜드 더블린에 위치한 테무 유럽 본사를 압수수색했다고 보도했다. 조사 대상 기업명은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테무가 중국 정부로부터 세제 혜택과 금융 지원을 받아왔다는 의혹이 핵심 쟁점으로 알려졌다.
EU의 역외보조금 규정은 해외 기업이 세금 감면, 저금리 대출, 직접 보조금 등 다양한 형태의 지원을 받는 경우 이를 공정 경쟁 저해 요소로 간주해 조사·제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2023년 7월부터 시행된 이 규정은 유럽 내 시장 질서를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무역 규범으로, 이번 조사가 첫 적용 사례 중 하나다.
EU는 또한 12일 의회에서 150유로(약 26만 원) 이하 소포에도 건당 3유로(약 5천 원)의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테무, 알리바바, 셰인(Shein) 등 중국계 초저가 플랫폼의 시장 잠식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테무의 초저가 전략이 중국 내 국가주도형 산업 지원 시스템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지적한다. 저비용 인력, 물류비 보조, 세제 혜택 등 정부 지원 덕분에 해외 시장에서 ‘비정상적인 가격 경쟁력’을 유지해왔다는 것이다. 이번 EU 조사는 바로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겨냥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중국 정부는 최근 희토류 등 핵심 광물에 대한 수출 통제를 강화하며 “국제적으로 정당한 조치”라고 주장했지만, 서방 전문가들은 이를 ‘경제 보복 카드’로 해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결국 테무에 대한 EU의 조사는 특정 기업만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중국형 초저가 플랫폼 경제의 기반인 ‘보조금 의존’과 ‘불투명한 시장 참여’ 전반을 문제 삼는 국제적 압박으로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