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안식을 주일에 지키는 이유
그런데 왜 안식일을 토요일에 지키지 않고 주일에 지키느냐 하는 문제가 생깁니다. 일주일의 끝은 토요일이며 전통적으로 안식일은 토요일에 지냈습니다. 따라서 유다인들이나 안식교도들이 주장하는 토요일이 안식일이 맞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주일을 거룩하게 지내는 이유는 아주 간단합니다. 예수님이 그렇게 하셨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고 사흘 만에, 안식 후 첫날에 부활하셨습니다. 여기서 안식일이 토요일에서 주일로 바뀌게 된 것입니다. 예수님은 안식일을 지키셨는데, 십자가에서 죽으셔서 안식일이 아닌 주간 첫날에 부활하신 것입니다. 그래서 안식일을 주일로 바꿔 주신 것입니다.
구약 시대 사람들은 일 년에 한 번씩 성막에서 양과 송아지를 잡아 제사를 드림으로써 하느님께 나아갔던 것을, 신약 시대 예수님은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심으로써 구약의 반복된 제사를 없애시고 십자가의 성혈로 단번에 영원하고 완전한 제사를 드리셨습니다. 이제 우리는 더는 구약의 제사를 드릴 필요가 없습니다. 누구든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피를 의지하고 믿음으로 나아가면 죄의 용서를 받고 구원을 받습니다. 이처럼 구약에서 지켜 온 안식일은 예수님이 부활하신 주간 첫날로 바뀌었습니다. 그날을 주님의 날로 바꿔 주신 것입니다. 그날을 축복, 승리, 감격, 은총, 용서의 날로 승화시켜 주신 것입니다.
이 대목에서 성경을 자세히 살펴보면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예수님이 주간 첫날에 부활하신 때부터 모든 것이 달라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도행전에는 안식일이라는 단어가 아홉 번 사용되고 있지만, 그 단어들은 구약의 안식일 개념을 나타내지 않고 있습니다. 사도행전 1장 12절에는 “안식일에도 걸어갈 수 있을 만큼”이라고 표현하는 정도입니다. 또 13장 14, 27, 42, 44절에는 안식일을 이용해 회당에서 성경을 가르치고 복음을 전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15장 21절, 16장 13절, 17장 2절, 18장 4절 말씀은 안식일에 회당에서 성경을 읽고 가르치며 강론하고 기도처를 찾아가는 용도로 안식일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구약의 거룩한 개념의 안식일이 아닙니다. 초대 교회 신자들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신 사건으로 인해 주간 첫날을 주일로 지키면서 축제, 기쁨, 자선, 봉사, 성경 공부, 복음 선교의 날로 지냈습니다. 사도행전에서 유다인들이 좋아하는 구약의 안식일은 전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마르코복음 16장 9절을 보면, 주간 첫날에 부활하신 예수님이 처음으로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나타나시는데, 그때부터 모든 것이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를 만나시는 것도 주간 첫날입니다. 제자들에게 나타나시는 것도 주간 첫날입니다. 승천하신 것도 주간 첫날입니다. 요한묵시록 1장 10절을 보면, 요한이 파트모스 섬에서 환시를 본 것도 주간 첫날입니다. 이렇듯 성경 전체에 걸쳐 ‘주간 첫날에’라는 말씀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모든 것이 토요일에서 이튿날 주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축복의 주일을 허락하신 것입니다.
5) 주일은 안식일의 완성입니다
주일은 안식일의 변화라기보다 안식일의 완성이라고 보는 것이 적절합니다. 우리는 주일에 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하고 찬양하며 봉사합니다. 그리고 가끔 이런 이야기를 주고받습니다. 주일이 평일보다 더 피곤하다고 말입니다. 주일에 쉬기는커녕 성당에서 성가대해야지, 교사해야지, 방문해야지, 봉사까지 해야 합니다. 그래서 주일에 대한 개념을 잘 정립하고 있지 않으면 커다란 혼란을 겪게 됩니다. ‘안식일에 충분히 쉬어야 하는데’ 하고 말입니다. 맞습니다. 토요일에 충분히 쉬십시오.
저는 커다란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우리는 토요일을 안식일로 정하고 정말 잘 쉬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몸도 마음도 안식일의 법칙에 따라 충분히 쉬어야 합니다. 그런 후에 일주일의 시작인 주일을 성당에서 축제의 날로 지내야 합니다. 미사를 드리며 찬양하고 기도하며, 선교하고 친교를 나누며, 봉사 활동하면서 부활의 감격을 누려야 합니다. 주일마다 천국 잔치를 벌이는 것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주5일 근무제를 환영합니다. 우리는 토요일에 충분히 쉬어야 하니까요. 그리고 주일에 모두 성당에서 부활의 축제에 참여해 신나게 천국 잔치를 벌이고 일주일의 삶을 승리로 이끌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세상에게 안식일도 빼앗기고 주일도 빼앗겼습니다. 세상은 주일을 이용해 각종 행사나 주요 스포츠 경기를 치릅니다. 우리는 더 이상 안식일과 주일을 세상에 빼앗겨서는 안 됩니다. 세상 사람들은 그들 나름의 방법으로 살고, 그리스도인들은 나름의 방법대로 살아야 합니다. 주일에 신나게 살지 못하는 사람은 일주일을 승리할 수 없습니다.
가장 불쌍한 사람은 주일 미사만 드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입니다. 이들은 축복을 가장 적게 받고 사는 사람입니다. 주일 미사 후에 봉사도 하고 청소도 하며, 다른 사람들과 함께 밥도 먹고 선교하러 나가는 것이 진정한 주일의 개념입니다. 주일에 밥을 사 먹는 것은 절대 안식일을 범하는 일이 아닙니다. 주일에 모두 함께 모여 빵을 떼는 것이 원칙입니다.
사도행전 2장 42-47절에 나오는 초대 교회는 주일의 모델이 됩니다. 초대 교회 성도들은 함께 모여 사도들에게 가르침을 받고 빵을 떼어 나누며, 기도하고 물건을 공유했으며, 가난한 사람들을 도왔습니다. 이것은 우리 삶의 전형(典型)입니다. 우리는 주일에 성당에 모여 미사를 드리고 찬양을 하고 말씀을 듣고 서로 뜨겁게 친교를 나눠야 합니다. 참된 그리스도인들은 술에 취한 세상 사람들보다 더 예수님께 취해 삽니다. 주님이 온 인류를 위해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고 부활하신 그 기쁨을 주일마다 경험하며 삽니다.
주일은 예수님이 부활하신 날입니다. 우리는 이 사실을 기억하고 성당에 모입니다. 또 주일은 성령의 날입니다. 찬양하고 전교하며 이웃을 기쁘게 하는 날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힘껏 주님을 섬기는 날이기도 합니다.
첫댓글 아멘. 아멘. 아멘.~~
아멘 예수님 감사합니다
주일을 하느님을 찬미하며 기쁨으로 지내겠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