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옥나무 도서관에 '말랑버스 3강' 동무들이 오셔서 3박 4일(4월 3일 나무날 ~ 4월 6일 해날) 지내십니다.
사랑어린 마을배움터 식구들은 원하시면 함께 하실 수 있습니다.
잘 머무시다 가시길 함께 마음모아 주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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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랑버스 3강] 농인류학, 농생태학 입문 (구 말랑말랑 칼리지)
반농 주장자 말랑버스의 다음 행선지는 찐농 쪼선생과 농생태학으로 출발하는 인류생태학입니다.
10여년 농사지으며 나를 가장 힘들게 했던 것은 밤새 트럭에 싣고 서울로 갔던 무가 얼어서 몽땅 버렸던 일이나 스무마지기 고구마밭을 일주일사이 멧돼지 선생에게 강탈당했던 것은 아니었어요. 그보다 더 나를 옥죄어 왔던 두려움은 농사짓는 나에게 흐르는 시간과 현대 문명이 만들어낸 시간의 괴리율 이었습니다.
이 문명은 어느샌가 해결되지 않은 온갖문제를 방치한채, 그 근간인 산업문명을 뒤로하고 끝간데 없이 어디론가 달려가고, 변화, 생성중이란 말이죠. 그런데 나는 20년전 녹색평론, 40년전 한살림, 슈마허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100년전의 눈으로만 세상을 보고 있었어요. 사실 큰 문제는 없습니다. 문명의 변화를 바라보지 않으면 그만이니까요. 사실 농사는 눈가리고 혼자 놀기의 끝판 게임과 다름 없어요. 오직 자연과 나 사이의 긴장과 사랑만으로 살 수도 있지요. 땅과 만나고 씨를 뿌리고 아쉽지만 거두고, 특히 예측하지 못한 날씨와 벌레들을 마주하고 헤쳐나가는 과정은 꽤나 스펙타클하고 도파민 뿜뿜이어서 왠만한 컴퓨터 게임보다 더한 중독성이 있지요. 하지만 또 나는 사회적 인간인지라, 언제부턴가 내가, 서울에 올라가 만나는 친구들과 같은 말 다른 언어를 쓰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정보의 수집 방식과 활용의 태도가 달라져 갔습니다. 그들이 보는 세상과 내가 보는 세상이 마치 칼라tv와 흑백tv만큼 달라 보였습니다. 어떤 측면에서는 서울사람들에게서 훨씬 유연한 인식론적 태도를 만나기도 하였습니다.
자존감도 문제가 되었습니다. 어쩌다 한국사회 숫컷으로 태어나 어디가서 한마디 하게 되도, 내 소리는 마치 저 넓은 들판에 빈대 한마리가 꽥 소리지르는 듯 느껴졌습니다. 사람들의 박수갈채가 마치 '그래도 이 어려운 때 농사짓는 젊은 친구가 기탄없이 말하네, 그런데 뭔소리인줄은 모르겠군' 뭐 이런 느낌? 저는 참을수가 없었습니다. 뛰쳐나갔죠. 만여평 논밭이 온 우주인줄 알았더니 우주는 역시 넓었습니다. 유랑하는 저는 어느새 반농인이 되었습니다. 요새는 어디가서 귀농하겠다는 젊은 친구들을 만나면, 농사짓지 말어라 합니다. 농사는 늙으막에 가서 짓고 지금은 흐르는 시간의 강 위에 너의 몸을 올려두어야 해. 지금은 말이지. 너의 뇌부터 내장감각, 발끝의 피부세포까지도 인류가 쌓아올린(그간 자연스럽다고 믿어왔던 물리의 뒤집힌 얽힘)시공의 얽힘을 경험중이야. 하여 지구자연에 대한 자각과 존중 그리고 연결되어 있다는 공감만으로 너의 신체는 버텨내지 못할걸. 모순의 모순의 모순의 막막함만 가득하게 될거야. 그렇지만 한편 자연과의 직접대면, 비극적 탈취의 역설을 만나는 길은 또 '농'뿐이란 말이지. 역설의 역설같겠지만 농사를 짓지 않더라도 농을 외면해서는 안돼. 외면하는건 또 다른 수렁에 빠지는 길이기도 하지. 나와 지구 그리고 인류 생존의 바탕이 되어온 농과 자연의 관계를 이해하는건 지금 이 시공 얽힘의 문명사의 뿌리잖아. 그것은 root. 우리 마음이 생성되어온 영혼의 뿌리야. 농과 자연을 빼놓고 AI를 이야기하는 것은 다른 모든 것은 차치하더도 디지털 Ai문명 시대에, 생명담론의 언어로는 에코디지털에서 에코, 심장, 영성을 적출한 신체와 항해 하는 것과 같아.
그래서 우리는 찐농인. 고집불통 아저씨. 쪼를 만날거야.
쪼는 내가 만난 여러 농사꾼중 김종철의 진실한 후예라 할만해. 녹색평론이 길러낸 수많은 농촌 실천가이자 탐구자들이 있지만, 이토록 치열하게 농의 삶을 살면서, 과학적 탐구를 놓치않고 평생을 공부하고 가장 가까운 친구들과 쉼없이 나누는 인물은 찾아보기 힘들 거야.
졸라 빡세고 흥미진진 할거야. 3박4일간 너의 뇌를 부셔주지.
[말랑버스 3강] 농인류학, 농생태학 입문 (구 말랑말랑 칼리지)
- 말랑버스는 기어코 오프라인으로만 진행됩니다.
- 현장의 감동과 비애 환희와 애통함은 기록되지 않고 흩날려 보냅니다.
- 아침 걷기와 명상 밥 짓기는 필수 과정입니다.
- 드러난 질서를 숨기고 숨겨진 질서로 작동하는 운영 실험을 합니다.
4월 3일 ~ 6일 (3박4일)
순천 사랑어린학교 관옥나무 도서관
쪼님과 사발지몽님의 안내로
- 인식론적 허들넘기
- 선물의 윤리
- 공생의 지혜
- 흙-사람과 조응하다
- 낯설고도 익숙한 존재론, 풍수
- 자연의 구조
- 자연의 기능 - 에너지 흐름
- 자연의 기능- 물질의 순환
- 토종종자 톺아보기 벼와 배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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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학조건 / 자격
- 말랑버스 실장 친구 입학 우선권이 있습니다.
- 말랑 실장을 모르는 사람은 음성통화 또는 오프라인 만남을 통해 면접을 봅니다.
- 사전 텍스트를 읽다가 몸에 열이 돌고 머리가 지끈 거릴 사람이어야 합니다.
+ 생활
- 전원 합숙 생활합니다.
- 밥은 돌아가며 스스로 준비합니다.
- 성별 구분없이 한방에 머물 수 있습니다.
+ 학습
- 오전 6시에 학습 시작 ~ 오후 10시에 종료합니다.
- 주문과 명상과 걷기가 함께합니다.
- 와온만의 품에 안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