下下여!
下下여!
네 이름을 불러 본다.
눈물이 핑 돈다.
군 입대 앞둔 아들을 떨치지 못한 엄마의 발길 마냥
下下 네게 붙들려 망연하다.
이도 모성본능 같은 것일까?
오로지 감사와 기쁨의 잉태로 허름한 말구유에 생의 점등을 한 너,
下下.
너를 만나려고
네가 좋다고,
너를 좇겠다고,
황금 유향 몰약을 들고 종종걸음한 동방박사처럼,
너를 향해 기꺼이 문을 열고 뜨거운 맞음을 했다.
네댓 살 아이가 아장아장 걸음마 하듯 서투른 너와의 만남이
어느새 18년,
청년이 되었다.
기역니은도 모르던 문맹아가
한글을 깨우쳐 문리가 트이듯
졸졸 흐르던 시냇물이 유유히 강물에 이르고
넓디넓은 바다를 향하듯
너를 닮고자
너처럼 되고자
쉼 없는 가르침에
배움의 날갯짓을 지어왔다.
망치로 깬 머리는 가슴을 울리더니
멀고 먼 발자취를 끌어 오늘에 이르니,
‘百見 不如一行’이 되었다.
下下, 네게 얼만큼 닿았을까?
너와 얼마나 닮은꼴이 되었을까?
너와 함께 열여덟 번의 가을을 맞고 보내고,
이제 또 한 번의 가을 속에 서 있다.
저 먼 가을 창공 같기만 했던 너였기에
감히 너의 이상을 흉내조차 꿈도 꾸지 못했던
나 그리고 우리였던 걸.
나무를 심은 사람처럼 되어,
만물을 이롭게 하는 물처럼 되어
꾸준히
꾸준히
下下롭기를
下下되기를
그리움처럼 그리며
살아왔다.
내일도
또 내일도
여전히 떠오르는 태양처럼
下下여!
너를 향한 걸음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2026.10.27.
장성한 너를 떠나보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