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못 들었지?
그렇게 조심한다고 했는데도 규정 속도위반으로 범칙금 고지서를 받고야 말았습니다. 위반 장소가 늘 다니던 익숙한 길이었으니 속상함과 자책감이 더 컸습니다.
‘과속 탐지 카메라 위치도 잘 알고, 더군다나 자동차 내비게이션 경고음까지 분명히 크게 울렸을 텐데도 왜 그 소리를 듣지 못하고 속도위반을 하게 되었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런 일이 자주는 아니어도 가끔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분명히 그 순간 딴생각하느라 아무 소리도 듣지 못했던 겁니다.
생각은 가끔 다른 감각의 기능을 일시적으로 마비시킵니다. 어떤 생각에 깊이 빠져있을 때 다른 것이 보이거나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걸 보면 생각의 힘이 찹 대단하구나 싶습니다.
조금만 더 집중을 했더라면 너무도 쉽게 들렸을 소리를 듣지 못한 것은, 복잡한 생각에 마음이 엉뚱하게도 다른 길을 가고 있었기 때문이겠지요.
주님께 나아가는 길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성당 안에 얌전히 앉아 두 손을 모으고 기도를 한다 해도 마음이 어지러우면 자꾸만 길을 헤매게 됩니다.
빼먹지 않고 기도를 열심히 하는 것보다 어려운 건, 기도할 때 조금이라도 분심이 들지 않게 하는 일이라는 걸 기도하면 할수록 뼈저리게 깨닫습니다.
우리가 안전하고 행복하게 삶의 여로를 걸어갈 수 있도록 주님은 사랑이 담긴 경고음을 자주 들려주십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 소리를 얼마나 잘 알아듣고 있을까요? 뒤돌아보면 그 은총의 소리를 듣지 못해 많은 실수와 후회를 남긴 것 같습니다.
지금이라도 그런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기 위해 주님만을 향해 마음을 모아봅니다.
첫댓글 아멘 아멘~
감사합니다 신부님
아멘. 아멘.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