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확한 쌀로 밥을 지어 먹어본다.
올 논 농사는 쟈스민 품종의 벼를 심어보았다.
일반 벼와 달리 품질이 좀 나은 품종이다.
벼를 수확하고 몇날 몇일을 햇볕에 말려 어제 방앗간에서 도정을 하여
햅쌀로 밥을 지으며 맛있는 밥을 해준다며 집 사람이 부산을 떤다.(올해 첫 수확한 햅쌀밥)
올해 첫 수확한 쌀이라 그런지 밥맛이 좋다.
집사람에게 밥맛이 좋다 이야기하니 찹쌀을 조금 섞어 밥을 했기에
당신이 먹기 좋을꺼라 한다.
우리나라 쌀로 지은 밥 맛과 진배가 없이 찰지고 맛나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밥 지을때 나는고소한 그런 밥내는 않난다.
사실 밥맛도 밥맛이지만 누룽지 생길때 나는 고소한 밥내도 한몫하는데...
누룽지가 생기게끔 밥을 좀 눌리면 그런 밥내가 날까?
이곳 필리핀은 우리나라처럼 밥을 눌려 고소한 숭늉을 먹는 문화가 아니기에
밥을 절대로 안 눌린다.
하기사 밥을 손으로 뭉쳐서 먹는 문화다보니
딱딱한 누룽지 밥을 먹겠는가?
나만 좋아하지...
올해 첫 수확한 쌀로 지은 밥은 찰지고 내입에만 좋지만
이들 현지인들 입맛에는 별로인것 같다.
하기사 이번 밥은 내 입맛에 맞게 찹쌀을 섞어 밥을 지었으니
손으로 뭉쳐먹기 힘들었을꺼다.
쌀이 찰지면 뭉칠때 손에 달라붙어 먹기가 불편하다며 싫어한다.
(이곳 필리핀도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우리처럼 대부분 수저로 먹는다.)
찹쌀을 섞지 않아도 밥물을 조금 많이 넣고 밥을 지으면 풀풀 날라가지 않고
먹을만 하나 이들은 그런 밥을 싫어하기에 찰지게 밥을 않하고
고슬밥(된밥)을 지어 먹는다.
처음에는 안락미로 밥을 지은것 같아 싫었는데
이곳에서 먹는 고슬밥(푸슬 푸슬하고 힘없는밥) 때문인지는 모르나
변비를 달고 살았던 내가 필리핀에 살고서부터는 변비가 없어져
나도 이들과 같이 고슬밥을 좋아하고 즐겨 먹는다.
오늘 한끼의 식사지만 옛 밥맛을 찾은것 같아 좋다.
매일 이런 밥을 지으라 하고 싶지만
나 혼자 좋으라고 그러고 싶지는 않다.
그래도 이게 어딘가?
어쩌다 한번씩이라도그리운 옛 맛을 볼수있다는것이...
2019.10.24.
필리핀 미농이 김봉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