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 껍질 하나에도
1. 생밤을 잘 씻은 후 1시간 정도 물에 불린다.
2. 불린 밤을 20분 정도 찐 후 10분간 뜸을 들인다.
3. 뚜껑을 열고 밤을 꺼내 찬물로 10분 동안 샤워를 시켜준다.
밤 껍질을 힘도 안 들이고 매우 손쉽게 벗겨낼 수 있는 비법입니다. 워낙 밤을 좋아해서 간식거리로 종종 먹곤 하는데, 껍질 벗기는 일이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지요.
알맹이만 깔끔하게 먹고 싶은데 매번 껍질 때문에 애를 먹다 보니 안 되겠다 싶어 인터넷 검색을 해 보았습니다. 그렇게 얻어낸 방법으로 해보니까 과연 한결 수월하게 벗겨져 참 신기했습니다.
오독오독 밤을 맛있게 먹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밤 껍질 하나를 부드럽게 벗겨내는 데에도 이렇게 긴 시간과 복잡한 과정이 필요한데, 사람 마음을 부드럽게 여는 데에는 과연 얼마만큼의 정성과 시간이 필요할까?’
살다 보면 우리 마음도 두텁고 단단한 껍질 안에 갇혀있 기 쉽습니다. 그럴 때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알맹이 가 아닌 껍데기뿐인 만남이 되어버리는 탓에 마음의 공허함은 더욱 커져만 가지요.
좀처럼 마음을 열어주지 않는 상대방의 까칠함을 원망하기보다, 밤 껍질 까는 비법을 통해 내가 조금 더 인 심을 갖고 노력해 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불리기도 하고, 찌기도 하고, 뜸을 들인 후 찬물로 씻어 내는 정성은 단지 단단한 밤 껍질을 까는 데에만 필요한 비법이 아닐 겁니다.
때론 묵묵히 기다려 주고, 때론 따뜻하게 혹은 냉철하 게 바라봐 주는 노력 끝에 마음과 마음이 만나는 환희의 순간을 경험할 수 있겠지요.
오늘도 이렇게 밤 한 톨에서 인생을 배웁니다.
기도는
마음의 조각을
모으는 시간입니다.
첫댓글 아멘. 아멘.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