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하방학을 마치고 우리는 만납니다.
하늘은 여전히 낮지만 우리의 마음은 쨍쨍하네요.
와온바다도 반갑다고 가득가득 찰랑찰랑입니다.
너나나나 할것없이 모이고 모여 그동안의 안부를 묻습니다.
그렇게 만나서 걸어 배움터로 들어옵니다.
도서관에서 준 작약꽃을 화병에 꽂아 앞에 두니 동무들이 너도나도 감탄합니다.
"우와 꽃 이쁘다."
"작약이야. 꽃중의 꽃!"
아침열기를 마치고 입하방학 전과 후의 달라진 풍광이야기를 나눕니다.
"나무가 커졌어요.
벚꽃들이 사라졌어요.
벌레가 많아졌어요.
공양간 입구에 작약꽃이 피었어요.
운동장에 물운덩이가 생겼어요.
실내화가 바뀌었어요.
이가 흔들려요.
우리 교실에 작약꽃이 들어왔어요."
......
우동이 할머니의 이야기 수업입니다.
어린동무들에게 주려고 쿠키를 가져왔네요.
얀이는 하동에서 오늘 출발하고, 상율이와 푸른솔은 각자 몸 상태를 체크하러 병원에 다니러 가서 오전 수업은 함께 하지 못합니다.
다행히 두 분 다 괜찮다고 하시니 참 좋습니다.
빛 보냅니다.
옆 교실에서는 5,6,7,8학년과 두더지는 마음공부를 하고 9학년은 신난다와 에세이수업을 합니다.
자분자분하게 이야기 소리가 들려오네요.
우동이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오늘 서울에 올라가고 내일은 일본을 다녀오십니다. 건강하게 잘 다녀오시길 두 손 모읍니다.
밥모심입니다.
오늘부터 밥모심 할 때 말하기 보다는 밥모심에 더 집중해보는 연습을 하자고 합니다.
자리를 알고 그 자리에서 내가 어떤 마음과 행동을 가져야 하는지는 배워야 하는구나 싶습니다.
여전히 떠들고 말이 많아 두 사람의 자리를 옮겼습니다.
그리고 한 동무 앞에는 민들레가, 다른 동무 앞에는 마침 두더지가 오셔서 자연스럽게 옆에 착석해주시네요.
오후수업은
민들레와 형태그리기, 소현과 리코더 수업, 푸른솔과 밥상공부입니다.
곧은 선과 굽은 선으로 세상의 꼴을 그려보지요. 오늘은 위와 아래를 오가며 둘의 특징들을 가지고 형태를 그려봅니다. 만나면 헤어지고, 태어나면 죽고, 밤이 있으면 낮이 있고, 꽃이 피면 열매가 맺어지고......
3학년과 4학년 동무들의 리코더 시간은 기다림의 시간입니다. 아침부터 리코더를 가지고 놉니다. 불어보고 자랑하고 서로서로 봐주고, 수업 후에는 자랑이 늘어집니다. 천지인 형들이 리코더 합주하는 모습을 늘 보고 커서 더욱 동경심이 일어나지요.
밥상공부는 고추장을 담갔습니다. 평상시보다 남자동무들이 적극적으로 함께 하고 뒷정리도 자신들이 하겠다고 하여 선민이가 놀랐다는 후문이 있더군요.
어린동무들은 집으로 돌아가고, 천지인은 소현과 리코더 수업을, 일꾼들은 마무리 모임을 합니다.
이어서 학교일꾼들은 짧은 살림이야기를 마치고
시청에서 오신 분들과 두더지, 도서관 일꾼, 언연이랑 순천.생태.디자인.컬리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아직은 전혀 그림이 그려지지는 않았지만 '생태' 라는 말 속에 '함께 어울려 놀면서 크는 집'의 의미가 담겨 있는 듯 하여 잘 경청했습니다.
저녁늦게는 천지인의 수학공부가 있네요.
간송이 보이고 다정도 함께 하겠네요.
고맙습니다.
당신이 있어 내가 있습니다.
우리는 사랑어린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