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죽
내 바통을 이어받아
감기에 걸린 아내를 위해
아침에 새로 지은 밥에서
한 수저 떼어내어
쌀죽을 끓이다
지금부터 내가 할 일은
세상을 버리고
세상을 잊고
세상과 멀어지는 일이다
오직 한 사람을 위해
죽을 끓이는 일이다
약한 불에서
더디게 더디게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것을
찬찬히 들여다본다
손은 쉴새 없이
이미 죽이 된 밥을
더 부드러워지라고
짓이기고 있다
아내는 입맛이 없어도
내가 끓인 쌀죽은
먹을만하다고 했다
나를 짓이긴 보람이 있다
카페 게시글
시, 동시방
쌀죽
안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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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08
25.12.11 11:36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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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저도, 아내도 감기 안걸렸지만 쌀죽을 끊여 먹고 싶어지네요.ㅎㅎ
하하. 짓이기는 것 잊지마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