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가 뭔가요?"
그이와 데이트 할때, 내가 물었었다.
"뭐, 그냥 컴퓨터 게임 좀 합니다."
그의 무덤덤한 대답에 나 역시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다.
하지만 결혼 생활 6년째, 그 대수롭지 않은 취미가 우리 부부 싸움의
주 원인이 될 줄이야........
좀 구체적으로 얘기 하자면 그이의 취미 생활은 컴퓨터로 게임하기와 바둑 두기, 그리고 TV 로 바둑 프로그램 시청하기다.
전부 혼자서 즐기는 것 들이다.
개인적, 객관적으로 보면 별 문제 없는 취미 생활이다.
그러나 부부 사이에는 최악의 것 들이다.
함께 즐거움을 공유 할 수없고, 하루 대 여섯 시간씩 가정 일은 나 몰라라 하고 빠져 있을땐, TV며, 컴퓨터를 폭파 시키고 싶어질 정도다.(^^:)
그럼 나의 취미는 뭐냐고 묻고 싶어 질 것이다.
결혼 전엔 등산이었지만, 결혼 후 남편의 그 취미로, 홀로 있는
시간이 많아져, 나의 취미도 바뀌어 버렸다.
코바늘 뜨기, 십자수 놓기로.....
아이들이 아직 어려서 낮에는 시간을 낼 수가 없어,
주로 밤에 작업을 한다. 처음엔 무료한 시간 남편 원망하느니,
시간이나 죽이자 하고 시작했지만 지금은 작품을 만들어 가는
재미에 푹 빠져 버렸다.
이젠 그이가 나의 취미 생활에 넌들 머리를 친다.(복수했다....)
매일 밤 혼자 잠드는 것이 너무 싫다나.....
내 취미 역시 그냥 두고 보면 별 나쁜 것이 없지만 부부 사이엔 그리 좋지 못한 것이다.
물론 우리 둘 사이의 공동 취미도 있다.
여행 하는 것이다.
아무리 바빠도 일년에 한 번은 1박2일정도로 좋다는 데는 다녀온다.
그리고 둘 다 볼링 치는 것도 좋아한다.
함께 아름다운 경치를 즐기고, 땀 흘릴 때면 그동안 서로에게 섭섭했던
감정들도 날아가 버린다.
그러나 아이들이 아직 어려서 제대로 그 즐거움을 누리지는 못하고 있다.
그런 이유로 우리 부부의 취미로 인한 전쟁은 매일매일 벌어진다.
주말엔 더욱 그 전쟁이 극을 달한다.
남편의 그 취미를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이 남편의 스트레스를 풀고,나름대로 쉬는 방법임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남이면 이해가 되고 너그러울 수있는 것도 오히려 부부이기에
참을 수 없어진다.
그래도 요즘은 가정의 평화를 위해 둘 다 한 발씩 물러 서 있다.
서로 그 부부 싸움의 사단이 되는 취미를 가급적 줄이려 하고,
하고 있을땐 어느 정도 즐기도록 내버려 둔다.
세월이 흐르면서 조금씩 상대에게 맞추어져 가는 것일 게다.
물론 그러다가도 한 번씩 챙챙~~ 붙기도 하지만....
아마 가장 좋은 방법은 서로의 취미에 관심을가지고, 아예 배워서 같이
즐기면 될 것이다.
그럴 수도 있지만 그이와 나는 부부이기 이전에 각기 다른 고유한 존재들이다.
내가 시인이라고, 상대방까지 시를 쓰게 할 수는 없는 것이니까....
그렇다. 이것이 답이네....
답은 내가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이에게만 해답을 내 놓으라고
강요 한 것 같다.
답을 알았으니 실천만 하면 될 것 같은데.......
그 답을 행동으로 옮기는 건 왠지 싶지 않을 것 같다.
오랜 세월을 두고 조금씩 조금씩 생활 속에서 해답을 실천해 나가야 할 것 같다.
계속 버티고 서서 우리들의 목을 바싹바싹 마르게 하던 여름도
뒤로 물러나고 ,모든 것이 풍성한 가을이 다가오고 있는 것처럼
나의 삶도 먼 훗날 행복한 웃음을 지으며, 추수의 기쁨을 얻을 수 있도록 해야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