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폼 안 보려고 부모님에 비번 설정 요청”
스마트폰 이용자들, ‘디지털디톡스’ 노력 다채…업체들도 캠페인 나서
경기도 부천시에 사는 대학생 한병재(24) 씨는 최근 자신의 스마트폰 사용시간 어플을 확인하고 충격을 받았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의 SNS를 포함, 하루에 무려 15시간이나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잠자는 시간을 빼고 거의 계속 스마트폰을 쥐고 산다는 것을 숫자로 확인한 한씨는 자신이 최근 들어 긴 영상이나 활자에 집중하는 시간이 줄어들고 학교 과제를 빠뜨리기도 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모두 스마트폰 남용 탓이고, 이게 소위 말하는 “디지털 중독”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진행한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스마트폰 이용자 중 23.1%는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과의존이란 과도한 스마트폰 이용으로 스마트폰에 대한 이용 조절 능력이 떨어지면서 일상에 지장을 주는 경험을 초래하는 상태이다. 결국, 네명중 한명꼴로 스마트폰을 너무 붙잡고 있어 자신의 일상에 안 좋은 영향을 받은 경험이 있다는 말이 된다.
특히, 이 조사에서는 과의존 위험군이 스마트폰을 통해 주로 이용하는 컨텐츠는 주로 숏폼 플랫폼이며, 특히 타 연령 대비 10대 청소년과 20대의 SNS, 숏폼 컨텐츠 등에 대한 낮은 조절력이 확연히 드러났다.
출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23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 조사
이처럼, 스마트폰 과의존 현상이 심화되면서 이를 탈피하려는 개인적, 사회적 시도들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한씨의 경우, 하루에 일정 시간을 정해 스마트폰·태블릿 등의 스마트 기기의 전원을 끈 뒤 자신의 일상에 집중하고 있다. 처음에는 독서·운동 등의 시간 중에 스마트폰으로 손이 가는 것을 참는 것이 쉽진 않았지만 처음 시도할 때는 최대 2시간까지 참았다가, 2주째에는 5시간까지 늘릴 수 있었다.
대학생 구은지(23·여)씨도 요즘 습관적으로 숏폼을 찾아 다니는 자신을 발견하고 ‘디지털 디톡스 작전’에 돌입했다. 스마트폰 어플을 이용해 유튜브, 인스타그램 어플을 일정 시간 동안 잠가두고 의식적으로 숏폼을 피하려고 노력 중이다. SNS 어플이 잠기면 일정 시간 해당 어플을 사용할 수 없고 그 설정을 해제하려면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하는데 구씨는 부모님에 비밀번호 설정을 부탁해 자신은 풀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구씨는 “숏폼을 보며 쓸데없는 정보를 얻는데 시간을 안 쓰니 더욱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것 같다”며 “”주변 지인들에게도 추천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런 소비자들 개인 차원의 ‘디지털디톡스’ 움직임과 별개로, 관련 업체들도 유사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달 10일 LG유플러스는 통신 요금제 플랫폼 ‘너겟’을 통해 데이터와 통신이 차단되는 ‘스톨프 폰 박스’에 스마트폰을 넣고 스스로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내는 ‘NO PHONE OASIS’ 캠페인을 진행했다. 또 SKT와 KT에서도 최근 ‘도파민 중독’을 주제로 연구를 진행하거나 청소년을 대상으로 ‘디지털디톡스’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시온 대학생기자
첫댓글 두 사례의 디톡스 실천방안들이 구체적이라 좋음. 10/21 오마이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