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하이원리조트힐콘도 가족 휴양 3박 4일
설을 쇠러 온 아들이 3월 1일부터 계속되는 연휴를 이용하여 2박3일 동안 가족 휴양을 하기 위해 강원도 정선 하이원리조트힐콘도 40평짜리를 예약해 두었으니 시간을 비워 두라고 집사람에게 이야기을 했던 모양이다.
며칠 전에 그 이야기를 나에게 하기에 내가 이렇게 말했다.
직장 근무를 하는 아들 내외에게는 휴식이 필요하지만 1년 내내 휴식을 하는 우리에게 무슨 휴식이 필요한가?
아들보고 ‘너희 식구들끼리 가서 편히 지내고 가도록 하라.’는 말을 전하게 했다. 그래도 자꾸 연락이 왔다. 생각하면 고마운 일이다. 다른 사람들이 볼 때는 아마 부러운 일일 것이다. 그래서 합류하기로 마음을 바꿨다.
연휴가 시작되면 교통이 복잡할 것 같아 우리 내외는 하루 앞날 출발하여 정선과 가까운 영월에서 숙박하고 3월 1일 날 같이 합류하기로 작정했다.
그래서, 출발하기 전에 영월 부근에서 둘러 볼 명승지와 맛 집, 숙소를 메모하여 네비게이션에 입력을 했다. 출발은 2월 28일 9시에 했다. 점심은 안동 휴게소에서 먹었다. 첫 방문 예정지인 단양 ‘고수동굴’에는 오후 2시경에 도착했다. 나는 고수동굴을 몇 차례 방문 했는데 집사람은 처음이다.
안내된 기록에 의하면 천연기념물 제256호인 이 동굴의 첫 탐사는 1973년 10월 한국동굴학회의 조사단에 의하여 실시되었는데, 그 때 동굴 입구 부근에서는 타제석기와 마제석기가 발견되었다.
지질 연대를 분석해 보니 약 4억∼5억 년 전에 생성되었다. 고 한다.
동굴 내부에는 수호신으로 모시는 사자상의 기암을 비롯하여, 종유폭포를 이루는 유석, 선녀탕이라 불리는 석회화단구의 동굴소, 7m 길이의 종유석과 석순, 석주 등의 2차 생성물이 기이하게 많다.
그 밖에도 천연교, 곡석, 석화, 동굴산호, 동굴진주, 동굴선반, 아라고나이트 등의 희귀한 동굴 퇴적물이 많다.
굴의 길이 1.4㎞를 관람하기 편리하도록 좁은 길을 철제 난간과 사다리를 설치해 두었다. 관람 하는데 1시간 정도 걸렸다.
다음으로 찾은 곳은 조선 6대 임금 단종이 세조에 의해 노산군으로 강봉된 후 유배생활을 한 청령포다.
청령포는 3년 전에 우리 부부가 정암사 적멸보궁을 갔다가 오면서 들렸던 곳이다.
청령포의 지형은 섬이 말굽처럼 휘돌아 둥근 모양을 이룬다. 서강의 물줄기가 오랜 세월 동안 산을 깎아 섬의 동쪽, 남쪽, 북쪽이 모두 절벽을 이루고 밖으로 강물이 감싸 안은 아주 특이한 지형이다. 섬 안에는 울창한 소나무 숲이 가로로 길게 조성되어 있다. 섬의 중앙부에 단종어가가 자리 잡고 있다. 3년 전에는 단종어가만 보고 돌아갔는데 오늘은 시간적 여유가 있어 관음송을 보고 노산대도 오르고 망향탑도 둘러보았다.
구경을 하고 나오니 5시가 훌쩍 넘었다. 저녁식사 장소로 검색해 둔 영월 맛 집인 ‘일미 닭강정’을 찾아갔다. 검색할 때는 불고기 식사 메뉴도 있었는데 찾아와 보니 ‘닭강정’만 파는 집으로 변해 있었다. 아마 이곳으로 이사를 오면서 다른 메뉴는 취급을 안 하게 된 모양이다. 줄을 서서 기다렸다가 우리는 포장된 닭강정 한통 샀다. 다른 닭강정집은 한산한데 이집만 유독 붐볐다.
영월 시장 안에는 닭강정 전문집과 메밀전병 전문집이 무리를 지어 영업을 하고 있었다.
검색해 온 숙소를 네비게이션에 입력해 보니 시가지에서 좀 떨어져 있었다. 그래서 시가지 중심 부근에 있는 숙소를 정했다. 아침 식사와 시장을 보기에 용이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당초 계획은 3월 1일 오전 일정에 ‘고씨동굴’을 둘러보고 오후에 정선으로 갈 생각이었다. 집사람에게 ‘고씨동굴’ 구경을 하러 가자고 했더니 굴은 어제 본 ‘고수동굴’과 대동소이 할 텐데 또 더 볼 필요가 없다고 하면서 정선으로 바로 가자고 했다. 내가 숙소 체크인은 보통 3시부터 하는데 우리가 일찍 도착하면 무료하다. 고 했더니 카페에서 커피도 마시고 시가지 구경을 하면 된다. 는 것이었다. 곧장 와서 숙소의 위치만 확인하고 시간을 보내기 위해 카페에 들렀다. 그때 아들에게서 문자가 왔다. 어제 장염이 걸려 고생을 해서 좀 늦게 도착할 런지도 모르니 체크인을 해서 먼저 숙소로 가서 머무르라고 하면서 계약 번호를 카톡으로 보내주었다.
점심은 이곳에서 4km정도 떨어진 사북으로 가서 먹고 왔다. 체크인 시간까지는 그래도 시간이 남아서 둘레 길을 걸었다. 2시 40분경에 체크인 하러 체크인 센터에 갔더니 사람들이 너무 많이 대기하고 있었다. 체크인 하는데 대기 시간이 40분 정도 걸렸다.
체크인 하는 직원이 나에게 숙소 위치를 선택하라고 하는 것이었다. 내가 전망 좋은 곳을 달라고 했더니 A동을 권하기에 좋다고 했다. 우리가 배정받은 숙소는 A동 713호였다. 시가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곳이다.
하이원힐 콘도의 규모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대규모다. 큰 아파트 단지처럼 형성된 콘도의 군락이 몇 곳이 되었다.
콘도 단지 내의 정원수는 특이하게도 큰 자작나무를 심어 조성했다. 기품이 있었다.
하이원힐콘도 내부의 인테리어도 아기자기하다. 비품도 생활에 불편이 없도록 세심하게 갖춰 두었다.
하이원힐콘도의 각 동과 마운틴 콘도 스키하우스까지는 거리가 제법 멀고 경사가 급한데 투숙객을 위해 무료로 탑승할 수 있는 곤돌라를 운행을 하고 있었다.
아쉬운 점은 기온이 높아 인공으로 만든 눈이 계속 녹아내려 슬로프가 무르고 고르지 못한 점이다.
손녀 소영이는 경사가 급한 썰매 장에서 튜브를 타고 쏜살같이 내려가도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한참을 탄 후 간이 양궁장에서 활도 쏘았다.
마운틴 탑까지 운행하는 곤돌라는 유료다. 왕복 40분 정도 소요된다. 우리는 마운틴 탑 전망대에서 음식과 다를 마셨다.
아들 내외를 보고 우리 문화와 너희들 문화와는 차이가 있으니 오후에는 우리끼리 둘레 길을 걸을 예정이다. 너희들은 뒤에 오너라. 하고 우리가 곤돌라를 타고 먼저 내려왔다. 그리고 둘레 길을 걷고 고한읍의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
저녁식사는 집에서 장만해간 반찬에 햇밥을 데워먹었다. 저녁에 내려다 본 야경이 정말 좋다.
일요일 아침 10시 경에 숙소에서 나왔다. 소영이 할머니가 소영이를 보고 다시 언제 보게 될까? 했더니 100밤 자고 보자고 했다. 손녀 데리고 같이 여행 다닐 날도 많지 않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고부터는 시간을 내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게 될 것이다.
최근에 자녀를 길러본 부모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초등학생 시절에는 자녀가 부모와 같이 여행을 다니다가도 중학생이 되면 갑자기 해외동포로 변한다는 우수개 소리가 사실로 증명된다. 는 것이다.
그 때는 부모보다도 또래 집단과 어울리기를 훨씬 선호한다는 것이다.
그 보다 앞서 콘도를 나서기 직전에 친구한테서 전화가 왔다. '아들과 며느리를 잘 둔 덕에 호강을 하고 있으니 부럽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특히 며느리가 안 좋은 내색을 하면 우리 부부가 설자리가 없을 텐데 현명한 분인가 보다. 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다들 듣고 있었기에 ‘그래’라는 한 마디로 대신했다.
소영아! 할아버지는 소영이와 희찬이 중에서 한 사람을 좀 빌려 가면 좋겠는데 어떻게 할까? 했더니 자기 아버지를 빌려 가라는 것이었다.
집에 도착하니 오후 2시 30분이었다. 이번 3월은 빠르게 지나 갈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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